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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25 vote 0 2025.01.23 (12:27:14)

    인도유럽어는 취미로 산스크리트어를 공부하던 사람이 우연히 발견했다. 그러나 일반인이 영어와 산스크리트어 어휘를 단순비교 해서는 도대체 뭐가 닮았다는 말인지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 각도를 살짝 틀어서 보면 패턴이 보인다. 


    불이 활활 탄다. 활>화火, 탄다>탄炭. 일반인의 언어감각으로는 '불이 탄다'가 한자어와 통한다는 점을 포착할 수 없다. 바람이 붕붕 분다. 풍風과 연결하면 패턴이 보인다. 붕붕>불다wind>불음>바람. 붕붕>윙윙wind임을 깨닫게 된다.  


   인도유럽어를 발견한 윌리엄 존스는 언어감각이 특별한 사람이었다. 우리가 쓰는 한자어는 중고한어인데 근래에 청나라 여진족의 지배를 받으며 중국어 발음이 많이 변했지만 객가어에 중고한어 자취가 남아있으므로 추적할 수 있다.


    사람의 치아만 '이'가 아니고 톱니처럼 뾰족한 것은 다 이다. 버섯도 귀와 형태가 닮았으므로 이茸라고 한다. 귀耳, 이ear, 치齒Teeth는 어원이 같다. 귀와 이와 치는 우리말, 영어, 한자어가 모두 같은 뿌리에서 출발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말과 영어의 어휘를 단순비교해서는 패턴이 보이지 않으므로 사람들이 납득하지 못한다. 한자어, 영어, 우리말이 크게 공통된다는 점을 드러내려는 것이다. 이는 언어의 발생원리 문제다. 족보를 끝까지 추적하면 보이는게 있다.


    언어가 어떤 원리로 만들어지는가를 추적하려는 것이다. 인도유럽어는 족보가 밝혀져 있다. 펀잡에서 출발해서 런던까지 가는 중간경로가 보인다. 인도유럽어족은 400개 언어로 분화했고 지구인 중에 무려 25억 명이 사용하고 있다. 


    엄마, 아빠는 M과 P가 뒤에 온다. 우리는 ‘철아’ 하고 부르는 말 ‘아’를 뒤에 붙이지만 중국인들은 ‘아철’ 하고 아를 앞에 붙인다. 아큐정전의 '아큐'다. 홍콩영화에 많이 나온다. 주윤발>아발, 주성치> 아치. 아빠의 아는 접두어였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우리말과 영어와 한자어의 엄마, 아빠, mom, papa, 媽媽, 爸爸가 완전히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실은 중국 안에서도 발음이 다양하므로 한국어와의 차이는 작다. 그런데 일본어 엄마, 아빠와는 유사성이 없다.


    이 점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말에 한자어 어휘가 무수히 침투해 있는데 그 중의 다수는 5천년 전부터 원래 공유하던 말이라는 것이다. 말과 마馬가 발음이 같다고 해서 말이 한자어라고 볼 수는 없다는 말이다. 몽고말로도 말은 몰이다. 


    영어에도 mare가 있다. Horse는 탈것이라는 의미가 있는데 이는 전투용 거세마를 의미하는 말로 보인다. 이런 식의 한중영 공통어가 백여단어 정도라면? 별로 놀랍지 않다. 그 정도 영향은 받는다. 천개 정도라면? 역시 대수롭지 않다. 


    그러나 언어는 막대한 숫자의 파생어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알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틈, 뜸, 짬, 참(새참), 띄엄, 띄움, 드문, 땜, 때움, 뗌, 토막, 도마, 돔, 도미, 두메, 점(찍다), 점(치다)로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몇 곱절로 늘어난다. 


    위 17개의 어휘는 T+M 패턴을 모은 것이고 거기서 떨어지다, 따르다 등으로 뒤의 M을 빼거나 앞의 T를 빼면 숫자가 많아진다. 너무 많아서 어휘를 추출할 수가 없다. 백단어가 유사하다면 실제로는 천단어의 뿌리가 같은 것이다.


    왜 이 점이 중요한가? 언어의 뿌리에는 동작이 숨어 있다. 모든 언어는 보디사인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동작에서 수백, 수천개의 어휘가 만들어진다. 언어 진화의 출발점이 되는 씨앗언어가 있다. 근원어 백개를 찾으면?


    이를 파생어로 확장했을 때 수천, 수만 단어가 되는 것이다. 노勞, 노老, 노櫓, 납拉, 렵獵의 공통요소는? Lab이라는 동작이 있다. 그것은 나불대는 것이다. Lever와 같다. Rudder와 통하는 어휘다. 지렛대나 노젓기는 동작을 반복한다.


