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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617 vote 0 2011.04.06 (13:41:28)

 

 

경쟁과 비경쟁, 정치한 이해


막연히 경쟁을 하느냐 마느냐, O냐 X냐, YES냐 NO냐, 흑백논리로 찬반을 논하는 식이면 과학적인 접근이 아니다. 구조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상부구조냐 하부구조냐, 블루오션이냐 레드오션이냐다.


언제나 그렇듯이 상부구조는 경쟁에서 빠지고, 하부구조는 경쟁을 당한다. 블루오션은 경쟁에서 빠지고 레드오션은 경쟁을 당한다. 능력이 있으면 경쟁을 안 하고, 능력이 없으면 경쟁을 당한다.


무엇인가? 경쟁은 하는게 아니라 당하는 거다. 왜? 능력이 없으니까. 이 점을 바로 이해하여야 한다.


60년대 미국 흑인사회에 가발붐이 일었는데, 한 사람이 가발을 수출하여 돈을 벌었다고 하니까 너도나도 가발장사를 해서 단번에 시장을 말아먹어 버렸다. 한국제 싸구려 가발이 쏟아지니 흑인들이 질려서 가발을 안 쓰게 된 것이다.


원래 유태인들이 자기네끼리 사이좋게 야금야금 해먹던 건데 한국인은 순식간에 말아먹은 것이다. 70년대 중동 건설붐도 그렇고, 김우중이 앞장섰다는 수출붐도 그렇다. 한 사람이 미국 건너가서 백화점 망을 뚫으니 너도나도 이를 모방한 종합수출상사를 세워 단 번에 파장시켜 버린다.


이는 한국인의 민족성 문제가 아니고, 확실한 기술적 우위 없이 저임금에 바탕한 쥐어짜기식 수출이었기 때문이다. 사과상자 겉에는 멀쩡한 것을 올리고 밑에는 썩은거 넣었다는 이야기가 나돌곤 했다. 요즘 중국에서 하는거.


과당경쟁? 확실한 기술이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구조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구조가 전개하는 ‘질, 입자, 힘, 운동, 량’ 중에서 첫번째 질의 단계에서는 경쟁이 전혀 없다. 이 단계에서는 있는 자원의 포지션들을 조합하고 외부에서 에너지원을 끌어들인다.


이는 오직 협력으로만 가능하며 경쟁으로는 불가능하다. 사회에서 이런 현상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어 저작권을 행사하지 않고 공짜로 나눠주는 것과 같다. 인터넷 초창기에 무료서비스를 많이 한 것과 같다.


이 단계에서는 일단 파이를 키워야 하기 때문에 대략 공짜다. 팀을 만들기 위해 멤버들을 끌어모으는 단계다. 진입장벽이 있으면 멤버들이 모이지 않으므로 판이 꾸려지지 않는다. 당연히 문턱을 낮추고 개방하는 것이다.


입자 단계에서는 스티브 잡스와 같은 한 명의 뛰어난 리더와 그를 따르는 여러 팀원들 간의 적절한 역할구분이 있고 이 단계에서도 본격적인 경쟁은 없다. 김대중 대통령과 같은 뛰어난 리더 주변에 한화갑, 권노갑, 김옥두 같은 좀 아닌 아저씨들이 걍 묻어가는 것과 같다.


리더가 뛰어나면 별볼일 없는 인간들도 제법 능력을 발휘한다. 386 정치인들 대부분 뛰어난 유시민 한 명 덕분에 묻어간 주제에, 요즘은 유시민 까는 걸로 연명하고 있다. 이때 단 한 명의 진짜배기 때문에 열, 백, 천의 쓰레기들이 괜찮아보이는 착시현상 일어난다.


노무현 대논객이 없으니까 논객시장 자체가 죽어버린 것과 같다. 강준만부터 시작해서 여러 사람이 저 잘난 줄 알고 우쭐댔지만 이것이 다 노무현이 만들어놓은 희망이라는 판에 묻어간 것이다.


