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54 vote 0 2025.01.14 (18:28:03)

    인간이 제일 모르는 분야가 창의다. 검색해 봐도 나오는 내용이 없다. 인류는 창의하는 방법을 모른다. 창의는 다르게 생각하기다. 다르게 생각하려면 다른 것을 봐야 한다. 다른 것이 없으면 창의하지 못한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은 창의할 수는 없는 일이다.

 

    다른 것이 있어도 한 줄에 꿰어져 있지 않으면 역시 창의할 수 없다. 다른 것이 있을 뿐 아니라 체계가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분류되어 있어야 한다. 문제는 분류를 시도한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생물은 린네가 분류했고 무생물은 누가 분류했지? 아무도 안 했다.


    앞과 뒤, 머리와 꼬리, 전체와 부분은 다르다. 다른 이유는 대칭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칭되는 이유는 축이 있기 때문이다. 축이 있는 이유는 서로 연동되어 한꺼번에 움직이는 관성 때문이고 관성은 결맞음 때문이다. 이런 구조를 모르면 다름을 발견하지 못한다.  


    다른 것을 나타내는 용어가 없으면? 색깔이 오방색밖에 없으면? 사고의 범위가 제한된다. 언어가 잘못되면 사고가 규격화된다. 사유의 첫 단추가 중요하다. 서양은 유클리드와 피타고라스와 아르키메데스가 있어서 수학이 처음 만들어지는 과정을 생중계한다.


    동양은 그런 사전절차 없이 바로 문제풀이 들어간다. 동양은 문제는 내는 것을 안 배우고 문제를 푸는 것만 배워서 수학이 발달할 수 없었다. 왕은 좋은 집을 갖고 싶어 하고 목수는 왕이 지어달라는 대로 지어준다. 창의는 건물의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가 해야 한다.


    좋은 건축이 나오려면 건물을 주문하는 왕이 창의해야 한다. 목수에게 창의하라고 시키면 왕의 마음에 들지 않는 엉뚱한 집을 지었다가 맞아 죽을까 봐 왕이 잘 아는 집만 짓는다. 부자는 많은데 창의적인 집을 지어놓고 자랑하는 부자는 한국에 단 한 명도 없더라.  

   

    외국인에게 돌을 주면, 아치를 만드는데 한국인들은 돌탑을 쌓는다. 자연인 중에 심심해서 뻘짓을 하는 인간이 많은데도 아치를 만드는 자연인은 내가 본 바로는 0명이었다. 돌탑을 쌓는 자연인은 다수 있었다. 아이디어는 복제된다. 복제의 자궁이 없기 때문이다.


    서양인 중에 플라톤의 그늘에서 벗어난 사람은 없다. 단 한 명도 없다. 15억이나 되는 코카서스인종 중에 동양의 변화중심적인 사고를 배운 사람은 0명이다. 그들의 사고는 크게 경직되어 있다. 그들은 더 이상 창의를 하지 못한다. 심지어 암을 치료해도 그렇다.


    칵테일 요법은 중의학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한약은 원래 여러 가지 약재를 섞어서 쓰는데 서양인은 에이즈를 치료해도 한 가지 신약을 개발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짓눌려 여러 가지 약을 동시에 처방할 생각을 못 한다. 그만큼 창의에는 사고방식의 영향이 크다.


    동양 수학은 유클리드가 없어서 멸망했다. 수학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보려고 시도한 사람은 없다. 수학이 탄생할 때 출발점을 잘못 찍은 게 계속 잘못된 것이다. 수학은 문제풀이라는 편견에 갇혀 탈출하지 못했다. 청나라와 명나라의 수학자는 포기해 버린 것이다. 


    그들은 출발점에서 너무 멀리 와버렸다. 출발점으로 되돌아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 다신교 믿는 인도인은 공자의 엄격주의 사고가 없다. 화장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실용주의 중국도 같다. 모택동이 위생문제 해결을 외쳤지만, 죄 없는 참새만 다수 죽었다.


    수천 년 동안 중국인 중에 소실점을 본 사람은 없다. 뒤집어보면 되는데 뒤집어보지 못한다. 바람이 부는 게 아니라 부는 그것이 바람이다. 원자가 집합되는 게 아니라 집합된 게 원자다. 물질이 성질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방향전환의 성질이 교착된 것이 물질이다.


    수컷 실버백 고릴라 중에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이해하는 고릴라는 0마리다. 앵무새도 아는데 고릴라 중에 실버백만 모른다. 실버백은 다른 실버백과 마주치기를 두려워하므로 상대를 정면으로 보지 않고 곁눈질로 보기 때문이다. 그런 식의 함정에 빠진다.


    시골천재가 혼자 골방에서 연구해서 과학적 성과를 이룰 확률은 0이다. 인간은 창의할 줄 모를 뿐 아니라 자신이 창의를 못 한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지식인들은 자신이 집단사고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일본과 독일의 많은 천재들도 패전을 눈치채지 못했다.


