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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771 vote 0 2024.11.09 (18:31:34)

    교양은 귀족이 하인을 다루는 기술이다. 하인을 가까이하면 기어오르고 멀리하면 원망한다. 가까이하면서도 기어오르지 않게 눌러주고 멀리하면서도 원망하지 않게 다독이는 기술이 교양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불편하지 않은 정도의 긴장이 있어야 한다.


    선을 지켜야 한다. 선을 넘으면 난장판이 된다. 교양은 선을 조절한다. 때로는 살짝 풀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바짝 조이기도 한다. 한국은 과거제도 시행으로 귀족이 사라져서 교양이 없다. 문화예술을 모른다. 챔피언에 대한 존경심이 없다. 콤플렉스를 들킨다. 


    그들은 다른 사람의 작품을 수동적으로 감상할 뿐 직접 생산하지 않는다. 문화의 소비자 지위에 머무를 뿐 생산자로 올라서지 않는다. 황교익 같은 자가 전형적인 속물이다. 남의 음식을 평가할 뿐 직접 조리하지 않는다. 결과물을 따먹을 뿐 원인에 서지 않는다.


    원인이 아니면 결과다. 원인에 서야 한다. 결과를 주목하면 속물이다. 내 입에 맞는 떡을 넣어줘. 나를 설득시켜 봐. 내 비위를 맞춰봐. 이러고 나자빠져 있다. 자기소개에 분주할 뿐 자신이 능동적으로 변하려는 마음이 없다.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인은 남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관심을 둔다. 외국인이 한국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도 궁금해한다. 그게 속물이다. 교양은 집단에 아부해서 좋은 평판을 받는게 아니라 내가 어떻게 선제적으로 남을 제압하고 통제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내놓는 것이다.


    예술가는 사람의 마음을 갖고 노는 기술자다. 챔피언은 사람을 다루는 프로페셔널이다. 한국인에게 교양은 하인이 아니라 주인이라는 신분의 표지다. 그 자체로 이미 다루어진 것이다. 난 하인이 아냐 하고 어필하려는 사람은 하인 중에서 청지기나 마름쯤 된다.


    예술은 자기만족의 추구가 아니다. 예술은 대화를 끌어내는 기술이다. 다른 사람이 한마디 하도록 만든다. 한국인은 무언가 보상을 받으려고 한다. 예술에서 무언가 얻으려고 한다. 그러다가 귀족들에 의해 길들여진 노예가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꼭두각시다.


    교양은 문화의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가 되는 것이다. 생산자가 갑이다. 교양은 문화권력을 틀어쥐게 한다. 대화에서 주도권을 잡게 한다. 예술은 무대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정신적 귀족이 되어야 한다. 귀족은 남들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는다.


    귀족은 사람의 마음을 조종한다. 남들이 자신에게 잘보이도록 만든다. 영화는, 음악은, 소설은, 시는, 춤은, 디자인은, 문화는 그게 사람을 낚는 수단이다. 묻노니 당신은 주인공인가? 주인공 마음을 가졌는가? 사람을 낚을 줄 아는가? 빈틈없는 사람은 낚지 못한다.


    봉건 신분제도는 사라졌지만, 어느 분야나 그 분야의 귀족이 있다. 음악의 귀족이 있는가 하면 문학의 귀족도 있다. 챔피언은 있다. 그들은 존경받아야 한다. 자기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 챔피언을 존경할 마음을 가져야 자신도 다른 사람에게 존경받을 수 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8]SimplyRed

2024.11.10 (16:58:30)

고픽셀 모니터로 선명히 보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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