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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180 vote 0 2024.08.20 (21:00:59)

    방향전환이 안 된다는 것이 구조의 딜레마다. 관성의 법칙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사건 밖에서는 방향전환이 되는데 사건 안에서는 안 된다. 에너지가 유체의 성질을 가지는데 유체는 톱니가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이다. 닫힌계 안에서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므로 방향전환을 할 수 없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에 따라 왕, 장군, 장교, 부사관, 사병이 있다. 장교는 사병이 될 수 있지만 사병은 장교가 될 수 없다. 사병이 장교 되면 나라가 망한다. 로마의 군인황제, 고려 무신정치, 삼국지 동탁, 일본의 전국시대다. 5호 16국과 5대 10국의 혼란기가 그러하다. 끝도 없는 하극상이 이어진다. 


    방향전환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 왕, 장군, 장교, 부사관, 사병을 모두 경험한 사람이다. 징기스칸이 그러하다. 사실 징기스칸은 태어날 때부터 왕자였다. 엄밀하게 말하면 방향전환을 한 것이 아니라 여러 방향을 동시에 소화한 거다. 왕과 장군과 장교와 부사관과 사병을 동시에 연기하는 것이다. 


    징기스칸은 증조부 카불칸의 후손이다. 배다른 형을 죽이고 노예가 되었다가 금나라로 도망쳐 백부장이 되었는데 병사 100명을 지휘했다. 징기스칸은 평생 이를 자랑으로 여겼다. 혈통 덕분에 자동으로 칸이 되었다. 왕, 장군, 장교, 부사관, 사병을 모두 경험했다. 노예부족 출신 자무카는 못 했다.


    이와 가까운 캐릭터는 나폴레옹이다. 장교 출신이지만 포병 장교는 전장에 대포나 끌고 다니는 노가다 군인이다. 장군까지는 무리가 없는데 왕은 무리였다. 나폴레옹은 황제가 되지 말았어야 했다. 알렉산더와 곽거병은 사병 생활을 겪어보지 않았다. 일찍 죽은 이유다. 히틀러는 하사 출신이다. 


    역시 총통은 무리다. 노무현은 고졸이지만 엘리트다. 귀족 생활을 안 해본 게 약점이다. 인간은 방향을 바꿀 수 없으므로 미리 겪어봐야 한다. 태어날 때부터 왕으로 태어나야 한다. 스스로 사병이 되어야 한다. 표트르 황제다. 신분을 감추고 유럽 여행을 했다. 영화나 드라마에 잘 나오는 캐릭터다. 


    선덕여왕이 민중 속에 섞여 개고생을 한다는 식이다. 왜 군자의 길이 아니면 안 되는가? 왜 천하인이 아니면 안 되는가? 왜 역사와 진리와 문명과 진보의 편에 서야 하는가? 그게 제왕학과 같다. 여러분은 왕이 되어본 적이 없으므로 구조론연구소에서 왕의 마음을 가지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 


    방향전환이 안 되는게 문제다. 진보에서 보수로 미끄러지는 것은 가능하다. 보수에서 진보로 올라서기는 불가능하다. 진보와 보수의 두 카드를 지니고 있다가 차례로 카드를 꺾는다. 장기전은 진보로 하고, 단기전은 보수로 가다가 나중 단기전을 버린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을 동시 착수한다.


    질은 설계도만 그린다. 왕은 설계만 하고, 장군은 기초만 다지고, 장교는 1층만 올리고, 부사관은 3층까지 완성하고, 사병은 인테리어까지 마감한다. 사병 경험으로 부사관을 완성하고, 부사관 경험으로 장교를 완성하고, 장교 경험으로 장군을 완성하고, 장군 경험으로 왕을 완성시켜야 김대중이다.


    김대중이 김종필과 손잡은 것은 왕의 외교다. 노무현은 왕이 아니므로 대연정을 하면 안 된다. 한동훈이 김대중을 흉내 내면 죽는다. 그것은 왕만 할 수 있다. 다섯 가지 캐릭터를 동시에 연기하되 나이가 들면서 하나씩 카드를 꺾어서 최후에는 왕의 캐릭터만 남기는 것이 올바른 방향전환이다. 


    김어준처럼 졸라 씨바를 구사하는 것은 부사관 행동이다. 계속 음모론으로 가면 왕이 될 수 없다. 정봉주도 하는 행동이 부사관이 보급품 빼돌리는 얌체짓이다. 이명박도 꼼수가 부사관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다. 부사관이 고지식해서 원리원칙 따지면 사병은 힘들어진다. 소대장 길들이기 한다. 


    고지식한 소대장이 내무반 분위기를 망친다. 윤석열은 고시 아홉 번 떨어지고 아버지한테 뒈지게 맞아서 왕이 될 수 없다. 왕의 마음을 가져본 적 없었다. 이준석 쳐내고, 유승민 쳐내고, 한동훈과 다투는게 왕의 마음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조는 정통성이 없었기 때문에 전전긍긍했다. 


    사도세자를 카리스마로 찍어 누르지 못하고 앙앙불락한 게 스트레스를 떠넘긴 것이다. 소론이 영조를 인정하지 않고 게장을 안 먹겠다고 덤비니 열받아서 분통을 터뜨렸는데 사도세자가 유탄 맞았다. 얼떨결에 왕이 되어 왕의 마음을 배우지 못했다. 유사한 캐릭터가 곽거병과 비교되는 위청이다.


    위청은 양치기 노예였는데 누나가 황제의 비로 들어가서 졸지에 장군이 되었다. 노예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전쟁터에서 많은 전공을 세우고도 황제 눈치를 보다가 학자의 비판을 들었다. 곽거병은 달랐다. 태어날 때부터 황제의 조카였다. 너무 거리낌 없이 까불다가 일찍 죽어버린 거다.


    위청은 왕의 경험이 없고 곽거병은 사병 경험이 없다. 한쪽 세계만 알아서는 완전체가 될 수 없다. 목포 천재 김대중은 완전체다. 당시만 해도 시골에서 그 정도 되면 다들 쩔쩔맨다. 왕의 마음을 가질 수밖에. 미국을 방문해도 놀지 않고 석학들과 인맥을 만들어왔다. 대통령 준비 끝내고 왔다.


    김영삼은 미래의 대통령이라고 써 붙였지만 대통령학을 공부하지 않았다. 해외에 인맥이 없었다. 일본 버르장머리를 고치려다가 IMF 불렀다. 왕을 안 해봐서 왕노릇을 못 한 것이다. 김영삼이 진작 미국을 다녀왔고 저명한 석학들과 교류해서 인맥을 만들었다면 달랐을 거다. IMF는 막았을 것이다.


    하긴 아이큐가 안 되는데 어쩌겠는가? 김대중은 감옥에서 영어를 배웠다. 김대중이 귀국해서 흥사단 여성백인회관에서 하는 첫 강연을 들었는데 신문기자들이 원하는 발언을 하지 않는 점에서 놀랐다. 유명한 석학들 이름을 나열하는데 기자들 니들 수준에서 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김대중은 기자들 정도는 갖고 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김영삼의 언어는 전형적으로 신문기자들 너스레 떠는 수준이다. 언어가 다르다. 강연장은 강의실 분위기가 되었다. 그때 그는 민주화 투사가 아니라 신문명의 전도사였다. 미국에서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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