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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589 vote 0 2025.04.16 (10:08:49)

     박근혜 탄핵 때 탄핵 반대 여론은 18%였지만, 윤석열 탄핵 때는 35%에 달했습니다. 박근혜 탄핵 때도 윤창중 등은 ”탄핵을 인용하면 헌재를 쓸어버리겠다“고 주장했지만, 이 말에 동조한 자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때도 극우 시위대가 난동을 부려 인명사고가 났지만, 이번처럼 법원을 습격한 자들은 없었습니다. 박근혜 때는 자유한국당 의원 56명이 헌재에 각하를 청원했지만, 이번에는 국힘의원 82명이 청원했습니다.


    박근혜 파면 후 황교안은 헌법재판관 임명을 검토하다가 그만두었지만, 한덕수는 그냥 임명했습니다. 박근혜 파면 후 지지율 25%의 황교안은 출마를 그만두었지만, 지지율 8%인 한덕수는 출마로 마음을 굳혔답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보다 윤석열-김건희 내란이 훨씬 더 심각한 범죄인데도 윤석열 탄핵 반대가 박근혜 때의 두 배입니다. 한덕수 등 국무위원들은 황교안 등 박근혜 시절 국무위원보다 훨씬 더 파렴치합니다.


    박근혜 탄핵 때는 지귀연, 심우정 같은 자가 이상한 짓을 하지 않을까 걱정하진 않았습니다. 지난 8년간, 한국인들의 평균적 양심과 염치는 심각하게 퇴보했습니다. 인간성이 퇴보하면, 역사도 퇴보합니다. [전우용]


    ###


    대략 맞는 이야기지만 진실은 아니다. 일부 퇴보했지만, 역사는 원래 직선으로 가지 않는다. 역사가 종종 무릎을 굽히는 이유는 추진력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때는 이명박근혜가 2연승을 했기 때문에 문재인에게 한 게임 정도는 양보해도 무방했었다. 


    박정희 이후 보수정권 역사를 합산해 보면 60년 중에 고작 15년을 진보에 내줬으니 말이다. 당시 문재인이 모든 선거를 다 이겨서 4연승을 했다. 갑자기 보수의 앞날이 캄캄해졌다. 그래서 미친 짓을 하기로 했다. 문재인 사람을 빼오는 뒷구멍 협잡에 성공했다. 


    박근혜 때 그들은 문재인에게 잠시 정권을 넘겨도 되찾아 올 수 있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 제대로 임자를 만났다. 야당이 탄핵을 거치며 204석 개헌 저지선을 넘나들었다. 탄핵 반대는 85표. 이게 국힘당 전투력의 최대치인 것이다. 


    지금 총선 하면 국힘당 85석 나온다. 새누리당 122석에 비해 1/3이 떨어져 나갔다. 그때는 국민의당, 정의당 간첩과 손잡고 수작을 부릴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것도 없어졌다. 그때만 해도 민주화 이후 보수집권 14년이 김대중-노무현의 10년에 비해 앞서 있었다. 


    쉬어가는 타이밍이다. 지금은 보라. 보수정권 16년 반에 진보정권 20년 예약이다. 어? 축구장이 저쪽으로 넘어갔잖아. 더욱 치명적인 것은 조중동 – 검찰 - 종편 뒷배가 시퍼렇게 살아있는데도 이 지경이라는 사실이다. 압도적으로 국힘에 유리하게 기울어졌는데? 


    안희정, 박원순, 정봉주, 김경수 다 저격했는데도 왜 저쪽은 아직 인물이 남아있지? 공정하게 대결한 게 아니고 반칙에, 컨닝에, 과외에, 벼락치기에, 독약까지 다 털어 넣었는데도 왜 성적이 이 모양인 거야? 이제 국힘은 더 이상 쓸 카드가 없다. 벼랑 끝에 몰렸다.


    우리가 서생의 얕은 지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안 된다. 인간의 무의식을 들여다보는 눈을 떠야 한다. 어느 면에서 그들은 현실적인 선택을 했다. 길은 두 갈래다. 하나는 바른 길이다. 올바른 길로 가면 51 대 49로 국힘은 모든 선거를 진다. 하나는 도박이다. 


    도박을 해서 판을 흔들면 3연패 후 1승은 한다. 그들은 도박의 길을 선택했다. 중원을 비우고 극우로 몰려가면 민주당이 중원을 차지하고 비대해질 텐데 그때 조국당이 왼쪽을 차지하면? 너무 많은 떡을 줘서 지들끼리 싸우게 만들면 수가 날 수 있다. 이거 묘수다.  


    정공법 – 진보가 51 대 49로 유리하다. 모든 선거를 민주당이 근소하게 이긴다.

    도박법 – 룰을 계속 바꾸고 판을 흔들면 쏠림효과로 인해 간헐적으로 이긴다.


    그들이 이명박 도박, 박근혜 도박, 윤석열 도박으로 무모한 도박을 계속해 왔다. 몇 번 이겼지만, 그럴수록 국민에게 본질을 들켰다. 반칙이 들통나서 민주당 지지자 숫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중요한 것은 이게 추세적 증가라는 점이다. 대세가 결정된 거다.


