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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742 vote 0 2024.12.25 (21:55:19)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다. 최근에 물이 올랐다. 닭도리탕 문제 해결, 신라금관 문제 해결(금관의 사이즈가 작아 머리통에 들어가지 않으므로 금관은 머리에 쓰는 물건이 아니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에 이어 설의 어원까지 3연속 홈런이다. 


   필자의 어원 연구에 따르면 모든 어휘는 구체적인 액션이 있다. 현대인은 추상적 사고를 하지만 고대인은 추상적인 사고를 하지 않았다. 민간어원설이 거짓인 이유는 논리나 목적, 의도,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럴듯하면 다 거짓말이다.  


    개대장을 봐도 알 수 있지만 개는 추상적 사고를 못하는데 사람은 개한테 추상적인 사고를 기대하고 말을 건다. 개가 말귀를 알아듣겠는가? 우리는 추상중독에 걸려 있다. 개는 다른 개의 마음을 쉽게 알아내는데 사람은 눈치채지 못한다. 


    예컨대 이런 거다. 황은 왜 황일까? 황색은 유황에서 나온 것이다. 유황이 노랗다. White는 밀가루에서 나온 말이다. 우리에게 색깔은 추상적 관념이지만 고대인에게는 구체적 물질이다. 단청의 단은 황화수은, 청은 구리(남동석)다. 


    Red는 쇠가 녹쓸어서 만들어진 녹이다. 녹을 빨간색 안료로 썼다. 검다는 말은 검댕에서 나온 것이다. 아궁이 밑바닥에서 긁어낸 물질이다. 숯검댕이라고도 한다. 고대인은 구체적인 액션과 구체적인 물질로 직관적인 의사소통을 한 것이다.


    그렇다면 설은? '설'이라는 물체가 있다. 와! 죽인다. 이 지점에서 감탄사가 나와줘야 한다. 필자가 왕년에 설을 여러가지로 해석했는데 취소다. 설은 산대다. 산대는 셈에 쓰는 막대기다. 그것을 삿이라 했다. 삿에서 살, 설로 바뀐 것이다.


    받침 ㅅ이 ㄹ로 바뀌는 패턴이다. 밧foot>발, 붓>필, 붓다>불타, 비엣남>월남. 이 패턴은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한자의 ㄹ 받침은 대개 ㅅ이다. 중국인은 받침 리을을 잘 발음하지 못한다. 중고한어는 달랐을텐데 객가어에 흔적이 남아있다.


    shot은 쏘다인데 원래 화살이다. 싸리나무는 화살 만드는 나무다. 고구려는 대나무가 자라지 않으므로 싸리나무로 화살을 만들었다. 삿대>살대. 삿대질이라고 한다. 삿대>살대 역시 ㅅ이 ㄹ 되는 패턴이다. 창살, 문살, 빗살로 남아 있다.


    '세다'는 '헤아린다'는 추상적인 의미 이전에 구체적인 물체가 있었다. 고대인은 숫자가 없으므로 삿대 놓는 기술을 센다고 한 것이다. 셈을 할줄 모르는 부족민은 쌓기법을 쓴다. 수량의 대략적인 파악이 가능한 형태로 땅바닥에 쌓는다. 


    현대인 셈 - 사과 10개를 주고 감 10개를 받는다.

    부족민 셈 - 사과 10개를 쌓고 감 10개를 같은 모양으로 쌓는다.


     백인 상인들은 쌓기법을 쓰는 부족민은 지폐로 속인다. 이누이트와 모피거래를 할때 이누이트가 모피를 쌓으면 백인은 종이를 준다. 이누이트는 화폐가치를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이 쌓기법이 부족민들 간에는 잘만 먹힌다는 것이다. 


    청혼하는 남자는 여자 집 대문 앞에 선물을 쌓는다. 경쟁자가 더 높이 쌓으면 망한다. 한 살은 삿대 하나다. 셈에 쓰는 산가지 한 개가 한 살이다. 한 살 먹는다는 말은 1년이라는 기간이 아니라 산통에 삿대 하나를 더 넣는다는 말이다. 


