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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3903 vote 0 2005.04.23 (11:13:33)

강준만과 관련한 필자의 글 두 편은.. 강준만은 이미 범개혁진영의 본부대를 떠나 따로 살림을 차린 유군(遊軍) 장수이므로.. 잠재적인 제휴의 대상일 뿐, 경쟁의 대상은 아니라는 거다.

그러나 이런 메시지가 독자들에게 잘 전달되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몇 마디 덧붙인다면
앞의 글에서 말한 바..

● 유시민은 선동을 일삼는 마키아벨리스트다.
● 그런데 유시민은 너무 순수하다.
● 너무 순수하므로 유시민의 마키아벨리즘은 성공하지 못한다.
● 순수한 그대여! 깨끗하게 정치 그만두고 나하고 낚시나 다니는게 어때?
● 써놓고 보니 강준만 내 이야기네.(에구 쪽팔려^^;)

이러한 강준만 글의 요지가 겉으로는 유시민을 비판하는 척 하지만, 실제로는 강준만의 자아비판이며, 유시민은 제발 나 강준만의 실패한 길을 답습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대단히 건전한 충고가 되겠다.

그래서 요걸 강준만버전으로 바꾸면

● 강준만은 선동을 일삼는 마키아벨리스트다.
● 그런데 강준만은 너무 순수하다.
● 너무 순수하므로 강준만의 마키아벨리즘은 성공하지 못했다.
● 순수한 나 강준만! 깨끗하게 정치에는 관심끊고 낚시나 해야되겠다.
● 유시민 제발 나의 실패한 길을 답습하지 말아주게.(에구 쪽팔려^^;)

요런 내용이라는 거다.
실제로 그렇다.

강준만은 순진한 마키아벨리스트다.
그는 선동(?)을 일삼았다.

학자의 양심을 팔아(?)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탈(?)을 저질렀다.
물론 우리 기준으로 보면 전혀 일탈이 아니지만..

강준만 주변을 둘러싼 강단학계 입장으로 보면.. 10프로의 양식있는 사람은 민노당을 지지하고, 90프로의 썩은 것들은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강단학계에서 강준만의 김대중 지지는 이단아의 행동이었으며.

그 때문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선 직후 그는 학자적인 양심의 가책(?) 혹은 사방의 공격을 받게 된 것이다.

까놓고 이야기 해서.. 학계의 인간들 중 제대로 된 인간 몇이나 있나? 거의 대부분 민노당 아니면 한나라당이다. 우리당은? 없다. 그냥 없는 정도가 아니고 씨가 말랐다. 강준만의 행보는 대단히 특이한 이단아의 행보였던 것이다.

말하자면 강준만은 학계의 돌연변이다. 그 때문에 사방팔방에서 공격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DJ가 당선되자 마자.. DJ를 맹비판했다. DJ의 잘못한 부분이 행여나 자신에게 책임추궁 될까바 제 발이 저려서 말이다.

왜 강준만은 DJ를 맹비판 했을까?(요기에 답이 있다.)

그는 쫓기는 사람처럼 노무현을 발굴했다. 그의 노무현에 대한 집중은.. DJ를 대통령 만든 것이 무슨 큰 죄나 되는 것처럼.. 잘못한 것도 없는 DJ가.. 큰 잘못을 저질렀고 그 잘못이 다 강준만 때문에 일어난 잘못인것처럼..

그는 지나치게 오바하여 김대중 전대통령을 비판했고(실은 DJ를 돕기 위한 우회적인 맞불놓기.) 그 비판의 강도만큼 노무현을 지지했다. 그리고 노무현이 당선되자 마자 태도를 바꾸어 불에 덴 듯이 노무현을 비판했다.

강준만의 코스.

● 당선 전 홀로 고독하게 DJ를 외쳤다. 당선 직후 갑자기 DJ를 맹비판했다.
● 당선 전 홀로 고독하게 노무현을 외쳤다. 당선 직후 노무현을 맹비판했다.

그는 똑같은 짓을 반복한 것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강준만의 노무현 비판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

문제는 그가 아무도 꾸짖지 않았는데도.. DJ 대통령 만들기가 마치 큰 죄나 되는 것처럼.. 위악적인 비판, 마음에도 없는 비판을 가하고.. 노무현으로 도망갔는데.. 노무현이 당선되자마자.. 똑같이 기다렸다는 듯이 노무현을 비판하고.. 이제는 어디로 도망가나?

이제는 정말 도망갈 데가 없는 것이다.
나는 그 심리를 안다.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 일등공신하고
당선되자 마자 민노당으로 튄 금천온라인류 논객들의 심리를 왜 모르겠는가?

류철원씨는 명문 ‘충장로의 그대에게’ 그거 쓸 때부터
노무현을 찌를 생각을 가졌던 것이다.

류철원씨는 강준만과 똑같은 짓을 하는데.. 필자가 당선직후 오프모임에서 ‘최후의 만찬’을 선언한 것은 그걸 눈치챘기 때문임은 물론이다.(류철원 뿐 아니라 매우 많은 논객들이 그랬다. 특히 시간강사들은 백프로에 가깝다.)

문제는 DJ에서 노무현으로 도망간 강준만이
노무현에서 유시민으로 도망갈 수는 없게 되어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는 화가 난 것이다.
강준만의 본심..

“유시민, 나 너 좋아한다. 니가 나보다 나이만 조금 더 많고, 행동만 조금 의젓하면.. 내가 너를 밀어서 대통령 만들건데, 아 뭔가 쿵짝이 안맞잖냐. 안그래?”

이거다.
그래서 나는 강준만을 수줍음 타는 순진한 학자로 표현하는 것이다.

강준만은 도나 닦아서 그 수줍음 극복하기 바란다.

결론적으로 DJ 당선직후 있었던 강준만의 DJ에 대한 과도한 비판과, 노무현 당선 직후 있었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과도한 비판.. 같은 심리다. 유시민에 대한 태도도 마찬가지.. 척 하면 착이지 그걸 모르겠나.

그러니 강준만이 귀여울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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