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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3164 vote 0 2004.11.24 (16:51:25)

한겨레 토론마당에 재미있는 기사가 떳네요. 박사학위를 받고 20년을 연구했다는 부동산 학자와 15년간 경력을 쌓았다는 부동산 전문가가 거금 1억원을 걸고 내기를 한댑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는 클릭을 부탁.
 
요는 땅값이란 것이 과연 실체가 있느냐는 건데, 필자가 보기에는 바보 같은 토론입니다. 뭐 간단합니다. 땅값이 오르지 않으면 요지에 고층빌딩을 지을 수 없습니다. 매우 중요한 요충지인데 어떤 할아버지가 죽어도 자기 땅을 못팔겠다고 버틸 경우 거기에 건물을 지을 방법이 없습니다.
 
땅값을 올리는 방법으로 할아버지에게 충분한 보상을 할 수 있고 그 보상한 액수 만큼 건물의 층수를 올리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정교한 매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세상에는 막연한 명분이나 구호만 가지고 안되는 일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20년간 부동산 연구했다는 그 박사가 바보로 생각됩니다. 판이 돌아가는 매커니즘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일에는 반드시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앞의 일이 해결되지 않으면 뒤의 일이 연쇄적으로 막혀서 다 안된다는 구조를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순환이냐 악순환이냐 이거지요.
 
노하우21의 난맥상도 비슷하다고 봅니다. 인터넷에 대한 무지가 원인입니다. 부동산학을 20년 해도 땅값의 원리를 모르는 한심한 박사가 있듯이 인터넷을 백날해도 인터넷을 모르는 분이 많습니다.
 
노하우21의 잘못은 외연확대를 위한 전략에서 첫 단추를 잘못 꿴 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초기 세팅에 오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 노하우21에 써봤자 역효과만 날테지요. 안타깝기만 하고.
 
모든 성공한 것에는 우연이든 필연이든 반드시 이유가 있어요. 저는 모든 성공사례를 분석하고 또 그에 따른 성공모델을 구축합니다. 최근 소리에브리바디닷컴의 대박이라든가 이런 걸 예사로 보지 않고 머리에 입력해 두었다가 나중 써먹는 식이죠. 이거 중요합니다.
 
노하우21을 성공시키려면 어떡해야 합니까? 외연을 확대해야 겠지요. 비유하면 포털전략을 지향하는 겁니다. 근데 이거 알아야 합니다. 원래 포털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무슨 소리냐. 예컨대 이런 겁니다.
 
아주 오래된 이야긴데 언젠가 한 친구가 제게 이런 야그를 했어요. “야후라고 들어봤니? 개네들이 디렉토리를 잘 정리해놓고 있더라구.”
 
그때만 해도 야후는 '디렉토리를 잘 정리해 놓고 있는 애들'에 지나지 않았어요. 그리고 또 세월이 한참 흘렀지요. 야후가 대박이니 어쩌니, 손정의가 벌었니 어쩌니 하며 수군대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무엇인가? 야후는 처음부터 포털이 아니라 처음에는 그냥 디렉토리를 잘 정리해 놓은 애들에 지나지 않았다 이겁니다. 여기에 밑줄 쫙이에요. “당신들 디렉토리나 정리해놓고 떠드는 거니?” 전 이 말을 해주고 싶은 거에요.
 
머시기냐? 저희는 그때 주로 PC통신을 연구했습니다. 네티즌의 동선을 연구했는데 대략 이렇습니다.
 
1) 이메일
2) T(top 인터넷은 검색사이트)
3) my(개인정보, 인터넷은 블로그나 미니홈피)
4) 뉴스(연합뉴스나 오마이뉴스, 서프라이즈)
5) 동호회(프리챌, 다모임, 아이러브스쿨)
6) 유머(디시인사이드나 웃긴대학)
7) IP(CP라고도..정보제공업, 인터넷에서는 쇼핑몰)
 
대략 이런 순서입니다.
 
뭣이냐? 인터넷에선 이메일이 우선이라는 거죠. 이메일 업체가 ‘다음’입니다. 대박났지요. 그 다음은 검색입니다. 네이버나 야후지요. 그 다음에 오는 my라는 건 인터넷에 대면 블로그나 홈피와 같은 개인영역입니다.
 
뉴스사이트와 동호회(다음 카페, 아이러브스쿨, 다모임 등) 유머사이트와 쇼핑몰은 그 다음에 오는 겁니다. 이것이 네티즌의 동선입니다. 실제로 대개 이 순서대로 대박이 납니다.
 
무엇이냐? 제가 연구하고 있는 구조론으로 말씀드리면 세상 무슨 일이든 우선순위가 정해져 있는데 그 순서를 따라가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겁니다. 즉 처음부터 포털을 지향하면 딱 코리아닷컴 꼴난다 이거지요.
 
천리안, 하이텔, 신비로, 넷츠고 등등 많습니다. 근데 인터넷에선 다 죽었지요. 왜 망가졌는가? 막대한 돈을 투자해서 포털을 만들었는데 왜 장사가 안되는가? 포털을 지향했기 때문에 망한 겁니다.
 
‘이메일>검색>블로그나 홈피>뉴스>동호회>유머>쇼핑몰’ 이렇게 가는 네티즌의 동선을 따라가지 않고 이것저것 다 끌어모아서 포털이라고 걍 선언만 하면 그게 누구 입맛대로 포털이 되어준답디까?
 
이메일이든 검색이든 블로그든 뭐를 하나 딱 선점해 놓고 난 다음에 비로소 포털로 돗자리를 펴든 뭐를 하든 해야 한다는 거죠.
 