    궁지에 몰리면 인간은 나쁜 결정을 내린다. 인간의 나쁜 결정은 물리적 구조 안에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인간의 환경에 지배되고, 세력에 지배되고, 흐름에 지배되고, 집단에 지배된다. 집단의 에너지 흐름에 따른 관성의 영향을 받는다. 휩쓸리고야 만다.


    개인의 독특한 생각은 하지 못한다. 우리는 막연히 자유롭게 풀어놓으면 창의를 한다고 착각한다. 자유롭게 사는 인디언들이 무엇을 창의했지? 없다. 자유롭게 사는 아프리카 형님들은? 1만 5천 년 전에 알타미라 동굴의 원시인 화가들은 아주 걸작을 만들었다. 


    이후 1만 년간 인류는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했다. 막연한 자유는 창의의 적이다. 진정한 창의는 맷돌에 넣고 갈리는 것이다. 만화가들은 동료의 기술을 훔친다. 가수들은 보이지 않게 표절한다. 표절이 금지되자 만화도 죽고 음악도 죽은 게 한류가 살판난 이유다.


    왜 창의가 안 될까? 플러스 사고 때문이다. 자기소개 어법을 탈출하지 못하면 창의할 가능성은 0이다. 창의는 자연을 복제하므로 메커니즘을 알아야 한다. 결 따라가야 한다. 관성을 따라가야 한다. 톱니의 맞물림을 따라가야 한다. 창의는 총을 쏘는 것과 같다. 


    플러스 사고.. 피라밋은 외계인이 만들었다. 필연적으로 이렇게 간다.

    마이너스 사고.. 왕이 죽지 않아서 그냥 계속 지어봤다.


    틀에 집어넣고 압박해야 한다. 어떤 붕어빵틀을 쓰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파라오의 즉위와 동시에 무덤을 만드는데 왕이 오래 살면 죽을 때까지 만들게 된다. 기술이 늘어서 더 잘 만든다. 조세르왕의 계단식 피라미드는 원래 작게 설계되었는데 계속 증축한 거다.


    플러스 사고를 하면 저것을 만들 돈과 인력이 어디서 나오느냐 하는 문제에 직면한다. 외계인밖에 해결책이 없다. 마이너스 사고를 하면 왕의 재위 기간만큼 돈과 인력이 불어난다. 문제해결이 쉬워진다. 방해자가 제거되기 때문이다. 이스터섬의 거석상을 보자. 


    ‘그냥 한번 만들어봤는데 의외로 잘 만들어져서 계속 만들어 봤어요.’ 이렇게 된다. 처음에는 될까 싶었는데 만들어보니까 되더라고. 조금 더 큰 것을 만들었지. 기술이 늘어서 더 잘 만들게 되었지. 더 큰 걸 만들었어. 더 많이 만들었지. 고인돌도 같은 방식이다.


    만들지 못하게 하는 방해요인이 제거된다. 플러스 사고로는 목적, 동기, 이유, 자본, 기술, 인력이 필요하다. 권력자의 횡포로 생각이 흘러간다. 이걸로 설명이 안 된다. 하나도 틀어지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냥 만들어봤어. 어 되네? 이번에는 더 큰 것을 만들자고.


    그러다가 갈 데까지 가버린다. 플러스 동기보다 방해요인의 마이너스다. 전쟁이나 국가의 멸망으로 방해자가 등장하여 고인돌 만들기가 중단된 것이다. 타지마할 묘당을 만든 이유는 미친 왕 샤 쟈한을 말릴 사람이 없었다. 아들이 아버지를 유폐시켜 중지되었다. 


    윤석열은 왜 그랬을까? 미친놈은 원래 그런 짓을 한다. 미쳤다는 것은 주변과의 관계가 깨져서 관계를 복원할 요량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관종 짓을 하는 것이다. 그것을 말릴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주변과의 서열관계가 깨진 마이너스가 진짜 원인이다.


    국힘당 의사결정 시스템이 붕괴된 게 원인이다. 왜 박근혜와 최순실의 삽질을 내부에서 막지 못했나? 우리는 마이너스로 사고해야 한다. 채워놓고 빼는 것이다. 플러스는 분산되지만, 마이너스는 수렴되기 때문이다. 정답을 찾는 플러스 사고로는 창의할 수 없다. 


    오답을 제거하는 마이너스 사고로 창의할 수 있다. 완전성에 대한 감각이 필요하다. 완전한 상태에서 불순물을 빼기 때문이다. 언어감각이 중요하다. 언어적으로 어색하면 잘못된 것이다. 말만 잘해도 창의력은 크게 늘어난다. 단, 자신의 언어를 잘 관찰해야 한다. 


     자기를 개입시키는 자기소개 어법을 버리고 객체 내부의 자체질서를 찾는 어법만 배워도 창의력은 늘어난다. 초딩이 일기를 길게 쓴다. 초딩은 자기 이야기만 일기에 써야 한다고 착각한다. 자기 이야기만 쓰고 주변 이야기는 쓰지 않으므로 소재가 고갈된다.