    18대 한나라당 153석 + 자유선진당 + 친박연대 + 창조한국당+무소속 = 218석

    19대 새누리당 152석 + 자유선진당 + 무소속 = 160석

    20대 새누리당 122석 + 무소속 = 133석

    21대 미래통합당 103석 + 국민의당 + 무소속 = 111석

    22대 국민의 힘 108석 + 개혁신당 = 111석


    15대 총선 때 새정치국민회의가 79석이었다. 정확하게 두 배로 민주당 의석이 늘어난 것이다. 노무현 때 열린우리당이 판을 흔들어서 헷갈리게 했지만, 전체적으로 민주당 지지자 숫자가 추세적으로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저쪽 입장에서 보면 갈수록 태산이다.


    김영삼의 3당야합 직후 민주당이 선전했지만 97석이었다. 의석의 32퍼센트다. 지금은 60퍼센트를 넘었다. 김대중 이후 정확히 두 배 늘어난 것이다. 이 정도면 국힘당 지지자 입장에서는 질리지 않겠는가? 일시적인 변화가 아니라 추세적인 변화이기 때문이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 지금 국힘은 일부러 궁지로 가서 고양이를 물겠다고 이빨을 드러낸다. 이때 현명한 고양이라면 쥐구멍 입구를 틀어막고 장기전을 펼쳐야 한다. 진나라 왕전이 초나라를 토벌할 때 둔전을 경작하며 장기전을 시도한 것과 같다.


    단기적으로 이기면 변수가 늘고 늘어난 변수는 나중 청구서를 내민다. 우리는 이창호의 반집승을 노려야 한다. 두터움으로 이겨야 한다. 돌다리를 두들겨 보고도 건너지 않아야 한다. 압승은 좋지 않다. 나중 내분의 원인이 된다. 저쪽을 달고 가면서 약 올려야 한다. 


    희망고문을 계속해야 한다. 작은 숨구멍은 터주되 중도로 튀어나오지 못하게 입구를 봉쇄해야 한다. 정리하자. 국힘이 유승민, 김상욱, 한동훈 중심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하면 그들은 51 대 49로 모든 선거를 다 진다. 대신 참패는 면한다. 만년야당이 되는 거다.


    일본처럼 되어 영구적으로 민주당에 정권을 뺏긴다. 그들은 졌잘싸를 반복하게 된다. 어차피 못 이기는 선거인데 잘 싸우면 뭣하냐? 금뺏지 달아주면 뭐 해? 세비나 축내지, 하는 게 없다. 한 번이라도 이겨야 한다. 제 발로 사지로 걸어 들어가서 판을 흔들어야 한다. 


    사즉생을 노린다. 사즉생을 노리다 사망 판정을 받을 수도 있지만, 운이 좋으면 민주당 내분에 기대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극우로 가야 조금이라도 살길이 있다. 218석>160석>133석>111석>111석을 보고도 정신을 못 차렸는가? 문제는 이쪽에 고수가 붙으면?


    극우로 가는 흔들기 기술은 하수바둑이다. 이창호를 상대로 흔들다가는 전멸한다. 민주당에 구조론 고수가 붙으면 극우소탕은 어린애 손목비틀기로 쉽다. 단, 숨구멍은 터준다. 문제는 국힘을 다 죽이지 말고 대화상대로 인정하자고 하면 여러분이 동의하는가다.


    이재명의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다. 중요한 건 변수의 추세적 감소다. 과거에는 지역주의를 해서 자민련도 있고, 호남민주당도 있고, 민중당 세력도 만만치 않았고 뭔가 판이 혼란했는데 갈수록 정치판이 양극화되고 단순해진다. 지역주의가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지역 간 합종연횡의 기대치가 감소했다. 안되면 안철수를 꼬셔본다는 계획은 이제 옛날이야기가 되었다. 호남, 충청, 수도권 연대는 갈수록 견고해진다. 무인운전 때문에 대전에서 서울까지 출퇴근 부담이 없다. 3년 안에 차 안에서 핸들 놓고 자도 되는 세상이 온다.


    1. 유승민식 정공법은 51 대 49로 국힘이 다 진다.

    2. 극우몰이로 변수를 증가시키면 운이 돌아올지 모른다.

    3. 지역주의 퇴조로 합종연횡 가능성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거대한 판구조의 변화를 깨달아야 한다. 왜 양양이 핫해졌는가? 수도권의 영향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노무현의 지방분권을 국힘이 받아들였어야 했다. 이미 테슬라 운전자들이 핸들 놓고 운전한다는 소문이 있지만. 중국의 압도적인 생산력에 영향을 받는다.


    ###

 

    최근 20년 동안 218석>160석>133석>111석>111석이지만 18대와 19대는 선거의 여왕 박근혜의 위력으로 박풍이 불었고, 21대는 탄핵풍이 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2대의 승리는 크다. 거품을 제거하면 대략 160>150>140>130>120의 추세로 봐야 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5.04.17 (04:35:47)

이거 실화입니다.

사촌동생이 직업 특성상 이동거리가 길어서 예전부터 테슬라 차량을 이용해왔는데, 조수석에 제수씨가 타는 경우 자율주행 옵션 켜지 않고 사촌동생이 직접 운전할 때는 제수씨가 (불안해서) 잠을 못(인)자는데, 자율주행 모드로 들어가면 조수석에서 종종 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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