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이해찬 지명은 우리당 내부인사를 기용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결정이다. 한완상이나 강만길을 총리로 등용했다면 결과가 좋았다손 치더라도 그 공(功)이 우리당에 돌아가지 않는다. 이래서는 차기가 위태롭다.
 
지난 1년을 돌이켜 보라. 온갖 파란이 일어났다. 왜 절대로 일어나서 안될 일들이 무더기로 일어났겠는가?
 
미국이라면 후단협이 항명을 하는 일도, 동원선생에 추삼보여사가 꼴값을 떠는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왜? 정당의 전통과 저력 때문이다. 부시가 죽을 쑤고 있지만 지지율이 40프로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는다.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꾸준히 지지해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직 제대로 된 정당정치가 정착되지 않았다. 지지율이 널뛰기를 한다. 당원은 사실상 없다시피 하다.(우리당의 100만당원 계획? 꿈 깨세요.) 우리당의 30년 장기집권을 위해서는 당을 키워야 한다. 당내인사를 기용해주지 않으면 당이 클 수가 없다.
 
필자의 논리는 이렇다.
● 별놈의 보수를 극복하고 진보로 가야한다.
● 진보로 가려면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이 마련되어야 한다.
● 장기적인 플랜을 세우기 위해서는 경제안정에 기초한 장기집권이 필요하다.
● 제대로 된 정당정치를 안착시켜야 장기집권이 가능하다.
● 우리당 내부인사를 기용해야 우리당을 키울 수 있다.
 
경제를 살려야 진보할 수 있다
민노당의 주장에 의하면 우리당은 보수정당이다. 맞다. 정책만 보면 그들의 말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당장 민노당이 집권하더라도 적어도 30년은 집권해야 민노당의 색깔을 낼 수 있다.(우물에서 숭늉찾기 없음)
 
노무현대통령이 민노당의 요구를 수용해서 부유세 신설하는 등 진보정책을 시행했다 치자. 4년 후에 정권이 한나라당에 넘어가버리면 도로아미타불이 아닌가?
 
노회찬이 우리당을 보수로 몰아치는 것은 교묘한 말장난에 불과하다. 외국의 예를 보더라도 그렇다. 장기집권에 기초한 경제안정 및 장기적인 플랜 없이 단숨에 요람에서 무덤까지 간 경우는 찾아볼 수 없다.
 
지금 상황에서 최대의 진보는 범개혁세력이 계속 정권을 재창출하는 일이다.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마련해야 한다. 제대로 된 복지국가의 청사진이 서면 유권자들은 그 끝이 궁금해서 도중에 한나라당으로 말을 갈아타지 않는다.
 
(민노당은 깝치지 말기. 우리당은 흔들리지 말기.)
 
우리당은 원톱체제로 가야한다
필자가 원내대표로 천정배를 지지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이다. 불교식으로 말하면 이판이 있고 사판이 있다. 이판인 우리당은 왼쪽을 맡고 사판인 청와대는 오른쪽을 맡는다. 당의 가장 큰 역할은 5년 후, 10년 후를 대비하여 당원을 교육하고 국민을 계몽하는 일이다.
 
한 살이라도 젊은 사람, 젊은 세대가 당권을 잡아 당에 새 기운을 불어넣어야 한다. 유시민이나 임종인, 임종석, 이인영 같은 사람이 진보의 목소리를 낸다고 해서 우려할 유권자는 없다.(나이가 있는 김근태가 진보의 목소리를 내면 우려한다.)
 
임종인, 이인영들의 시대는 15년 후다. 15년 후면 통일에 근접했을 것인데 파병에 반대한들 어떠리?(유권자들은 젊은 정치인의 진보성향을 우려하지 않는다. 파병에 찬성한 의원은 10년 후 대선후보 낙선운동 명단에 들어간다.)
 
이런 점을 총체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그 맥락에서 우리당은 원톱체제로 가야했던 것이다. 원톱체제로 가야 초선의원들이 소신껏 행동해도 당이 위태롭지 않다.(천신정과 재야파가 투톱체제로 당권을 나눠쥐고 사사건건 충돌한다면 국민이 어떻게 보겠는가?)
 