    우리는 손가락이 열개이므로 원시인이 10을 셀줄 안다고 믿지만 부족민은 하나 둘은 아는데 셋부터 '많다'로 퉁친다. 우리말 수사에 흔적이 있다. 하나, 둘, 셋, 넷(한셋), 다섯(둘셋), 여섯(셋셋), 일곱(열셋뺀), 여덟(열둘뺀), 아홉(열한뺀)


    3진법을 쓰다가 10진법으로 갈아탄 흔적이다. 7, 8, 9의 옛말은 일고배, 여덜배, 아호배였다. 7, 8, 9에 연속되는 받침 ㅂ은 뺀다는 뜻이다. 7, 8, 9 모두 ㅇ으로 시작하고 ㅂ으로 끝난다. 4, 5, 6에 모두 ㅅ 받침이 붙는게 3진법의 흔적이다. 


    숫자가 3까지 있었는데 10진법으로 바뀌었다. 영어, 불어에도 3진법 혹은 4진법에서 12진법까지 갔다가 다시 10진법으로 돌아오며 갈팡질팡한 흔적이 남아 있다. 고대인에게 셈은 나누기가 목적이므로 나눗셈이 잘 되는 12를 좋아한다.


    사리 - 꽉찬 물때. 물살이 빠르고 밀물이 최대로 들어오는 날이다. 산대로 계산하는 물때 변화의 1주기를 채운다. 밀물이 가장 낮게 들어오는 조금은 눈금을 표시하는 밑바닥 금이다. 만큼은 많은 금으로 볼 수 있다. 쌓기법은 쌓은 높이만큼 막대에 금을 그어 가격을 표시한다.


    사리다 - 밧줄이나 실이 헝클어지지 않게 간추려놓다. 세다와 같다.


    사리 - 사려놓은 국수 한 그릇 분량. 


    쌓다 - 삿(산대)를 쌓기법으로 쌓다.


    세다 - 삿(산대)을 세다.


   물때의 사리와 국수의 사리와 밧줄의 사리다에 공통된 의미는 분량을 정확히 셈하는 것이다. 헤아리는 것이다. 라면사리 하나는 한그릇 정량이다. 나이 한 살(삿)도 정량이다. 국수 한 사리처럼 1년의 한 사리가 가득 채워진 것이다.


    설 - 1개의 삿(살)으로 나타내는 
1년 365일 정량이다.

    사리 - 국수 한 그릇 정량이다.

    아치설 - 여기'까지'가 한 살이다.


    '아치설'은 '까치설'인데 '~까지'의 의미로 볼 수 있다. 여기까지가 살의 한도라는 말이다. '까지'는 '끝'의 의미다. 작은 설로 해석하면 잘못이다. 나이를 '먹는다'고 하는 이유는 빗살을 쳐서 눈금을 매겼기 때문이다. 먹이다>매기다.    


    설을 나이 한 살 더 먹는 날이라고 생각한다면 고도의 추상적 사고다. 살이라는 구체적인 물체가 있었고 셈에 쓰였다. 숫자가 없으므로 쌓기법을 써서 산가지를 보기좋게 쌓아서 보여줘야 한다. 추상중독에 걸린 우리의 사고는 모두 틀렸다.


    쌓기법은 상품을 바닥에 쌓고 막대기로 높이를 재서 가격을 결정한다. 이때 막대기에 눈금을 치므로 가격을 금이라고 한다. 조금과 만큼은 여기서 파생된 말로 볼 수 있다. 임금(이사금, 잇금)의 이齒는 계급을 나타내는 눈금일 수 있다.


    김대문은 떡을 깨물어 치아가 많은 유리왕이 왕위에 올랐다고 썼지만 믿기 어렵다. 쿠릴타이를 열어 제후를 많이 거느리는 사람이 왕이 된다. 백제 칠지도나 신라금관의 出자 모양 입식은 이를 나타낸다. 이는 제후를 나타내는 금이다.


    예천 삼강주막 흙벽에는 외상을 빗살로 표시한 눈금이 남아 있다. 금을 긋는 것을 '살'이라고 했을 것이다. 설은 일제히 살을 치는 날이다. 셈을 모르는 고대인은 기억을 공유해야 하므로 모든 사람이 일제히 한 살을 먹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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