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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127 vote 0 2025.06.19 (17:59:53)


    정치의 답은 결국 외교다. 이명박 삽질 열 번보다 박근혜 삽질 한 번이 더 해악이 크다. 이명박은 전봇대 몇 개 뽑다가 나라를 거진 다 태워먹었지만 박근혜는 사드배치와 개성공단 철수로 한국의 숨통을 완전히 끊었다. 이명박 삽질은 원상복구 되었지만 박근혜가 망친 것은 현재진행형이다.


    답은 외부에서 온다. 한국의 국격을 올려놓은 사람은 김대중이다. 김대중, 만델라, 룰라는 근대 3대 위인이다. 김대중과 만델라는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룰라도 세계적인 존경을 받고 있다. 룰라는 초등학교 중퇴에 손가락 잘린 소년공 출신으로 위인전 작가들이 좋아하는 스토리텔링이 있다.


    노무현은 김대중 덕을 봤고, 문재인도 마찬가지다. 보수만 집권하면 나라가 망가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봉준호 아카데미상과 한강 노벨문학상이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뭐든 좋은 것은 외부에서 오는 법이며 우리는 확률을 믿고 흐름을 읽고 대비해야 한다. 정치판에 제갈량의 묘수는 없다.


    무슨 신통방통한 묘수로 성공한 정치인은 없고 모든 성공한 정치인은 문을 열었는데 운 좋게 호박이 굴러오거나 아니면 상대방의 삽질을 적절히 응징해서 성공했다. 이준석 꾀주머니 타령은 애들 장난에 불과하다. 중요한건 인간은 반드시 삽질하므로 때를 기다리면 찬스가 온다는 것이다.


    찬스가 오는 이유는 팀플레이 때문이다. 정치는 개인이 원맨쇼 하는게 아니라 팀이 하는 것이며 팀에는 약한 고리가 있다. 정치인이 삽질하지 않으려고 해도 주변에서 들쑤시는 데는 버틸 재주가 없다. 훌륭한 정치인은 좋은 사업을 계속 벌여서 측근이 삽질할 기회를 안 주는 차이가 있다. 


    일본은 러시아를 견제하려던 영국과 태평양 항로가 필요했던 미국의 도움으로 지갑을 주웠다. 문을 열었는데 강도가 칼을 들고 오는 수도 있다. 에티오피아와 필리핀, 인도는 문을 열었더니 강도가 와서 털어갔다. 왜 인도, 필리핀, 에티오피아는 개방해서 망하고 일본은 개항해서 흥했나?


    한국은 지정학적 위치가 좋아서 확률적으로 지갑이 들어오게 되어 있다. 한국은 진보하면 흥하고 보수하면 망하는 나라다. 덩치 큰 러시아, 중국은 열강이 털어가므로 보수해야 살고 북유럽 작은 나라는 진보해야 산다. 한국은 털어먹을게 없고 거쳐가는 징검다리다. 한국은 진보해야 산다.


    이재명 외교는 성공적이다. 트럼프는 쪽팔려서 도주했다. 문재인은 얼굴이 잘생겼지만, 친화력이 부족했고 이재명은 친화력이 있다. 스몰토크가 된다. 왕따 윤석열과 다르다. 룰라와 이재명의 케미는 환상 그 자체다. 초등 중퇴 룰라는 소년공으로 손가락 잘리고 이재명은 팔이 틀어졌다.


    이재명이 팔을 다치지 않았으면 그냥 공장장 되어서 이찍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운명은 그를 부려먹을 작정이었다. 팔을 다치니 팔뼈가 둘인데 하나가 웃자라서 팔이 틀어져 고통받았다. 팔의 통증 때문에 공장 일을 못 해서 공부를 하였는데 당시 대학교는 꿈도 꾸지 않았다.


    전두환이 이상한 짓을 해서 그해 딱 한 해 장학금 폭탄이 떨어졌다. 변호사 문호도 넓어져서 쉽게 되었다고. 운명이다. 구조론으로 말하면 강제성의 원리다. 운명이 그를 멱살 잡고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이다. 변호사 되어도 보통은 처갓집이 부자면 열등감에 균형을 맞추려고 하는 법이다.


    돈을 벌어서 혹은 판검사로 위세부려서 처갓집과 균형을 맞추는 게 보통인데 이재명은 위세를 안 부리고, 돈도 안 벌고. 처갓집이 부자인데 밥이야 굶겠나? 가난하게 살면서도 돈을 탐내지 않았다. 연수원 시절 노무현 만나 인권 변호사가 된 거. 또 타이밍 맞게 윤석열이 쿠데타를 해주네.


    이것이야말로 다르마다. 운명이 멱살잡고 끌고가면 따라가야 한다. 단, 운명이 다가오기 좋은 위치에 가 있었던 것은 이재명의 결정이다. 확률이 높은 곳에서 얼쩡대면 기회는 온다. 역사는 변방에서 중심을 치는 것이다. 이재명은 변방하고도 소년공이다. 지역뿐 아니라 계급도 변방이다.


    변방에서 난 사람이 아니면 자기 팀을 못 만든다. 박근혜 윤석열은 자기사람이 없다. 김용현 같은 머저리는 사람도 아니고. 한동훈은 자기 식구가 아니고. 윤석열이나 한동훈이나 국회의원 두어 번만 했다면 그런 등신짓은 안 했을 것이다. 변방이 자기팀을 만들 수 있는 안전한 자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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