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쪽에서 먹가님이 제가 저번에 ‘정치 비수기’라고 썼던걸 자꾸 거론하시는데.. 맞습니다.
저 서프에서 손떼고 가려고 했습니다. 다시 불러낸 사람은 전여옥입니다.
쉬겠다는 사람 그냥
쉬도록 놔두지.. 뭐하러 불러내는지 모르겠습니다. 쉬면서 명상 사이트나 운영해 보려고
카페(http://cafe.daum.net/drkimz)까지 개설했습니다.
인연인지 숙명인지..
하여간 이렇게 됐습니다. 슬그머니 내빼려고 하다가 걸린거죠. 네! 딱걸렸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에 의해 이렇게 앞으로 불려나왔습니다.
듣자하니.. 노하우 창간준비 2주 동안 400만원이 모금되었다 하더군요. 그리고 서프 후원금 누계
700만원.. 그 액수를 참고한다는 것이 그만 오판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흘 밖에 여유가 없어
필진들과 논의도 못한 채 개미당(http://cafe.daum.net/drkims) 통장을 열었는데, 하룻만에 수임료 300만원을 내기에는
충분한 액수가 모였습니다.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저는 여러분께 큰 빚을 졌고 이제부터 조금씩 갚아나가겠습니다. 그 신뢰, 그
약속, 그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도망가지 않겠습니다.
통장에 씌어진 이름 하나하나가 ‘네티즌
권리청원’의 사발통문이 되고 연판장이 될것입니다.
곰여옥 인간만들기
프로젝트에 쓰일 ‘쑥과 마늘’이 조달된 것입니다. 이제 백일 동안 굴 속에 가둬놓는 데만
성공하면 게임 끝입니다.
사실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저는 스트레스에 약한 체질입니다. 글 삭제하던 날 위장에 구멍이 뚫리는
거 같았습니다. 제 명에 못죽겠다 싶어서 쉬려고 했던 것입니다.
저는 ‘정치’라는 것을
못합니다. 사람 만나고 설득하고 타협하고 미소짓고 잘 못합니다. 체력도 좋지.. 하루에 몇시간만 자고 정력적으로 활동하는 사람 보면 참
부럽습니다.
사람 만나기를 기피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나야 할 사람은 다 만납니다. ‘개미당’에서는 매주
네티즌들과 만납니다. 도보여행도 하고 디카에 그림을 담아오기도 하지요.
십시일반으로 보태주신
비용은 소송에 쓰이겠지만 함께 해주신 마음은 신뢰를 축적하는데 쓰일 것입니다. 관계맺기지요. 인연인지 숙명인지 모르겠지만 이 길을 끝까지
가보겠습니다.
네티즌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모금은 중단해 주셔도
좋겠습니다. 혹시라도 총비용(800만원)을 초과하게 되면 그 문제를 두고 고민하다가 그 때문에 글 한편을 덜 쓰게 되거든요.
왜 서프라이즈인가?
당분간 떠나 있으려고 했습니다. 이유는? 적이 너무 약해보여서입니다. 박근혜가 불쌍해요. 저거 벌써 쓰러지면 안되는디.
미우나 고우나 선거 때 까지는 달고가야 하는디.(먹가님 너무 화내지 마세요. 제가 원래 좀 사태를 낙관하는 편입니다.^^;)
2년전 저희는 노하우가 멀쩡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서프라이즈를 만들었습니다. 그때 노하우 하루 접속자가 60만 넘었습니다. 60만 놔두고 1만명 오는 서프라이즈 만들었습니다. 왜?
전쟁에서는 고립되면 죽습니다. 60만이 모여도 혹시 우리끼리 고립되어 농성전을 벌이고 있지나 않은가 하는 한가닥의 불안감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그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원군이 떠줘야 합니다.
서프라이즈가 비록 적은 병사이지만 일군을 이끌고 나타나 성을 포위한 적을 배후에서 기습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때의 그 짜릿함. 그 전율! 저희는 그걸 노린 것입니다.
