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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일리 서프라이즈 파워온라인에 기고한 글입니다.
 



“지옥불 속의 가장 뜨거운 자리는 도덕적 위기의 시대에 중립을 지킨 자들을 위해 예약돼 있다.” - 존 F. 케네디의 저서 『용기있는 사람들』중

서울신문 최진순기자의 블로그에 실린 ‘네이버 뉴스 서비스에 대한 오해와 진실’를 인용한다.


「네이버 관계자를 통해 입장을 들어 보았다. 그는 “포털은 어떤 정치적 입장을 가질 수 없고, 아니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또 “포털이 어떤 특정한 경향을 강하게 가지는 것은 어떤가는 논의해 볼 수 있는 사안은 될 것”이지만, “일방적인 오해를 근거로 네이버가 보수적이라고 공격하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털은 ‘정치적 입장을 가질 수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시간문제일 뿐이다. 결국은 모든 포털사이트가 정치적 입장을 가지게 된다. 미디어다음은 이미 20여명의 프리랜서 기자를 모집하고 있고 네이버도 자체기사를 내보낸 적이 있다.

한 업체가 먼저 시작하면 다른 업체들도 따라할 것이다. 결국은 모두가 가담하게 된다. 힘이 있으면 결국은 그 힘을 사용하게 된다. 지금은 조중동의 뉴스를 퍼나르고 있지만 머지않아 조중동은 몰락하고 네이버와 야후가 그들을 대리하게 될 것이다.

네이버는 지금 중립 혹은 불개입이라는 '룰' 뒤로 숨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그 룰이라는 것도 누군가가 만들어낸 것이다. 온라인저널리즘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룰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부터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감히 미래를 예견한다면 앞으로 언론환경은 크게 양극화될 것으로 본다. 정보생산자의 목소리는 점점 커져만 간다. 칼럼니스트와 만평가 그리고 몇몇 스타기자가 조중동 등의 중간거간꾼을 거치지 않고 대형포털과 직거래하는 시스템이 나타날 것이다.

만화가 양영순 화백이 '1001'을 파란에 독점 연재한 것이 그 하나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정보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최소한의 유통단계를 거치며 직거래한다. 네티즌칼럼 작가클럽으로 시작한 서프라이즈의 존재 또한 그 하나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이렇듯 언론환경은 부단히 변화한다. 사전에 정해져 있는 공정한 룰 따위는 없다. 앉아서 조중동을 비난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욕을 먹더라도 우리가 먼저 일어나서 선점하고 장악하고 지배하지 않으면 안된다.

네이버는 오래전부터 수준이하인 브레이크뉴스의 선정적인 기사를 집중적으로 대문에 올려왔다. 명백히 가치판단이 개입된 의도적인 행동이었다. 그래놓고는 이제와서 중립을 표방하며 발을 빼고 있다. 하기사 그들의 룰에 따르면 중립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는 선과 악 사이에 중립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네이버가 조선의 이중대라면 야후는 동아일보 쯤 되고, 네이트가 SBS라면 엠파스가 한겨레 쯤 된다는 말은 이 바닥에서 오래전부터 알려진 이야기다. 물론 경각심을 가지고 지켜보자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말일 것이다.

그들도 처음에는 벤처정신으로 출발했지만 사세가 커지면서 점차 기득권화 되어가고 있다. 네티즌의 힘으로 출발했지만 네이트가 싸이를 인수하는 등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재미를 보면서 점차 재벌흉내를 내고 있다.

지금 우리가 이들을 감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네이버가 불개입을 표방하는 그 자체로 잘못된 것이다. 범죄집단에 지나지 않는 조중동의 정치기사는 취급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그들은 조중동을 '악'으로 단정하는 필자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화가 안되는 것이다. 대화가 안된다면? 투쟁하는 수밖에 없다.

이런 류의 일이 진행되는 방향은 원래 정해져 있다. 그들이 동작동에 있는 밤의 대통령 아방궁에 초대되어 상류사회에의 진입을 자축하며 시시덕거리는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케네디가 말한 지옥불의 교훈을 깨닫게 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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