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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3458 vote 0 2005.01.13 (22:05:47)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의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필요한건 흥행이다. 전당대회의 흥행을 위해서는 솜씨 좋은 사회자가 있어야 한다. 명계남님이라면 적어도 사회를 보는 솜씨 하나는 인정할 수 있다.
 
- 이 글은 노하우21에 쓴 공희준님의 글에 대한 반론 성격입니다. 노하우21과의 서먹한 관계를 털어 버리기를 희망하면서 또 공희준님께 인사를 전할겸 씁니다. -
 
옛날부터 공희준님은 매사에 비관적이었다. 나는 대체로 낙관적인 편이었다. 공희준님의 글도 시의적절한 글이라고는 생각하나 언제나 그렇듯이 동전에는 양면이 있는 법, 어두운 쪽만 보고 있는 듯 하여 반론을 하고자 한다.
 
공희준님의 글은 개혁세력의 저변의 넓음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어 있다. 나는 보이지 않는 저 밑바닥의 더 많은 것들을 보고자 한다. 가라앉아 있는 그것은 누군가가 바깥에서 툭툭 쳐주어야지만 드러난다.
 
키질의 원리와 같다. 진짜는 가라앉아 있다. 무겁기 때문이다. 우리의 진짜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진정한 개혁세력의 핵심역량은 따로 있다. 노사모도 아니고 참정연도 아니고 국참연도 아니다.
 
진짜를 드러내려면? 더 큰 싸움을 붙여야한다. 아직은 짬밥이 달린다 하여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는 전대협세력도 드러나게 해야하고, 양반인 척 폼만 잡고 튕기기만 하는 시민단체 세력도 끌어내야 하고, 민노당이나 기웃거리고 있는 문화계 세력도 끌어내야 한다.
 
“거 참. 체면은 그만 차리고 이제 그만 무대 앞으로 나오쇼. 한바탕 놀아봅세.”
 
이런 부추김이 필요하다. 아직은 서로 눈치나 보고 있다. 학계, 재계, 관계, 언론계, 문화계의 제 세력이 마침내 참지 못하고..
 
“보쇼. 명계남씨! 박원순도 가만있고 손석춘도 가만있고 강만길도 가만있는데 투쟁경력도 많지 않은 당신이.. 무엄하다. 에헴.”
 
~하고 헛기침 하며 튀어 나오게 해야한다. 명계남님은 숨은 그들을 끌어내는 사회자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내고 있다.
 
노사모, 참정연, 국참연, 386, 친노직계.. 이것이 다 무엇인가? 속지 말아야 한다. 이따위는 헛된 이름들에 불과하다. 조선일보가 붙여놓은 허울좋음 이름들이다. 도무지 누가 386이고, 누가 친노직계고, 누가 참정연이고, 누가 국참연이고, 또 노사모란 말인가?
 
그런거 없다. 실체는? 무(無)다. 공(空)이다. 허상에 속지 말라. 제발로 조선일보의 프레임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우를 범하지 말라.
 
진짜는 황금처럼 바닥에 가라앉아 있다. 진국은 따로 있다. 가벼운 기름은 위에 뜬다. 위에 뜬 기름만 보고 판단하면 오판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떻게 그 밑바닥에 고여 있는 개혁세력의 진짜를, 핵심역량을 100프로 끌어낼 것인가이다.
 
명계남님이 필요하다.
 
나는 명짱이 사회자로 나선 것이지 당의장으로 나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뭐 당의장에 출마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은 된다.
출마하면 어때?
 
그 무대에 열기를 불어넣기 위해서 사회자가 재담을 한들 어떻고 큰소리를 친들 또 어떠리?
 
중요한 것은 흥행을 시키는 일이다.
 
내가 유시민을 재촉하는 뜻은 다른 거 없다.
흥행을 위해서는, 네티즌 세력의 열기를 끓어올리기 위해서는 유시민도 총대를 매고 나서야 한다. 강금실도 그만 예쁜 척 하고 나와야 한다. 박주현님은 또 어디 숨었나? 전국구 예비 김희숙님도 나오세여.
 
다 나와야 한다.
나올 사람은 다 나와야 한다.
자리에 앉아서 에헴 하고 눈치나 보고 있는 사람이 도리어 비판받아야 한다.
 
다들 나서서 명짱이 건네주는 마이크를 건네받아서 한곡씩 뽑도록 하라!
 
우리는 강팀이다.
강팀에는 강팀의 방법이 있다.
강팀이 약팀 흉내내어 전전긍긍하면 진다.
 
아래는 공희준님이 노하우21에 쓴 글입니다.