노무현의 등불에 희망이 있으니까 개나 소나 다 나타나서 내가 선지자요 하고 지쪼대로 떠들어댄 것이다. 등불에 부나방 모여들듯이 말이다. 지금은 등불이 사라지니 나방도 없어졌다.


아이돌 가수들도 노래는 한 두명이 부르고 나머지는 긴 다리나 들썩대며 묻어가는 거다. 어느 분야를 가더라도 진짜 좀 아는 사람은 많아야 다섯 명 정도다. 나머지는 흐름을 타고 따라가는 거다. 대부분 무임승차다.


경쟁? 천만에. 그냥 줄잡고 따라가는 거다. 줄을 잘 댄 인간은 경쟁 안 하고 팔자 피는 거고 줄을 잘못대면 경쟁의 나락으로 떨어져서 망하는 거고.


본격적인 경쟁은 힘의 단계에서 일어난다. 힘의 단계에서 일어나는 경쟁은 성능경쟁인데 이 경쟁은 그다지 치열하지 않다. 성능경쟁은 명품과 같아서 분명 경쟁이 있지만 실제로는 어떻게든 경쟁을 회피한다.


예컨대 좋은 독일차나 일제차는 브랜드 내세워서 후진국에서 제값 다 받고 비싸게 판다. 요즘은 한국차도 후진국에 가서는 제값 다 받고 판다는 말이 있더라.


미국 흑인 가수들은 백인이 못 부르는 노래를 부르는데, 시간이 지나면 백인 모방자가 나온다. 엘비스 프레슬리 나오고, 에미넴 나오고, 브리트니 스피어스 나온다. 이때 흑인 뮤지션들은 새로운 노래와 춤과 동작을 개발하여 백인이 못 따라오는 경지로 도망가버린다. 그러면 또 백인이 흉내내고 이 과정이 되풀이된다.


여기서 흑인은 백인과 경쟁 안 한다. 백인이 쫓아오면 다른데로 도망가버리고 한국여자골퍼가 쫓아오면, 아예 골프대회를 안해버리고(최근 LPGA 여자골프대회 대거 축소) 아저씨 아줌마 군단이 나타나서 가게 물 버리게 되면 아예 가게 딴 데로 옮겨버리고. 같은 바운더리 안에서 경쟁을 안 하고 아주 도망을 다닌다.어떻게든 장벽을 만들어 경쟁을 회피한다.


우리가 비판하는 무리한 경쟁은 운동의 단계에서 일어나는 줄세우기다. 이 단계에서는 누군가를 배제하는 형태로만 효율을 생산할 수 있다. 예컨대 아마존 정글에서 식량생산을 늘리는 방법은 딱 하나다. 전쟁을 해서 인구를 줄이는 방법이다. 그 외에는 어떠한 방법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구조에서는 오로지 배제만으로 가치를 창출한다.


왜 피터지는 경쟁을 하는가? 배제의 방법 외에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뭔가를 플러스 해서 가치을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를 쥐어짜는 방법으로만 가치를 생성할 수 있다. 애초에 플러스 방향으로는 나아갈 길이 없다. 기승전결 구도에서 결 단계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수익을 늘리는 방법은 기술개발이 아니라 하청업체 착취다. 문제는 재벌이 여기에 맛들여서 계속 이 단계에 머무르려고 하는 거다. 후진국 보면 재벌들이 절대 기술개발 안 한다. 왜? 땅장사로 쉽게 돈 벌 수 있는데 미쳤다고 기술개발 하는가? 바본가? 안 해도 되는데 왜 해?


그 사람들이 돈 버는 방법은 오직 하나다. 마피아를 동원하거나 킬러를 고용해서 경쟁자를 죽여버리는 거다. 지금도 러시아에서는 주로 이 방법으로 재벌이 된다. 지금 러시아에서 돈 되는건 자원산업 뿐인데 자원확보 경쟁은 사실 전쟁과 같다. 정복만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러므로 암살과 테러야말로 가장 좋은 가치창출 수단인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두꺼운 방탄차를 타고 다닌다. 브라질도 비슷하다. 방탄차 잘 팔린다. 경호산업이 주요산업이다.