    Labor는 뭘까? Robber는 강도다. 강도가 날치기 하는 동작이 납拉, 렵獵과 같다. Robe는 예복이지만 게르만족이 로마인의 옷을 날치기해서 강탈한 옷이다. 게르만은 원래 옷이 없다. 로마인의 토가는 소매가 없어서 벗겨갈 수 있다. 


    잔디lawn가 누더기, 너덜너덜한 가죽leather, raw날 것, ruffle러프한, 너풀, 나불, rug러그, rag넝마, rabbit 갉는(낚아), rat랫, 낚는, rash너절한, razor너절한 면도밥, rub보푸라기. 공통요소는 팔을 구부리고 무언가를 낚아채는 동작이다. 


    노동자Labor의 노勞는 팔을 구부리고 노row 젓는 동작의 단순반복이다. 노勞동자가 노櫓를 저으며 허리가 구부러진게 노老인이다. 놉(삯일꾼), 늙다, 낡다, 낚다, 로봇Robot은 노젓기와 같이 몸을 구부리는 단순반복 동작에서 나왔다.


    굴과 혈穴과 홀hole은 같다. 홀hall, 헬hell로 파생어가 나온다. G>H패턴이 있다. camera(작은 방)>home과 같이 구멍>굼>홈>움으로 변한다. hole+모임m=굼, 구멍, 홈>움(움집), 흠(흠집)으로 확장된다. 감추다, 훔치다도 같은 뿌리다.


    가마(가마솥), 가마(타는 가마), 검댕이, 검정, 검다, 곰, 가마우지, 개미, 거미, 거머리로 확장된다. 굼벵이, 갈무리, 감(땔감, 먹잇감은 구멍에 저장하다, 갈무리하다는 뜻이다.) 곪다, 캄캄하다, 깜깜하다, 껌껌하다로 계속 나아간다. 


    국어사전을 털어보면 수백 단어가 더 나올 것이다. 이것은 인생을 걸고 연구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시간만 널널하다면 말이다. 필자는 구조론을 연구하느라 여기에 투입할 시간이 없다. 윌리엄 존스는 원래 외국어에 능통한 사람이었다.


    home, camera(작은 구멍) chimney, camp, cave(hole이 벌어진, 굴이 막힌게 home) house, 헛간hut, 뿔horn, civil, city, 혹hump, 궁둥이hip, 항문의 항肛은 똥구멍이다. 궁둥이는 구멍둥이>엉덩이. 구멍>우멍, 굼집>움집은 ㄱ탈락이다. 


    갱坑은 항肛, 공孔과 같은 구멍이다. 우리말과 한자어, 영어가 같은 근원어를 공유하고 있음이 증명된다. 일본어는 우리말과 문법이 비슷하지만 근원어가 다르다. 하나, 둘, 셋이 다르다. 엄마 아빠나 수사와 같은 기초어를 봐야 한다.


    원시인은 하나, 둘, 셋 밖에 세지 못한다. One, two, three는 하나, 둘, 셋이다. 일본어와 중국어는 영어와 수사가 다르다. 한국어만 특별하다. 셋까지 같고 넷부터 달라진다. 3진법에서 12진법으로 갔다가 10진법으로 정리된 증거다.


    3진법에서 10진법으로 갈아타는 분기점에 우리민족의 조상이 한반도로 이동했다는 의미다. 십진법의 의미는? 거래를 했다는 의미다. 수천년 전 처음으로 상업이 발생할 무렵에 한반도인의 정체성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윷놀이의 도개걸윷모는 돼지, 개, 염소, 소, 말이다. 염소는 goat, 강羌이다. 강족은 양치기다. 삼국지의 강유는 양치기 부족이었다. 강과 양은 원래 같은 발음인데 ㄱ 탈락이다. 갈羯족은 강족의 한 갈래인데 원래는 발음이 같았다.


    볫남>월남, 붓다>불타, 붓>필 패턴으로 goat>걸, goat족>강족>갈족이 된다. 과거에 면양은 없었고 모두 산양이었다. 산양은 Goral이다. Goral은 고라니다. 발음이 변하는 경로가 추적된다. goat>강羌>걸>고라니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모든 의문사의 뿌리는 how다. 그 이전에 call이 있었다. call은 원시인이 고래고래call 소리질러 위험을 알리는 소리, 경고하는 소리, 동료를 부르는 소리다. 콜이 뜨면 까로 받아준다. question의 접두어 que~가 '까'다. quest는 깝치다.