명계남씨와 노하우21의 선배 님들께
명계남씨의 열린우리당 당의장 출마가 기정사실화되어가는 형국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민주공화국에서는 법적인 요건이나 절차상의 자격만 구비되면 모든 국민이 원하는 형태와 방향으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 명씨가 여당 당의장이 아닌 한나라당 대표경선에 출마한다 해도 법리적으로나 형식적으로 만류하기는 불가능한 노릇이다.
 
내가 열린우리당을 지지하는 웹사이트의 고정필자로 활약할 당시 가장 두려워하던 바는 대통령에 대한 막무가내식 옹호도 여당을 향한 맹목적 추종도 아니었다. 그곳에서 공공연하게 표방한 당파성이 선거에서 국민의 검증과 심판을 거친 정당이 아니라 사조직과 진배없는 정당 내부의 특정정파와의 야합과 유착으로 변질되는 사태였다. 나는 이와 관련해 주변의 지인들에게 끊임없이 우려를 표시했었다. 정당과 동고동락할지언정 개별분파와 이해관계를 일치시켜서는 안된다고 호루라기를 불었다.
 
명계남씨는 문성근씨와 유시민 의원과 더불어 노빠코드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동안 나는 비교적 명씨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왔다. 그와 특별한 친분은 없고 이야기 한번 제대로 나누어본 적이 없지만 나는 명씨가 정치적 야심이나 개인적 욕망이 투철한 사람이라고는 여기지 않는다. 이권을 농단하고 재물을 착복한 역대정권의 창업공신들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확신한다. 실수는 할망정 악행을 저지르는 스타일은 아니라고 짐작된다.
 
그럼에도 오늘은 내가 명계남씨에게 모진 소리를 해야겠다. 확인된 사실은 아니지만 듣자 하니 명계남씨와 나는 동향출신이다. 아마 명계남씨 고향도 나와 같은 충청도 공주일 게다. 지연이란 나쁘게 마음먹으면 무리지어 부정과 비리를 일삼는 연결고리도 악용되기도 하지만, 잘만 선용하면 비판에 해코지할 악의가 없음을 증명하는 알리바이로 기능할 수 있을 터.
 
독설 섞인 인물비평을 해보련다. 명계남씨에게는 문성근의 신중함이나 유시민의 영악함이 없다. 그는 대단히 직선적이고 격정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보인다. 사리사욕을 취하지는 않으나 오도된 상황판단으로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다가 자멸할 위험성이 있다. 체질적으로 문화예술에 종사하는 이들은 고집이 세면서도 귀가 얇은 이중적 속성을 지니고 있다. 즉, 이용당하기에 제격이라는 것이다.
 
명계남씨가 당권에 도전한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나는 서프라이즈에서 '노하우21'로 분화해나가는 과정을 주도했던 일군의 사람들이 떠올랐다. 그들은 거의가 나보다 연륜도 높고 사회경험도 풍부하다. 서프를 지배하는 단순무식한 선동적 분위기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나는 의아스러웠다. 나름대로 머리도 돌아가고 사려도 깊은 이들이 왜 명계남씨에게 허심탄회한 충고와 조언을 하지 않을까 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을 했다. 기조는 '민생올인'이고 주내용은 '일자리 제일주의'다. 진작부터 예상된 바다. 분명히 개혁후퇴 선언임에도 대놓고 문제제기를 못하겠다. 그만큼 서민경제가 열악해서다. 개혁포기든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든 무너진 서민층의 지지기반을 회복하지 못하면 참여정부는 끝장이다.
 
나는 내 자신이 열린우리당에 대한 기대와 애정을 완전히 접은 줄 알았다. 그게 아니었나 보다. 두뇌회전이 빠른 유시민 계열은 당권에 대한 야욕을 잠시 유보하는 양상이다. 승산도 희박할뿐더러 설령 당권을 장악했다가 책임지지 못할 일이 벌어지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권 잡으라고 좀 부추길 걸 그랬나?
 
반면 명계남씨만이 홀로 우직하게 '돌격 앞으로!"를 외치고 있다. 내가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진실로 어서 망하기를 바라는 놈이었다면 이 시점에서는 그냥 입 다물고 가만있는 것이 상책이었을 게다. 노무현 대통령에 명계남 당의장으로 짜여진 정부여당의 진용을 상상해보시라. 말아먹기 딱 좋은 구조다.
 
그렇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미련이 되살아났다. 미련보다는 차리리 옛정이라고 표현하는 게 적합할 성싶다. 나는 참여정부가 비록 성공한 정권은 되지 못해도 최소한 실패한 정권은 되지 말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노무현에게 해가 되는 일이라면 한반도에 쓰나미가 몰아닥쳐도 환성을 지를 비뚤어진 반노들과 본원로가 갈라지는 결절점이다.
 
