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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533 vote 0 2024.09.13 (12:11:09)

    영혼은 없다. 영혼의 존재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인간은 어떻게든 영혼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내고야 만다는 것이다. 영혼이 없으면 곤란해지기 때문이다. 영혼이 없으면 옳고 그름도 없고, 성공과 실패도 없고, 윤리 도덕도 없고, 오늘을 사는 이유도 없다.


    모든 것이 파괴된다. 인생은 루틴의 연결이다. 루틴이 파괴된다. 삶의 정체성, 일관성, 연속성이 파괴된다. 인생이 기승전결의 전개라면 그러한 연결고리가 사라진다. 기쁨도 없고 슬픔도 없다. 만남도 없고 이별도 없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다른 사람이다.


    내일의 나를 위해 오늘의 내가 희생해야 할 이유는 뭐지? 실제로 이런 말을 한 사람이 있다. 사이코패스를 연구한 사이코패스 대학교수였다. 영혼이 없는 삶은 사이코패스의 삶과 같다. 사이코패스 교수는 동료와의 중요한 약속을 생까고 친구와 맥주 마시러 갔다.


    다른 사람 몇이 약속장소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이유로 내가 지금 눈앞에 있는 맥주 한 잔의 즐거움을 포기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는 진짜로 납득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사이코패스니까. 그렇다. 영혼의 의미는 다른데 있다.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리를 다친 개가 견주가 보는 장소에서는 다리를 절지 않는다. 견주가 사라지면 다리를 절뚝거린다. 양봉업자 프응 유튜브에 나온다. 개가 두려워하는 것은 무리에서 쫓겨나는 것이다. 야생에서 다친 개는 무리에서 버려진다. 개는 혼자 낙오되는 것이 두렵다.


    인간이 두려워하는 것은 자기 자신에게서 버려지는 것이다. 영혼이 없다는 것은 자신을 버리는 것이다. 목적도 없고, 성공도 없고, 실패도 없고, 동기도 없고, 보상도 없다. 삶과 죽음의 차이가 없다. 사이코패스가 그렇다. 인류는 그래서 영혼을 부정하지 못한다.


    구조론은 다른 것을 본다. 라디오에는 영혼이 없다. 라디오가 떠드는 것은 방송국에서 전파를 송출하기 때문이다. 개인은 영혼이 없다. 그러나 우주가 다 모이면 영혼이 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개인의 육체 속에 있지 않다. 개인들은 극장의 스크린과 같다.


    영화는 스크린에 있지 않고, 영사기에 있지 않고, 필름에 있지 않고, 촬영장에 있지 않고 영화를 본 모든 사람의 생각의 일치 속에 있다. 그것은 하나의 약속이다. 스크린에는 그림자가 있을 뿐이다. 영사기에는 빛이 있을 뿐이다. 필름에는 약품이 묻어있을 뿐이다.


    우리가 영화라고 부르는 것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가 아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분리되지 않는다. 육체와 영혼은 분리되지 않는다. 육체는 영혼을 가두는 감옥이라는 건 플라톤. 아름다운 육체에 건강한 영혼이 깃든다.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은 이원론이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일원론이다. 원래 진리는 일원론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하는 것은 구조다. 세상은 물질이 아니라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육체도 없고 영혼도 없고 구조가 있다. 구조는 연결되어 하나로 존재하는게 각별하다.


    영혼은 자아를 설명하려고 만들어낸 말이다. 자아는 자기결정권이다. 자기 자신을 통제하는 권력이다. 영혼이 없으면 자아가 없다. 사이코패스는 자아가 없다. 내일의 나와 오늘의 나가 투쟁한다. 내일 동료에게 욕먹더라도 오늘 맥주를 마셨으면 기분 좋잖아.


    동료에게 욕을 먹는 것은 오늘의 내가 아니라 내일의 나라구. 내일의 나는 다른 사람이지. 인간은 과거의 기억 때문에 고통받지만, 사이코패스는 행복하다. 과거의 나는 다른 사람이다. 나는 매 순간 새로 태어난다. 오직 현재만이 존재하며 과거와 미래는 남들이다.


    결국 현재까지도 초월한다. 자기부정으로 치닫는다. 그 결과는 자살이다. 윤석열은 이미 자살되어 있다. 미래에 욕을 먹는 것은 걱정하지 않고 오늘 대통령놀이를 즐긴다. 도박꾼이 조만간 오링될걸 알면서도 묻고 더블로 가를 외치는 이유다. 지금 기분 좋잖아.


    어린이에게 영혼은 없다, 천국은 없다, 내세는 없다, 심판은 없다는 말을 해주면 울음을 터뜨린다. 애들 울리면 안 된다. 애들은 가라. 인간은 자아가 있고 자유의지가 있고 자기 통제권이 있다. 연속성, 일관성, 정체성이 있다. 개체에는 없고 상부구조에 있다.


    라디오에 없고 방송국에 있다. 육체는 라디오다. 인간의 몸은 단말기에 불과하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인간이 영혼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보상을 받으려는 것이다. 도덕으로 보상받고, 선행으로 보상받고, 성과로 보상받으려는 것이다. 그런데 보상은 없다.


    착한 일을 하든 나쁜 일을 하든 징벌도 보상도 없다. 그렇다면 진짜는 무엇인가? 그것은 당신의 흥분이다. 액션은 흥분에서 나온다. 살아가는 이유는 미래의 보상이 아니라 지금 현재의 흥분이다. 만날 것을 만났을 때 흥분한다. 크게 흥분하면 큰 승부를 벌인다.


    만나면 흥분하고 흥분하면 끝까지 간다. 라디오가 방송국과 연결되면 흥분한다. 라디오가 방송국을 따르는 것이 다르마를 따르는 것이다. 영화를 끝까지 보는 이유는 흥분했기 때문이다. 흥분하지 않았다면 잠든다. 만나면 계속 싸우고 만나지 못하면 사라진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추론이 철학이다

2024.09.15 (22:16:39)

마술을 물리학과 엮어서 보면 물리학적 전제를 절대 무시할 수 없으므로 마술이 속임수라는 게 100%가 되는데 

종교의 신화도 이와 같은 맥락이고 

사람들 기준에서는 뭔가를 엮여서 본다는 것에 인지부조화가 있습니다 


동조현상은 남들 생각에 묻어 가야만 한다는 것이고 새로운 생각하면 집단으로 소외되니 자체적으로 불가능

구조론은 전체에서 부분을 봐야 하므로 어떤 부분을 얘기하려면 그것의 전제들을 열거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사과 하나를 애기하려면 생물학 뇌과학 물리학 이런 전제들을 알아야 하고 

결국 하나를 얘기하려면 열 정도는 알아야 하니 인지적 비용부담이 커서 마찬가지 문제입니다 


사람들은 주장을 하고 싶은데 구조론적 전제로 보면 전체에서 부분을 봐야 하므로

주장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만물이 엮여 있고 절대적인 진리가 있다는 걸 부정해야만이 

사람들이 뭔가를 주장하기 쉽고 소속하기 쉽고 마음의 안정을 얻습니다


사람들이랑 대화를 해보니 대부분 구조론적으로 통하지 않는데

그 이유가 자신을 세상의 기준으로 두는 걸 포기하지 못하는 거 같네요 

영혼이 없고 선악이 없다 하면 자신이 상처 받으니깐요




[레벨:8]펄잼

2024.09.16 (08: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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