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문제는 감시자가 없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모순적인 판단을 감시하는 인공지능이 등장하면 게임은 끝난다. 최근에 자기감시 기능을 갖춘 인공지능이 등장했다고 한다. 그럼 끝났네. 특이점이 온 것이다. 그런데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장벽이 더 있다. 인공지능은 안테나가 없다. 입력장치가 없다. 인간의 눈과 귀와 코와 피부와 혀는 안테나다. 인공지능이 일반인공지능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다. 그리 어려운 게 아닌데 왠지 몰라도 인공지능은 데이터 학습만 반복하고 눈코입귀몸을 붙여주지 않는다. 도형을 인식하지 못한다. 패턴을 찾지 못한다. 뭔가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다. 지능의 출발점이 무엇인가? 자기복제다. DNA의 복제기능이 지능의 출발점이다. 원래 지능은 피아를 구분하지 못한다. 자기 바깥의 자극과 자기 내부의 자극을 구분하지 못하는 거다. 소리는 외부에서 들린다. 배가 아픈 것은 내부의 신호다. DNA 관점으로 보면 외부신호나 내부신호나 똑같은 자극이다. 진화라는 것은 외부신호를 내부신호로 바꾸는 것이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을 내부에서 복제하면 그게 시각이다. 패턴인식에 성공한다. 꿈속에서는 빛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도 뇌 안에서 빛과 같은 환영을 만들어낸다. 인공지능은 외부신호를 받아들이고 내부에서 복제하는 입력장치가 없다. 별로 어렵지도 않은데 그게 왜 없는지는 필자가 알 수 없다. 인공지능 연구자가 등신들인가? 그럴 수 있다. 왜 최적화하지 않나? 까마귀의 뇌는 작고 뇌 속에서 판단하는 부분은 더 작다. 까마귀의 뇌는 콩알만 한데 거기서 도구를 사용하는 의사결정하는 뇌의 영역은 좁쌀보다 작다. 거기에 비하면 인간의 뇌는 매우 크다. 인간은 도구사용능력이 까마귀보다도 못하다. 3살 아기와 3살 까마귀의 문제해결 능력, 도구사용능력을 비교하면 까마귀가 월등하다. 물통에 돌을 집어넣어 먹이를 부양시켜 꺼내는 방법은 인간이라면 교육받지 않았을 때 10살 꼬마도 못 한다. 한다면 어디서 배운 것이다. 인간은 집중력이 있어 해내겠지만. 까마귀는 도구의 사용과 관련되는 특별한 안테나가 있다고 봐야 한다. 힘의 전달경로를 추적하는 감각이 있는 것이다. 예컨대 중력을 보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압력이나 밀도를 볼 수가 있다면? 수압을 눈으로 본다면? 인간의 언어능력도 안테나가 있는 것이다. 인간은 언어에서 패턴을 발견하는 안테나가 있다. 개도 사람 말을 듣지만 패턴을 발견하지 못한다. 인간의 패턴인식은 그냥 된다. 아기는 엄마의 표정을 복제한다. 상대방의 감정을 읽는 것이다. 이것은 그냥 되는 것이다. 물론 감정을 읽지 못하는 아기도 있다. 아기가 옹알이를 하는 이유는 뇌가 자극받아 흥분하기 때문이다. 패턴을 감지하면 호르몬이 나오고 흥분하고 집중하는 구조가 있는 것이다. 머리가 좋은 게 아니고 동물에게는 없는 게 있다. 입력장치가 없는데 반도체만 잔뜩 쏟아부어봤자 의미 있는 성과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