지나가는 행인 붙잡고 물어보시라. 집권여당이 노빠당이 되는 찰나, 가뜩이나 좁아진 참여정부의 지지층은 또다시 반토막날 확률이 다분하다. 반이라면 후하게 쳐주는 셈이다. 기존 지지율의 3할만 보전해도 다행이겠다.
 
노빠일색으로 이루어진 여당은 국민들에게 엄청난 환멸감과 혐오감을 불러올 게 뻔하다. 당의장 명계남, 원내대표 정청래, 대변인 미키루크. 무슨 애들 소꿉장난도 아니고 지금 뭐하는 수작들인가. 민산과 연청과 노사모의 차이점은 주요한 통신수단으로 각각 팩시밀리, 무선호출기, 핸드폰을 사용한 점뿐이라는 양식 있는 시민사회의 비아냥을 외면해선 곤란하다.
 
나는 평당원들과 기간당원들의 의사가 민주적으로 반영되는 정당시스템을 환영한다. 이것이 정상적인 정당정치에 어울리는 모양새이리라. 그러나 만약 당원들의 당심과 국민들의 민심이 철저하게 괴리되어 있다면 어찌할 작정이신가. 세상인심과 거꾸로 질주했을지언정 당에 대한 충성심과 열성에서 후단협 성향의 민주당 고참당원들도 열우당 기간당원들 못지 않았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거액은 아니더라도 꼬박꼬박 당비 납부하며 정당활동에 극성스럽게 참가하는 사람들을 대한민국의 평범하고 평균적인 국민이라고 간주할 수 있겠나.
 
소련 공산당이나 북한 노동당도 창당 초기에는 나름대로 당원들의 참여와 활동이 엄청 활발한 정당이었다. 당원들의 참여가 저조하고 정당민주화가 미약해 인민과는 상관없는, 노멘클라투라만을 위한 특권귀족당으로 퇴화한 게 아니다. 꼴통 부시를 대통령 후보로 밀어올린 주역도 결국은 미국 공화당의 진성당원들이었다. 아시아의 사고뭉치이자 골칫거리인 고이즈미도 평당원들의 전폭적인 성원과 호응에 힘입어 자민당 당권을 쥐었다.
 
진성당원제도가 개혁의 보증수표나 진보의 만능열쇠는 아닌 것이다. 당원들과 국민들 사이에 가로놓인 간극의 넓이와 비례해 정당의 수명과 건강성은 손상받기 마련이다. 당 지도부의 정체성이 아닌 일반당원들의 주류적 정서와 견해가 국민들의 그것과 더욱더 멀어져버린 불가사의한 기현상이 2005년 초입의 여당에서 전개되고 있다.
 
청와대 구중궁궐에 갇혀 있는 대통령과는 대조적으로 아직 명계남씨는 시중여론이나 바닥민심과 수시로 접촉할 수 있는 '사제인간'이다. 명계남씨는 매일 미키루크니 정청래니 하는 인간들 상대하면서 노짱의 진심을 몰라주는 국민들을 탓해서는 안된다. 친노노선의 인터넷 사이트에 댓글이나 달면서 노닥거려서도 안된다.
 
나는 여전히 명계남씨에 대한 신뢰와 애착을 거두지 않고 있다. 명계남씨의 왜곡된 현실인식과 빗나간 정세분석은 그에게 빌붙어 출세하려는 몇몇 위장노빠들이 농간을 부린 결과로 해석하고 싶다. 대선도 총선도 막을 내린 이제 정치지향적인 위장노빠들에게 열린우리당 전당대회는 마지막 대목장사인 까닭이다. 개혁마케팅도 좋고 공천비즈니스도 이해하겠다. 하지만 제발 '당권장사'는 하지 마시기를 당부드린다.
 
노하우21에 있는 지인들께 간절히 호소하겠다. 명계남씨가 하루라도 빨리 정치에서 손을 떼고 본업으로 돌아가도록 설득하고 종용하시라. 도와주고 믿어주고 편들어주는 숫자가 적어서 노무현 정권이 몰락한 게 아니다. 사랑은 하되 잘못 사랑했거나, 사랑을 빙자해 제 잇속을 챙긴 정상배들과 간상배들이 득세한 덕택에 망가진 것이다.
 
유시민 일파가 장을 세웠다고 명계남마저 덩달아 좌판을 펼쳐놓을 요량인가. 여러분들이 진정으로 노짱을 존경하고 명짱을 아낀다면 계급장 떼고 물어뜯는 한이 있더라도 명계남씨의 당권쟁취 시도를 말려야 옳다. 열린우리당이 당권세일로 폭리를 취하려는 모리배들에게 접수되는 날, 바로 그날은 노무현 정권이 제손으로 흙더미 덮고 영원히 잠드는 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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