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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3637 vote 0 2005.04.21 (16:50:44)

최근 우리당과 관련하여 포털의 대문을 장식하는 뉴스들.. 곤혹스럽다. 자민련에 이명수인지, 민정당에 정동윤인지, 삼성에 홍석현인지, 대전에 염홍철인지.. 유전에 이광재인지.. 거기다가 국참연의 난리부르스까지 에구..

(정동윤 홈페이지 들어가보고 느끼해서 죽을 뻔 했음.. 어떻게 이리도 딴나라 스럽게 생긴 사람이 우리당 후보로 나올 수 있단 말인가?)

한신이 동네 깡패들의 가랑이를 기었으니... 우리도 눈 질끈 감고 아닌 것들의 가랑이 밑을 기어야 하는 그런 상황인가?

천만에! 내가 누구인가? 노무현 대통령 당선 직후 노건평은 정원수로 임명하여 청와대 경내에 가둬두고, 노건호는 청와대에서 잔심부름이나 하게 하라고 말했던 사람이다.(그런 의미에서 마음을 다잡고..)

(동네 불량배의 가랑이 밑을 기었던 한신.. 그는 평생 2인자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괴철과 광무군 이좌거를 거느리는 등 꿈을 가져보지 않은 것은 아니나 결정적일 때 2프로가 부족했던 것이다.)

우리는 언제라도 최선을 구한다.. 어물쩡 타협은 없다.(현실 정치에 뛰어든 우리당이 차선을 구한다 해서 우리 개혁네티즌 세력까지 차선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다만 남의 당 내부의 일에 개입함에 있어서.. 어떤 방식으로 개입할 것인가? 효과적인 전략을 찾아야 한다.(우리에게 권한이라도 있다면 이명수 너 나가, 염홍철 너 나가, 홍석현 너 나가, 꼴보기 싫어. 다 나가.. 이렇게 말할 수 있겠지만 우리에게는 권한이 없다.)

원래 정당이란 것이 오겠다는 사람을 막을 방법은 없다. 추미애라도 오겠다면 오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당권경쟁을 통하여 아닌 것들과 차별화 하고 힘 닿는대로 솎아내는 수 밖에 없다.

예컨대 영천에 출마한 정동윤은 밀어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솔직히.. 필자가 모범답안을 내놓을 재주는 없다. 하여간.. 잘 모를 때는 일단 노무현 대통령께 물어봐야 한다.

당정분리 이후 외교에나 신경쓰고 내치에는 관심을 끊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늘 하는 말이지만 정치는 무한책임이다. 결국엔 모든 책임이 대통령 한 사람에게 돌아간다.

일본문제도 그렇고, 미국문제도 그렇고.. 이번의 특검발언도 그렇지만 대통령은 필요한 때 꼭 한마디씩 해주었다.

가이드라인을 정해주었던 것이다.

무엇인가? DJ는 과거 평화민주당에서 제일 왼쪽에 있었다. DJ가 좌파여서? 아니다. DJ가 대단한 진보주의자여서? 아니다. 필연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다. 왜?

DJ는 설계사다. 그는 북진통일에 맞서 평화통일이라는 거대한 설계를 한 것이다. 30년 앞을 내다보고 설계를 하다보면 자연히 그렇게 된다. 설계자의 관점에서 보면 DJ 아니라 누구라도 그렇게 된다.

아무도 그 지점에 서서 바라보지 않았던 것이다.
오직 DJ 한 사람이 망루에 올라 거기까지 바라봤던 것이다.

노무현 역시 과거 새천년민주당에서 가장 왼쪽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좌파여서? 아니다. 필요한 때 가이드라인을 정해주는 역할을 맡다보면 그렇게 된다. 노무현 아니라 누구라도 그 위치에 서면 그렇게 된다.

노무현은 단지 그 포지션을 맡았을 뿐이다. 왜? 남이 안하니까. 어쩔 수 없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다. 비판할 일이 있는데 아무도 나서지 않으면 나라도 비판할 수 밖에. 그런거 있다.

대중이 큰 길을 가는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 군중을 통제할 것인가? 일일이 이래라 저래라 명령할 수는 없다. 명령한다 해서 군중이 말을 들어주지도 않는다. 한걸음 앞서 나가며 걸림돌을 치워주어야 했다.