당시 서프라이즈 독자의 절반은 프레시안과 오마이뉴스에서 왔습니다. 서영석님이 프레시안에 고정칼럼을 쓰며 서프라이즈를 띄웠던 거지요.
이순신장군의 학익진과 같습니다. 왼쪽 날개와 오른쪽 날개를 폭넓게 벌려줘야 합니다. 그 세곳의 힘이 한군데로 모이는 날에 적의 명줄이 끊어집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우리는 왼쪽과 오른쪽으로 폭넓게 전개해줘야 합니다. 외곽에 다수의 거점을 확보해야 합니다. 우리끼리 농성전 펼치면 지난 총선 때 대구성에 고립되었던 한나라당 됩니다.
제가 ‘정치 비수기’ 운운하며 당분간 떠나 있으려고 했던 이유는 그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먹가님께 딱걸려서 다시 잡혀왔습니다.
노하우가 창간되면서 저절로 공간을 벌려주는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결과적으로 다 잘된 일이지요. 남프가 3위로 끌어내려진 사실만 해도 어딥니까?
민노당 성향의 20대표를 잡아라
왜 지금 바깥으로 폭넓게 전개하지 않으면 안되는가? 중학교 교사로 있는 친구가 있습니다. 제자들에게 물었습니다.
“니들 어른되면 뭐 댈래?”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답니다. 탤런트나 프로 야구선수도 없어요. 가수 되겠다는 사람도 없어요. 거의 모든 학생들이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했다는 겁니다.
“부자요. 전 부자가 될거에요.”
기절할 일입니다. 20대의 신보수주의죠. 그러나 걱정 붙들어 매세요. 이 젊은이들 절대 한나라당 안갑니다. 여론조사에서 20대를 한나라당이 이기는 것 처럼 보이는 것은 민노당 착시효과 때문입니다.
먼저 도덕성을 확보하고 그 다음에 돈을 버는 것이 인간의 본성입니다. 그들은 한나라당 성향을 분명히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먼저 민노당을 노크해 봅니다.
용갑이, 형근이가 악착같이 20대를 밀어내니까 가고 싶어도 못가는 거죠. 류근일 조갑제가 악착같이 20대를 밀어내고 있잖아요.
지난 대선 때 노무현 후보에 투표한 사람들 지금 대거 이탈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노무현대통령에게 실망했기 때문에? 천만에요.
그들은 노무현후보에 투표하는 것으로 자신의 도덕적 욕구를 이미 충족시켰기 때문에 이제는 돈의 욕구를 쫓아 한나라당으로 방향을 트는 것입니다. 특히 40대가 그렇습니다.
이것이 인간의 이중성입니다. 그러나 걱정마세요. 선거 때는 다시 도덕으로 방향을 트는 것이 또한 인간입니다. 선거 끝나면 다시 경제를 살리라며 압박하는 것이 유권자입니다.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 서유럽에서 실업률이 10프로를 넘고 경제성장률이 바닥을 기어도 좌파정권이 장기집권한 것입니다. 유권자의 이중성에 속지 마세요.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올인은 결코 농담이 아닙니다. 경제가 어렵다지만 올해 6프로 성장합니다. 6프로 성장인데 왜 피부로 느끼기엔 어려울까요?
그만큼 성장여력이 민간부문이 아닌 기업부문에 비축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노무현대통령이 경기상승의 정점을 3년 후로 딱 맞춰놓고 있는 거에요.
당분간 저는 제 전공이 아닌 정치분야를 떠나서 좀 더 멀리 내다보고 긴 호흡의 글을 쓰려고 합니다. 저는 숙명적으로 이상주의자입니다.
“꿈이 뭐냐?” 하고 물으면 “부자!” 라고 답하는 20대들에게 이상주의를 가르쳐 주고 싶습니다. 잃어버린 우리의 꿈, 인간성을 회복하자는 말입니다.
저 도망가지 않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