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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787 vote 0 2024.08.30 (10:12:18)

    이와 비슷한 일은 주변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대화가 안 된다는 게 본질이다. 출신 성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계급제도는 사라졌지만, 계급의 본질은 여전히 살아있다. 먼저 말 꺼내는 사람이 손해다. 호구 잡히지 않으려고 본심을 감추면 대화는 겉돌게 된다.


    김근태는 노무현 앞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국무회의에는 입을 꽉 닫고 있다. 노무현이 해외로 나가고 없으면 뜬금없이 계급장 떼고 붙어보자며 개소리를 시전한다. 왜 그랬을까? 국무회의에서 노무현이 사람을 풀어 제압하려고 시도할 것으로 여기는 거다.


    회의에 참가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선수들이 미리 입을 맞춰서 특정인이 어떤 발언을 할 때 이렇게 제압하자고 각본을 맞춰놓는다. 말하면 불리해진다. 말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학교에서 왕따당하는 고딩은 절대 부모에게 말하지 않는다. 차라리 자살한다.


    말하면 되잖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인실좆을 경험하지 않은 철부지다. 인생이 만만한가? 괜히 사병들이 간부를 주적이라고 선언하는 게 아니다. 소대장 길들이기뿐 아니라 이방들의 사또 길들이기도 유명했다. 기생들을 동원해 웃음거리로 만들어 놓는다.


    호구 잡히면 그 어떤 아전들과 백성들도 사또 편에 서지 않는다. 완벽하게 고립된다. 임금에게 안 좋은 상소가 올라가고 파직된다. 정약용이 바보인 이유는 사또가 생면부지에 낙하산으로 떨어지는 구조문제를 구조로 풀지 않고 심리적 접근을 꾀하기 때문이다.


    사또가 애민정신을 발휘하여 백성을 도우면 되지 않을까? 아전들이 가만있나? 판소리의 신재효가 전국의 소리꾼을 자기 집 행랑채에 모아서 숙식을 제공했을 때 그 돈은 어디서 났지? 그게 사또를 물먹여서 만든 돈이다. 막연히 대화하자고 하는 것은 다 개소리다.


    대화가 안 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지점에서 대화는 시작되어야 한다. 사병이 장교로 승진해야 주적문제가 해결된다. 혼자 승진하면 왕따 되므로 일제히 승진해야 한다. 장교가 사병의 고충을 살피다가는 바보 된다. 사병이 죽어도 모르쇠를 해야 내가 살 수 있다.


    방시혁은 사또가 이방의 고충을 들어주다가 바보 된 경우다. 백억 주면 민희진이 천억 내놓으라고 요구한다. 천억 주면 된다. 근데 천억을 주니 1조 내놓으라고 딜을 친다. 이렇게 된다. 중요한 것은 협상이 안 된다는 거. 협상하려고 말을 하면 카톡 까기 때문에.


    민희진은 김근태와 비슷하다. 노무현이 이미 다른 장관들과 말을 다 맞춰놨겠지. 정동영이 노무현을 뒤에서 조종하겠지. 그렇다면 승부수를 던져야지. 이러다가 망했다. 살살 꼬셔서 자기편 만들 생각을 하지 않고 너무 일찍 '간부는 주적이다.' 선언해 버린 것이다.


    왜 김근태는 정동영을 정면으로 치지 못하고 엉뚱하게 노무현을 때렸을까? 정동영 치면 정동영이 위고 김근태가 아래라는 사실이 드러나서 개쪽을 팔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문제 때문에 고딩이 왕따를 당해도 말을 안 한다. 말하면 더 큰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남녀 간에도 이 문제로 틀어진다. 고졸남과 대졸녀가 결혼해도 대화해서 잘 풀면 되잖아? 실패한다. 약점을 공개하면 죽는다. 진작에 약점을 공개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천만에. 뻔뻔하다는 말을 듣는다. 약점을 강점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합리적 사고 - 나는 이 약점이 있으니까 도와 달라. 대신 이건 내가 도와줄게.

    인실좆 현실 - 약점을 빌미로 아주 기선제압을 시도하는구나. 밀리면 죽는다.


    고졸남의 약점 고백을 대졸녀가 받아들이면? 고졸 친구 백 명을 집으로 불러와서 집안을 난장판 만든다. 고졸 한 명은 내가 감당할 텐데 백 명은 감당을 못하지. 차라리 너는 대졸인 척 사기 쳐라. 내가 속는 척해줄게. 고졸약점 공개보다 대졸인 척 사기 치는 게 낫다.


    이래서 세상이 망하는 것이다. 대화는 불통이다. 대화하면 더 나빠진다. 대화가 안 된다는 사실을 솔직히 드러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시작된다. 조폭에 몸담고 창녀에 몸담았다는 사실을 감추고 잘 사는 부부 많다. 솔직하게 대화했다면 백 퍼 이혼당했다.


    원래 명문대 나온 쑥맥은 노는 언니가 데려가는 게 현실. 역설이지만 어찌 보면 그게 합리적이다. 허심탄회한 대화는 인실좆으로 망한다. 아전 뒤에는 세력이 있듯이 사병 뒤에도 고참이 있다. 세력과 세력의 충돌은 전쟁밖에 답이 없다. 허다한 전쟁의 원인이다.


    김근태 뒤에는 민평련 있고 민희진 뒤에는 무당이 있다. 그것을 알아채는 순간 대화는 끝. 세력이 붙는 순간 게임은 끝. 괴철이 붙는 순간 한신의 죽음은 결정된 것. 민평련이 정동영과 노무현을 갈라치기 하려다가 김근태 죽였다는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없었지. 


    엄마가 장윤정 죽이고, 형이 박수홍 죽이고 세상이 다 그런 거지. 그냥 엄마가 나쁘다, 형이 나쁘다고 말하는 사람도 물정을 모르는 거. 에너지는 한 번 방향이 정해지면 계속 갈 수밖에 없어. 세력이 방향을 정하면 돌이킬 수 없어. 운명의 수레바퀴 밑에서 신음.


    약점 있는 사람을 돌봐주면 자리를 깔기 시작한다. 다음에는 자리의 확장을 시도한다. 가만 놔두면 갈 데까지 간다. 폭주를 멈추지 않는다. 사회에서 겪어본 사람은 이 말의 의미를 알 것이다. 노숙자 한 명 돌봐줬더니 노숙자 친구 백 명을 불러왔다. 어쩌겠는가? 


   야생 여우 한 마리를 돌봐줬더니 여우 백 마리가 몰려왔다. 이건 유튜브 영상. 유방과 한신이 대화를 잘해서 형님 좋고 아우 좋고 하는 일은 역사에 없다. 이것은 에너지의 법칙과 맞지 않는다. 민희진이 역사 공부를 했으면 자기가 한신 위치에 있다는 걸 알았을 텐데.


    안철수 뒤에 김미경이 붙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순간 안철수와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은 지구에 한 명도 없게 되었다는 거. 박근혜는 사실상 최순실이 타살한 거지. 최순실의 존재가 드러난 순간 대화는 불통. 김건희의 개입이 드러났는데 누가 윤석열과 대화하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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