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원칙과 상식’에 입각하여 개혁만 열심히 하면 되는 거지 그런게 왜 필요한가 하고 의아해 하는 분들이 있기에 하는 말이다.
아래 인용하고 있는 내일신문 기사가 도움이 되겠다. 우리는 노무현을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 바로알기가 필요하다.
노무현대통령의 리더십은 소극적인 심판 역할의 ‘원칙과 상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선수 역할이 되는 ‘대의’와 ‘역사의 흐름’을 추구하는 바가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노무현주의’라는 비전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의 미래를 위하여.
현학의 키케로도 좋지만 그것만으로 2프로 부족한 이유는 ‘역사의 흐름’ 때문이다. 원칙과 상식도 좋지만 그것만으로 2프로 부족한 것은 ‘역사의 대의’ 때문이다.
우리는 여기서 행군을 멈추고 휴식을 취하고 싶지만, 역사가 우리를 가만 내버려 두지 않는다는 사실 알아야 한다.
노 대통령의 의제 선정에는 ‘뭔가’가 있다 [내일신문 2004-09-09 11:18] 국가보안법 폐지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의 의제 설정과 운영 방식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물관에 보내야 할 유물’(국가보안법 폐지), ‘정권의 명운을 걸고…’(행정수도 이전) 등 극단적인 표현을 구사한 특유의 ‘고강도 화법’도 늘 화제를 끌지만, 갈등요소를 안고 있는 의제를 중심 아젠다로 설정함으로써 사회를 ‘지지층’과 ‘반대층’으로 갈라버리는 것. 탄핵에서 돌아온 후 제기된 일련의 의제, 행정수도 문제, 과거사 청산, 국가보안법 철폐 등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 거슬러 올라가면 참여정부 출범부터 시작된 메이저 신문과의 싸움도 같은 범주에 속한다. 때문에 노 대통령 뒤에 따라다니는 꼬리표도 ‘갈등의 리더십’, ‘역사적 소명의식’이라는 식으로 극단적으로 나뉜다. ◆ “첫번째 키워드는 ‘대의’” = 이런 노 대통령의 문제제기에는 분명한 흐름이 발견된다. ‘개혁적 요소’ ‘역사의식’이 바닥에 깔려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윤태영 제1부속실장은 <청와대 브리핑>의 ‘국정일기’를 통해 “노 대통령을 보는 몇가지 키워드가 있는 데 그 첫 번째 키워드가 ‘대의’, 다른 말로 표현하면 ‘역사의 흐름’이고, 쉬운 말로 표현하면 ‘상식’이다”고 정의했다.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비판적인 윤여준 전 한나라당 의원도 일전 사적에서 “노 대통령에게서 개혁에 대한 소명의식 같은 게 보인다” “과거사 청산에 대한 문제의식은 옳다. 그 이면에는 감각적인 수준이기는 하지만 나름대로의 역사인식이 깔려 있는 것 같다”고 평가한 바 있다. 물론 정치적 입장에 따라 전혀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지만, 어쨌건 노 대통령이 선정하는 의제에 ‘개혁’ ‘역사인식’이 깔려 있다는 점은 대체로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 “주류 교체돼야 진정한 정권교체” = 뿐만 아니라 노 대통령의 의제선정에는 분명한 지향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류의 교체’가 바로 그것이다. (하략) /남봉우 기자 bawoo@naeil.com |
내일신문 기사는 ‘주류교체’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강변에 둑을 쌓는 ‘곤’의 방법으로는 치수를 성공시킬 수 없다. 운하를 파서 새로 물길을 내는 ‘우임금’의 방법으로만이 치수는 성공할 수 있다.
리더란 무엇인가? 광범위한 기층민중을 참여시킬 수 있는 사람이다. 대중이 참여하기 위해서는? 공간이 필요하다. 밖에서 파이를 조달할 수 있어야 한다. 안에서의 키케로식 구조조정으로는 한계가 있다.
바깥에서 영토라는 자원을 획득하는 카이사르의 방식으로 성공할 수 있다. 보안법철폐나 친일청산은 내부지향의 구조조정이 아니다. 밖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전략이다.
‘세계의 상식을 우리의 상식으로’ 만들므로써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의 상식을 세계의 상식으로’ 만드는 기초가 확립되는 것이다.
전통적인 대통령의 리더십은 ‘통합과 조화’다. 이는 키케로 방식의 내부지향 구조조정이다. 노무현대통령은 천하의 반을 적으로 만들고 나머지 절반을 자기편으로 만들고 있다. 이건 구조조정이 아니다.
링컨 역시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 천하의 반을 적으로 돌린 결과 남북전쟁이 일어났다. 수십만명의 미국인이 전쟁으로 죽어갔다. 왜 미국은 동족을 학살한 전쟁광(?) 링컨을 영웅으로 기리고 있는가? 훌륭한 정치가라면 정치를 잘해서 전쟁을 막았어야 하지 않는가?
바깥으로 눈을 돌리게 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미국은 노예제도를 고수하면서 철저하게 외부세계로 부터 고립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었다. 겉으로는 유럽에서의 전쟁에 말려들지 말자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세계의 지탄을 받고 있던 노예제도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었던 것이다.
'유럽에서 나폴레옹이 말아먹든 비스마르크가 죽쒀먹든 신경끄자! 무역하고 공업 일으키면 노예제도 인권유린 트집 잡힌다. 무역도 하지말고 공업도 일으키지 말자. 노예나 부려먹으며 우리끼리 오순도순 잘 살자'는 생각이다.
링컨은 세계사의 흐름으로 부터 눈을 감고 바깥으로는 눈을 돌리려 하지 않는 아메리카 골목대장 미국인들에게 ‘우리가 노예제도에 발목이 잡혀 있는 사이에 세계는 이만큼이나 빠르게 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일깨운 것이다.
노무현 역시 마찬가지다. 링컨이 노예제도라는 족쇄를 풀고 아메리카 골목대장이라는 우물안의 개구리를 벗어났듯이 우리 또한 보안법과 친일이라는 족쇄를 푸는 방법으로 세계사를 향해 웅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키케로인가 카이사르인가? 강변에 둑을 쌓을 것인가 운하를 파서 물길을 낼 것인가? 안에서 구조조정에 주력할 것인가 밖에서 신규시장을 획득할 것인가? 지식인과 기득권 사이의 주류교체로 갈 것인가 아니면 광범위한 기층민중을 참여시키는 전략을 택할 것인가?
거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과거청산과 보안법철폐는 우물 안의 개구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인이 '인권이라는 인류의 보편가치'에 동의하므로써 세계무대에 데뷔하는 필수적인 통과의례가 될 것이다.
거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장길산’들이 참 무식하고 예의도 없고 천한 상것들이지만 그들이 중심이 되고서야 대업이 성사되는 이유는.. 결국 ‘민중이 일어설 때 역사가 변한다’는 진리 때문이다.
진보누리, 한겨레 등의 완장차고 에헴 하며 심판관 노릇이나 하는 먹물지향 사이트와 대중을 안고 가는 서프라이즈가 갈라서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존경하는 서프라이즈 원로원의원님들이 독립한 노하우21과 저력의 서프라이즈가 차별화 되는 지점도 바로 이곳이다.
‘원칙과 상식’이라는 내부 구조조정에서 멈출 것인가 아니면 도도한 역사의 흐름에 물꼬를 트고, 길을 닦아 7000만 겨레붙이가 세계사의 주류로 나서는 위대한 항해를 멈추지 않을 것인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