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마는 권력이다. 인간은 권력에 의지한다. 권력이 부정적 의미로 사용될 때가 많아서 오해를 부른다. 다르마는 내가 의지하는 것이다. 의지하므로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다. 보험에 들어두는 것과 같다. 보험금 타먹는게 목적이 아니다. 자동차보험에 들어야 안심하고 운전을 할 수 있다. 보험을 타먹었다면? 사고가 났다는 말이다. 사고 내려고 보험에 드는가? 권력을 행사하는게 목적이 아니다. 권력이 있지만 권력을 휘두르지 않는데 권력의 진정한 의미가 있다. 권력에 의지하여 외부의 영향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뜻대로 의사결정한다. 권력이 있어야 자유가 있고 그 자유에 의미가 있다. 아이가 자유롭게 뛰어노는 것은 엄마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엄마의 시선에서 벗어나는 순간 놀이터에 데려다 놔도 놀지 못한다. 주변을 경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권력은 남을 지배하는게 아니라 자신이 자유로운 것이다. 이 경우는 권리라는 말을 쓰지만 권력과 같다. 수동적으로 방어하면 권리가 되고 능동적으로 공격하면 권력이 된다. 유비 관우 장비가 도원결의하면 권력이 생긴다. 권력은 유비 혼자 사용하지만 관우, 장비도 거기에 지분이 있다. 유비는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자기 마음대로 하지 않는다. 유비 마음대로 하면 관우, 장비가 떠나고 권력이 깨진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 한 번은 유비 마음대로 해야 한다.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면 권력의 의미가 없다. 다르마는 내 맘대로 할 권리를 얻었지만 내 맘대로 하지 않는 방법으로 신뢰를 얻어서 힘을 비축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내 맘대로 해서 확실히 방향전환을 하는 것이다. 인생에 방향전환의 기회는 많지 않다. 진학할 때, 독립할 때, 결혼할 때 방향을 전환한다. 공통점은 누군가를 만난다는 점이다. 태어나면 부모를 만나고, 진학하면 스승을 만나고, 독립하면 동료를 만나고, 결혼하면 배우자를 만난다. 자유의지는 만날 상대를 내가 선택하는 것이다. 다르마는 그 방법으로 권력을 형성하는 것이며 그 권력을 소비하지 말고 유지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는 행사해야 한다. 더 높은 세계로 자신을 이끌어줄 파트너를 만나야 한다. 유비가 제갈량을 만나자 관우, 장비는 입이 한 발이나 나왔다. 그동안 한솥밥을 먹고 한 침대를 썼는데 네 명이 같은 침대에서 잘 수는 없잖아. 쓰리섬도 아니고 뭐야? 유비가 제갈량을 만나더니 관우 혼자 형주에 남겨놓고 떠났다. 유비가 군벌의 수장에서 왕으로 승급하려면 별수 없다. 다르마는 만날 사람을 만나고 만나서 팀을 이루고 팀을 깨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만든 힘으로 더 높은 세계를 만나는 것이다. 언젠가는 부모를 떠나고 스승을 떠나고 독립해야 한다. 휘두르는 권력이 아니라 의지하는 권력이 다르마다. 이것을 표현할 적당한 단어가 없다. 우리는 휘두르는 권력만 생각하므로 권력을 부정적 가치로 보고 권력을 혐오한다. 의지하는 권력을 나타내는 말이 없다. 의지意志가 아닌 의지依支권력이 진짜다. 행복, 사랑, 쾌락 다 필요 없고 도덕, 윤리, 명성, 평판 다 필요 없고 자유, 민주, 평등, 평화 다 필요 없고 오로지 의지하는 권력이 필요할 뿐이다. 인간들이 그것을 나타낼 적당한 단어를 떠올리지 못해서 이념이 어떻고 하며 말이 많다. 행복, 쾌락, 사랑 – 인간을 만나게 하는 유전자의 장치. 만나면 흥분한다. 윤리, 도덕, 명성, 성공 – 개인을 만남의 장인 사회로 유도하는 장치. 공존훈련이 필요하다. 자유, 민주, 평등, 평화 – 집단이 만날 확률이 높은 쪽으로 제도 개선. 집단의 방향을 제시한다. 강을 건너면 뗏목을 버려야 한다. 행복이든, 쾌락이든, 사랑이든, 윤리든, 도덕이든, 명성이든, 성공이든, 출세든, 자유든, 민주든, 평등이든 강을 건너는 뗏목에 불과하다. 다르마가 진실하다. 다르마는 관성력이다. 각운동량보존이다. 에너지가 방향을 틀 때 그것을 거부하려는 힘이다. 밸런스의 복원력이다. 심리학은 가짜고 물리학이 진짜다. 작고 잦은 변화를 거부하고 몰아서 한꺼번에 큰 변화를 만든다. 자신을 방어할 때는 집단의 치고 나가는 관성력에 의지하고 자신이 능동적으로 변화할 때는 몰아서 한 방에 조져야 한다. 천하인의 마음, 왕의 마음, 장교의 마음을 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평소에는 사병처럼 행동하다가 중요한 때는 왕처럼 행동한 사람이 고제 유방이다. 왕과 장군과 장교와 부사관과 사병을 모두 경험하고 적절히 맞게 행동한 사람은 징기스칸이다. 그들은 다르마를 따랐다. 집단의 에너지를 보존하는 의사결정을 했다. 보존한 에너지가 똥 되기 전에 필요한 방향전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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