힘이 있으니 그냥 뺏으면 되는데 미쳤다고 힘들게 기술개발 하는가 말이다. 기술경쟁이라는 것도 해본 사람이 하는 거다. 몇 십년 축적된 노하우가 있어야 기술경쟁도 가능하다. 맨바닥에 헤딩하는 조폭들이라면 그냥 뺏는 거다.


마지막 량 단계에서는 생산성이 아주 소멸하므로 다시 경쟁이 사라지고 재편성이 일어난다. 생산능력이 없는 어린이를 경쟁시키지 않는 것과 같다. 아프리카 부족민 마을에 아무런 경쟁이 없는 것과 같다. 에이즈로 인구가 감소해서 경쟁할 사람이 증발해버렸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금 문명이 어느 단계에 와 있느냐다. 요즘 미국에서도 한국식 교육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이 질, 입자 단계를 넘어 힘, 운동 단계로 추락하고 있다는 증거다. 미국문명의 몰락을 방증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후진국은 경쟁할 수 밖에 없으며 경쟁하지 않는 방법은 없다는 거다. 옳고 그르고 자시고 간에 방법이 없는데 어쩌겠는가? 독안에 든 쥐들은 동료의 살을 파먹고 사는 수 밖에 없다. 민주당 바보들은 유시민 죽이는 거 외에 방법이 없다. 그 사람들이 대통령 되는 방법은 다른 국회의원이 사고로 전부 죽어버리는 거 밖에 없다. 경쟁자가 다 죽을때까지 기다리는거 외에 아는게 없다.


그러므로 경쟁이 옳다 그르다를 논할 필요는 없으며, 중요한건 대한민국의 상위 0.00001프로인 우리다. 우리는 질의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을 하지 않는다. 우리가 경쟁을 거부하는 것은 자신감의 표현이다. 경쟁 안 하고도 이길 수 있는데 미쳤다고 경쟁하나?


필자는 어릴때부터 남들 하는건 안 했다. 잘 살펴보면 남들 안 하는 것 중에도 할 일이 많은데 미쳤다고 남 하는거 따라하나?


기승전결의 기와 승은 경쟁하지 않는다. 기는 외부로 나가서 자원을 끌어모아 팀을 만드는 방법으로 경쟁없이 가치를 창출하고, 승은 한 명의 뛰어난 리더에 줄을 대고 묻어가는 방법으로 가치를 창출한다.


뒤처진 전과 결이 좁은 바운더리에 갇혀서 피터지게 경쟁하는 거다. 왜냐하면 기는 그 바운더리를 확정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신대륙에 가서 새로 구획을 긋는다. 아무리 살펴봐도 그 신대륙이 보이지 않는다는 바보들은 계속 경쟁하는 수 밖에 없다.


전과 결은 남이 그어놓은 구획 안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우리는 신대륙을 개척하여 허허벌판에 새로 구획을 긋고 표준을 세운 다음 남들이 따라오면 그들에게 비싼 가격에 분양하여 이득을 취한 다음, 또다른 곳으로 넘어가서 거기서 새로운 구획을 만든다. 또 떼로 몰려오면 분양해서 팔아치우고 또다른 곳을 개척한다. 이 과정을 반복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경쟁할 일이 없다. 경쟁할 바보들은 경쟁하게 놔두고 우리가 경쟁을 안 한다는 거다.


세상의 바보들에게 경쟁하지 말라고 말하면 안 된다. 니들은 바보니까 불쌍하게 계속 거기서 그러고 살아라고 말해주면 된다.


블루오션은 경쟁을 안 하고 레드오션은 경쟁하는 거다. 능력이 있으면 경쟁이 없는 블루오션으로 가고 능력이 없으면 경쟁을 하는 레드오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거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능력이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한 사람의 재주가 아니라 여러 사람의 재주를 합치는 구조의 모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게 구조론이다. 우리는 구조론이 있고, 따라서 모듈이 있고, 그 모듈을 통하여 각자의 능력을 합칠 수 있고, 그러므로 우리는 능력이 있고, 저 쪽의 바보들은 혼자니까 다투면 항상 우리가 이긴다. 왜? 우리는 팀이고 그들은 혼자니까.