    물론 자유가 필요할 때도 있다. 정상에 서 있는 사람은 자유로워야 한다. 정상은 외부를 관찰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장은 적진을 정찰해야 한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에서 질의 포지션에 선 사람은 외부에서 에너지를 끌어와야 하므로 자유로워야 창의를 할 수 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추론이 철학이다

2025.01.14 (23:53:20)

창의가 안되는 이유 플러스 사고 때문인데

왜 마이너스 사고를 하지 못할까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긴 합니다

도화지에 점이 찍혀 있는데 사람들 보고 뭐가 보이냐 질문하면

점이 보인다고만 대답하지 도화지와 점의 연결이 보인다 이렇게 답하는 사람 없거든요

도화지가 책상 위에 놓여 있으면 그것도 연결이고 

책상이 있으면 바닥과 연결되고 바닥은 중력과 연결되고

도화지는 기압과 연결되어 있고 연결 연결 연결...

모두 연결해 보면 방향이 보이는데

점의 전제는 도화지, 도화지의 전제는 책상

책상의 전제는 바닥, 바닥의 전제는 중력 등등하여

큰 것에서 작은 것으로 수렴되는 방향이 보입니다


결국 플러스 사고는 단절

마이너스 사고는 연결이 되는 것인데

사람들은 왜 마이너스 사고를 하지 못할까?

여러 이유가 있을 테지만 우선 유전적으로 

내로남불적 사고가 기본값으로 박혀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고기 먹을 때 미안하다는 생각으로 먹진 않잖아요

남보단 내가 중요하고

남의 가족보단 내 가족이 중요하고

남의 나라보단 내 나라가 중요하고

이런 단절이 플러스적 사고인데 진화 과정에서 필요했을 거라고 봅니다


또한 학교에서 마이너스 사고를 가르치지 않는데

일부러 필요에 의해서 그런지 정말 몰라서 못 가르치는 건지 의아하기도 합니다

또한 집단사고인데 동양에서 소실점을 아무도 못 봤을리는 없고

누군가는 봤을테지만 소실점을 주장하게 되면 기존 것이 부정되기에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는 비용적 측면을 아무도 감당하지 못했다가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천동설적 시대 배경에서 지동설을 주장하는데

단순히 지동설이 맞네? 내일부터 천동설 다 폐기하고 지동설로 다 바꾸자 

이렇게 되진 않으니깐요 새로운 질서의 탄생은 상당한 비용이 부담됩니다

다윈이랑 프로이트도 그런데 그들의 주장이 맞냐 이런 문제가 아니라

기독교적 세계관에서 어떤 새로운 탈출구를 개척했다는 게 중요합니다

노출도 하나의 패션 트레드인데 갈수록 노출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왜 갈수록 심해지냐? 노출이라는 패션의 첫 시작이 있었으니깐요

아무도 노출하지 않는데 나는 노출해 볼래 이거랑

노출이 유행이니깐 나도 노출해 볼래 이거랑 다른 거지요

즉 사람들은 아무도 하지 않는 무언가를 개척해보는 것을 부담스러워 합니다 쫄아 있는 거지요

그래서 마이너스 사고도 유행이 번지면 너도 나도 할 수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은 해봅니다

박문호 박사가 자기소개 어법을 지적했는데 여러 지식인들도 다같이 지적하면 좀 방향이 바뀔만 합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 창의가 가장 쉽다 update 1 김동렬 2025-01-14 554
7210 멍청한 것이냐, 미친 것이냐 update 김동렬 2025-01-14 835
7209 위기의 민주주의 4 김동렬 2025-01-12 1644
7208 토벌군은 의연하게 김동렬 2025-01-12 1208
7207 방향론 김동렬 2025-01-11 760
7206 다이나믹 진보 김동렬 2025-01-09 1498
7205 쿠데타세력 정리방법 김동렬 2025-01-08 1928
7204 성조기를 흔드는 진짜 이유 김동렬 2025-01-07 1499
7203 유시민도 모르는 극우화 이유 김동렬 2025-01-07 1630
7202 똥파리 세력의 준동 김동렬 2025-01-07 1016
7201 공수처가 망한 이유 김동렬 2025-01-06 1768
7200 변증법 3 김동렬 2025-01-05 1217
7199 윤석열 도주? 2 김동렬 2025-01-05 1752
7198 임영웅과 탑 김동렬 2025-01-05 1076
7197 최상목의 운명은 image 2 김동렬 2025-01-02 2638
7196 세법술 김동렬 2025-01-02 1077
7195 기정편 총정리 김동렬 2024-12-31 1004
7194 기정편 김동렬 2024-12-30 1383
7193 한덕수 카터 이재명 2 김동렬 2024-12-30 1597
7192 한덕수의 기행 image 1 김동렬 2024-12-29 1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