예컨대 서프에도 가무방이 있지만 뉴스와 유머의 우선순위를 논할 때 ‘선뉴스 후유머’입니다. 유머를 해서 네티즌을 모은 다음에 뉴스를 한다? 이런 식으로 순서가 바뀌면 100프로 망합니다.
 
디시인사이드나 웃긴대학은 유머입니다. 유머 아래에는 몰이 있어요. 즉 디시인사이드에 쇼핑몰을 붙여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는 있지만 반대로 유머사이트에 뉴스를 붙여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는 거죠.
 
이 순서는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네티즌의 동선은 빌 게이츠도 못 당하는 절대적인 법칙이에요. 예컨대 싸이월드가 혼자 할 때는 40만 회원이었는데 네이트와 제휴하자 마자 1000만 회원으로 폭발했어요. 이것이 뭐냐? 상생과 상극의 법칙입니다.
 
‘검색>홈피’로 가는 네티즌의 동선과 맞아떨어져야 상생이라는 거죠. 반대로 싸이월드 안에 검색을 추가해 봤자 아무런 효과도 없습니다. 그건 상극이죠.
 
프리챌이나 마이클럽도 그렇습니다. 이들이 업계에 처음 뛰어들었을 때 깜짝 놀랐어요. 기술이 좋았거든요. 그런데 이 사이트들이 뛰어난 기술을 자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고전한 이유가 뭘까요?
 
5)번 동호회를 중심으로 포털을 하려고 한 거에요. 순서가 거꾸로지요. 동호회>유머>쇼핑몰로는 되는데 그 역으로는 잘 안됩니다. 이 사이트들은 운명적으로 검색사이트와 제휴해야만 뜰 수 있어요.
 
또 이런 것도 있습니다. 신문에는 만평이 작지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기사는 안읽고 만화만 본다 말입니다. 그래서 만화만 잔뜩 모아놓은 지하철 무가지도 있지요.
 
근데 이상한 것이 독자들이 기사는 안읽고 만화만 보는데도 정작 만화만 모아놓으면 효과가 기대에 못미치는 겁니다. 스포츠신문이 그렇지요. 독자들은 만화만 봅니다. 근데 만화 사이트로 바로 안가고 꼭 스포츠신문으로 가거든요.
 
신문의 의미가 뭘까요? 정보획득? 천만에요. '긴장'입니다. 아침에 졸릴 때 커피 한잔으로 정신을 맑게 하고 신문을 보면서 긴장을 하는 거에요. 즉 자신을 긴장시키기 위해 신문을 본다 말입니다.
 
근데 넘 긴장하면 그것도 스트레스니까 만화로 긴장을 푸는 거에요. ‘선긴장 후이완’입니다. 신문은 제목만 읽어도 긴장됩니다. 반대로 만화부터 보면.. 넘 긴장이 풀어져서 졸린다 이거에요. 만화 안보고 잡니다.
 
밥을 먼저 먹고 반찬을 먹는 것과 같습니다. 밥은 다 같으니까 반찬을 보고 점심을 먹을 식당을 결정하지요. 그러나 밥이 중요한 겁니다. 반찬부터 먹고 밥을 먹으라고 하면 그 식당 망합니다.
 
“먼저 피아간에 전선을 분명히 해서 독자들을 긴장하게 하고 다음 즐겁게 놀도록 하라.”
 
이 규칙대로 가야 합니다. 외연확대라는 미명아래 피아구분없이 어울려 놀자판으로 만들어 놓으면 안됩니다.
 
결론적으로 먼저 이메일이면 이메일, 검색이면 검색, 한가지로 전문점을 해서 충분한 고객을 확보한 다음 백화점으로 간 사이트는 대박을 냈고 처음부터 백화점이라고 간판 달아놓은 회사는 망했습니다.
 
네티즌의 동선에 따른 우선순위에 맞게 차차로 영역을 넓혀간 사이트는 외연확대에 성공하여 결과적으로 포털이 되었지만, 처음부터 포털로 가거나 처음부터 외연확대를 추구한 '스탠딩'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잘 키운 서프 하나 열 조선 안부럽다
정리하지요. 구조라는 것이 있습니다. 구조가 우선수위를 만듭니다. 해야할 일이 열가지 있다면 그 중에 1번이 먼저 해결되어야, 2번부터 10번까지가 줄줄이 알사탕으로 해결됩니다. 이게 선순환이고 상생이지요.
 
그런데 우리는 그 10가지가 모두 중요하다는 착각을 합니다. 귀찮은 1번을 제쳐놓고 2번부터 해결하려 하는데 그게 뜻대로 잘 안됩니다. 악순환이지요. 일은 순리대로 풀어가야 합니다.
 
서프가 우연히 만들어진 사이트는 아닙니다. 20년간 부동산학 연구하고도 땅값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우기는 황당한 박사, 코리아닷컴처럼 무턱대고 이것저것 모아놓기만 하면 외연확대가 된다고 믿는 허풍선이들과 부단히 싸워가면서 키워온 사이트입니다.
 
엔지니어의 마인드를 가져야 합니다. 제가 지도자는 못되지만 고장나면 수리할 엔지니어 역할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서프는 충분한 경험 그리고 부단한 연구와 검토, 또 많은 실험 끝에 시행착오를 거치며 조금씩 보완해온 최적의 시스템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많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습니다. 대부분 비용과 관련된 문제들입니다.
 

매월 마지막 주는 서프 키우기 주간입니다. 서프 키워서 우리가 저들보다 더 유능하다는 증거를 보여줍시다.
 
조흥은행 562-04-221460 예금주 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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