그러므로 우리는 경쟁을 안 한다.


경쟁은 당하는 거다. 바보같이 경쟁당하지 말자. 그 방법은 팀을 꾸리는 거다. 팀을 꾸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구조론의 모듈이다.


http://gujoron.com




프로필 이미지 [레벨:15]aprilsnow

2011.04.06 (23:41:01)

역시 정말 신랄하고 명쾌합니다.

 

각자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 능력을 서로 합치고 협력하는 사회가 

결국 모두가 승리하는 구조임을  증명하고 실현해가는 모습이 대세가 되기를 바랍니다.

 

더 이상 아이들이... 사람들이...

효율없는 경쟁의 이데올로기에 양떼몰이처럼 몰려가게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피리부는 사나이의 소리에 홀려 강물속에 수장되고 죽어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경쟁이 먼저인가..  협력과 창의가 먼저인가...

이런 선후, 흑백의 문제가 아니고.

경쟁의 능력이 있어야 경쟁을 벗어나 존엄의 단계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애초부터 존엄을 깨달아야 경쟁없이 승리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진짜 교육은 그런 것부터 먼저 깨닫게 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결국 경쟁은 진보의 답이 될 수 없는 것.

[레벨:12]김대성

2011.04.07 (01:15:32)

전송됨 : 페이스북

 옳소.

[레벨:7]꼬레아

2011.04.07 (18:44:11)

 

뻥 !  뚫리는 글 ^^

 

오호~

경쟁은 모자란 사람들이 하는 것

영삼이에게 필요한 것은 경쟁

모자란 인간이니까

 

김대중 노무현 

사실 그분들의 인생에는 경쟁이란 단어가 필요 없는 분들이었지

걍 창조자

 

유시민  ^^

걍 달려 ))))))))))))))))))))))))))))))))))))

프로필 이미지 [레벨:7]정경자

2011.04.08 (11:09:07)

우리는 신대륙을 개척하여 허허벌판에 새로 구획을 긋고 표준을 세운 다음 남들이 따라오면 그들에게 비싼 가격에 분양하여 이득을 취한 다음, 또다른 곳으로 넘어가서 거기서 새로운 구획을 만든다. 또 떼로 몰려오면 분양해서 팔아치우고 또다른 곳을 개척한다. 이 과정을 반복한다.

 

이부분 너무 웃겨요. ㅋㅋ

[레벨:12]김대성

2011.04.08 (17:22:05)

전송됨 : 페이스북

 양보나 겸손 같은 말도 그냥 져준는게 되어서는 허무함. 물려주고 딴세계로 갈뿐이니.

프로필 이미지 [레벨:15]aprilsnow

2011.04.08 (11:21:52)

오늘 새벽 신문에서 또 한명의 카이스트 생이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읽습니다.

 

어제 초등생을 입학시켜 놓고 불안해하는 어느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핀란드 교육이 말하는 한 구절을 인용하게 되었죠.

매번 이 구절을 말할때마다 목이 메어오는 그말..

'우리는 가진 것이 너무 없어서

 낭비할 여유가 없다.

 어느 한 아이의 재능도...'

그 말을 하는 순간......  이야기를 나누는 어머니의 눈에도 제 눈에도

눈물이 맺힙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계속되는 죽음의 행렬....

 

오전 내내 무겁고... 답답한 마음에... 이 봄이 너무나 잔인하게만 느껴집니다.

이 나라에서.. 내 자리에서... 애써 죽지않고 희망을 부여잡으려는 몸부림...

아.. 어떻게 해야할까....

어떻게 할 수가 있을까...

 

잡스러운 것들을 떨구어내고....

꼭 붙잡고 싶은 하나가 무엇이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2]id: ░담░담

2011.04.08 (12:12: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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