    까?를 반복하며 무언가를 요구하는게 퀘스트다. 쿠오바디스quo vadis?는 quo까? + 어디vadis. Because의 cause는 꾸짖음인데 '까?'를 반복하는게 꾸짖음이다. 까?>꾸짖다>꾸중cause>꾸지람은 모두 근원어 call에 대한 피드백이다. 


    '까?'가 순화된 말이 how다. how가 더 순화되면 w가 붙어서 who, when, where, what, why가 되는데 모두 how의 굴절이다. 튀르키예어 의문사는 앞에 n이 붙는다. n+who=누구. 언제는 when+때, 교착어라서 뒤에 장소나 시간이 붙는다. 


    어디, 어데는 where+데(장소). 어디서는 where+데+so. so는 그래서의 서. 무엇을, 무+what, what는 wh~+at이다. at은 우리말에서 조사 '에'가 된다. 학교에, 집에. 얼마 how much? 어찌, 어떤, 어때는 어wh~에 추가되어 교착된 것이다.

 

    필자는 몇 가지 패턴을 발견했을 뿐이다. 알려지지 않은 더 많은 노다지가 숨어 있다. 상고한어, 힌디어, 페르시아어의 발음을 알아내면 성과가 있을 것이다. 한 단어에서 백 단어씩 파생되므로 백 단어를 밝히면 일만 어휘가 찾아진다. 


    무엇보다 재미가 있다. 패턴에 눈을 뜨면 고구마처럼 줄줄이 사탕으로 끌려오기 때문이다. 튀르키예어, 페르시아어, 힌디어, 한자어에 정통한 사람이라면? 윌리엄 존스 같은 어학천재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뭔가를 해냈을 것이다. 


    우랄알타이어 개념은 학계에서 버려졌고 우리말은 뜬금없이 고립어군으로 되어 있다. 말이 안 된다. 일본어는 우리말과 문법이 비슷하지만 어휘가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야 한다. 단어가 문법을 따라간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문법은 우리의 생각과 달리 훨씬 나중에 만들어졌다. 언어가 굴절어, 고립어, 교착어로 변했다가 다시 굴절어가 된다는 순환진화설도 있다. 터무니없는 주장이지만 의외로 문법이 여러번 변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반영하고는 있다.


    우리민족의 조상은 중국 북쪽에서 인도유럽어를 쓰는 집단과 교류했다. 문법이 없는 원시어를 쓰며 인도유럽어와 어휘를 공유하다가 동쪽으로 이동하며 튀르키예어의 문법을 받아들였다. 투르크인이 동쪽으로 올때 떠밀려왔을 것이다. 


    중국어는 문법이 없다. 문법이 필요하면 거기에 맞는 단어를 새로 만들어낸다. 모든 언어에 당연히 문법이 있다는 생각은 편견이다. 문법만 공유할 수도 있고 어휘만 공유할 수도 있다. 피진이 그렇다. 중국인이 영어를 차용한 언어다.


    같은 뿌리에서 나왔으나 완전히 달라져 겉보기로는 패턴을 알아채기 어려워진 이유는 원시인의 어휘가 매우 짧기 때문이다. 가, 해, 서, 와, 놔, 줘, 패에 교착어로 명령형 라let가 붙으면 가라, 해라, 서라, 와라, 놔라, 줘라, 패라가 된다.


    현대인은 '갔다와라'고 상당히 복잡한 명령을 내리지만 원시인은 그냥 '가!' 한마디로 해결했다. 중국어는 아직도 그 전통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 것이다. 영어도 원래는 어휘가 단음절이었다. 어휘가 길어진 현대어를 비교하면 안 된다.


   언어는 진화한 것이며 씨앗이 있고 씨앗은 동작이나 의성어다. 동작 하나에서 단어가 1천개는 만들어진다. 특히 영어에서 P로 시작되는 단어는 거의 뿌리가 같다. P는 강약의 양 조절을 나타내므로 양의 차이에 따라 어휘가 많아진다.

  

    언어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알면 완전히 다른 세계가 열린다. 세계 25억 인구가 인도유럽어를 쓴다는 것은 그들이 많은 어휘를 만들었다는 말이다. 그 시점에 중국이라는 문명은 태어나지도 않았고 황하 하류는 바다여서 사람이 없었다.


    당연히 우리말의 다수 어휘가 세계 25억 인구가 쓰는 인도유럽어에서 들어왔을 가능성을 추적해야 한다. 우리민족은 한반도에서 솟아나지 않았고 중국 화북은 바다여서 사람이 드물었고 북중국은 인도유럽어의 고향과 거리가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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