리더의 역할은.. 집단이 가는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보안법 철폐 당론의 형태로 방향을 잡아주었다. 최근 친미파에 대한 경고, 고이즈미 비판, 이광재 특검도 마찬가지다.

방향을 잡아주려면 중간에 있어서 안된다. 중간에 서면 군중이 가는 방향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왼쪽에 섰던 것이다. 그는 급진주의자가 아니라 군중을 끌고가는 사람, 군중과 함께 가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유시민도 마찬가지. 중간에 서면 군중 속에 파묻혀서 길이 보이지 않는다. 전위에 서야 방향이 보인다. 비로소 가이드라인을 정할 수 있다.

지난번 보안법 발언, 최근의 친미파 경고, 대일 외교전 발언, 이광재 특검 발언.. 다 마찬가지. 맥을 짚어준 것이다. 특히 이광재 발언은 국참연들의 뻘짓을 보고.. 보다못해 넌지시 눈치를 준 것으로 본다.

우리가 여기서 토론하는 것도 그렇다. 대중이 큰 길을 가는 것이다. 벼라별 인간이 다 모여있다. 명령하고 지시하는 국참연식으로 통제할 수 없다. 한걸음 먼저 가서 좌표를 잡아주는 깃발의 역할, 가이드의 역할이 필요하다.

군중에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
현실문제에 너무 깊숙이 개입해서 안된다는 말이다.
현실은 약간 모르는 것이 오히려 약이 될 수도.

정치인들은 어차피 포기해야 한다.
그 인간들은 그렇게 살라하고 우리는 우리대로 가는 길이 있다.

요는 우리가 어느 방향으로 가느냐가 중요한 것.. 필자의 의견은 민노당과 우리당 사이에서 관망하고 있는 20대 젊은 표를 잡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 그쪽을 강조하는 것이 우리에게 맡겨진 역할이다.

참여정치인지, 생활정치인지, 풀뿌리정치인지.. 말릴 일은 아니다만 정치인들이 할 나름이지 네티즌들이 오지랖 넓게 나설 일은 아니다.

국참연짓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 배를 갈라서 황금 빼먹기다. 그들은 결국 빼먹고 말 것이다. 우리는 그들을 막는데 실패할 것이다. 그렇다면 밖에서 또다른 거위를 찾아내는 수 밖에..

젠장 이런 식이다.
누구는 저 거친 광야에서 열심히 황무지를 일구고.. 누구는 뒤따라 다니며 야금야금 빼먹고.

단군할애비 시절부터 계속되어 온 일.

DJ와 노무현은 본래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다. 다만 서로 필요한 사이였다. 누가 누구를 필요로 하는가가 중요하다. 지금은 깨닫지 못하지만 곧 알게 될 것.. 우리당은 진보성향 + 민족주의 성향의 20대 젊은 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40, 50대 강남표는 무슨 짓을 해도 오지 않는다. 다음 싸움은 강남 대 비강남의 구도로 갈 것. 우리는 그 지점에 미리 가서 진지를 파놓고 적을 기다려야 할 것.

진보냐 보수냐 혹은 좌파냐 우파냐 이런 데 집착하는 사람은 머리가 좀 나쁜 사람이다. 요는 군중을 통제할 수 있느냐다. 과거에는 독재자가 언론을 장악하고 방송으로 나발을 불어서 군중을 통제했지만 이젠 그럴 수 없다.

이념적 동질성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코드를 맞추어서 군중들에게 우리가 가는 방향을 알려주기 위해서 개혁의 이념이 필요한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말씀을 이해하기.. 반미냐 친미냐, 친일이냐 반일이냐 이 수준으로 알아들으면 어리석은 거다. 30년 앞을 내다보고 설계도를 그리려는 거다.

노무현 방식에서 답을 찾으라

결론적으로.. 어차피 답 안나오는 현안에 대한 개입은 최소화 하는 대신, 미래로 나아가는 방향과 관련된 문제는 독하게 덤벼야 한다는 결론. 그것이 바로 노무현 방식. 손은 빼고 방향만 일러주기.

영천에서 되든 안되든 해보겠다는데 말릴 이유는 없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우리당이 스스로의 힘으로 할 나름이다.

냉정함을 유지할 밖에.
아이가 제 힘으로 일어설 때 까지 지켜보는 엄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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