일각에서는 초선의원들이 너무 나선다고 그러는데 지금 초선을 키워주지 않으면 우리당에 미래가 없다.(원톱체제로 가야 초선이 제 목소리를 내도 당이 흔들리지 않음. 파벌이 서로 견제하면 파벌의 논리에 치여 초선의 기개가 꺾임.)
 
이해찬, 김근태, 정동영 3두마차라도 좋다
후단협의 폭거, 김경재 추미애의 반역은 정당정치가 자리잡지 못해서 일어난 일이다.(지금도 청와대와 우리당이 겉돌고 있는 듯이 느껴질 때가 있다) 당내인사를 중용해야 대통령이 당을 장악할 수 있다.
 
청와대가 당을 장악해야 당과 청와대의 역할분담이 가능하다. 청와대가 당을 장악하지 못하면 혹시나 청와대가 오해할까봐 알아서 기느라고 당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당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 5년 후 선거에서 진다.
 
당은 대통령 눈치 볼 것 없이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당과 청와대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당내인사를 등용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청와대가 김근태, 정동영의 입각을 망설일 이유는 없다.
 
(나이가 어떻고, 형평성이 어떻고, 서열이 어떻고, 노른 자위가 어떻고 이딴 소리 하는 넘은 개작두로 처분해야 함.)
 
그렇다면 우리당이 해야할 일은
 
● 30년 앞을 내다보는 청사진을 제시할 것
● 장기적인 플랜을 완수할 때 까지는 한나라당으로 말을 갈아타서 안되겠다는 생각을 유권자들이 가지도록 지속적으로 계몽할 것.(언론개혁부터 해야 가능)
● 이를 위해서 친일청산, 독재청산의 강력한 이념 드라이브를 걸고 우리당 내부인사를 중용할 것.
 
적어도 집걱정, 교육걱정, 의료걱정은 안하고 사는 시대의 청사진이 제시되어야 한다. 주위에 굶주리는 이웃이 없고 다른 계층을 증오하는 이웃이 없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적어도 다른 나라들 앞에서 약간의 체면을 세울 수 있다.
 
우리가 가진 자원은 창의력 뿐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1등을 할 수 있는 분야는 문화분야 뿐이다. 문화대국의 청사진을 지금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청와대의 이름으로가 아닌 우리당의 이름으로 나와야 한다.
 
청와대는 경제 살리기에 주력하는 것이 맞고 우리당은 미래를 대비하여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맞다.(내놓으라는 비전은 제시하지 않고 100만 당원이니 하며 쓸데없는 소리나 하는 넘은 퇴출해야)
 

총리와 원내대표는 개혁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다
원내대표 경선 때와 비교하여 이해찬의 개혁성을 두고 말이 있는데.. 총리와 원내대표는 개혁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다릅니다.(가치판단의 기준 자체가 다르다는 점에 주목)
 
비유하자면 총리 임명은 금지옥엽 키운 딸을 시집보내는 것과 같고, 원내대표는 집안에 새로 며느리를 맞아들이는 일입니다.(방향이 정반대지요)
 
원내대표라는 며느리는 젊을수록 좋고, 예쁠수록 좋고, 싹싹할 수록 좋습니다. 천정배가 훨 예쁘지요.(여기서 개혁성은 정치의 때가 덜 묻은 참신함이 우선으로 된다.)
 
총리라는 시집보낼 딸은 이해찬이 내 딸이지 김혁규는 내 딸이 아닙니다. 남의 딸을 왜 내가 시집보냅니까?(여기서 개혁성은 민주화세력의 정통성이 우선으로 된다.)
 
시부모가 며느리를 선택함에 있어서 신중할 수 밖에 없는 것은 가문의 얼굴을 대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내가 우리당을 지지하므로 천정배의 결정이 나의 결정이 되는 식입니다. 천정배=김동렬입니다. 천정배가 무슨 결정을 내리면 사람들이 나(우리당)를 쳐다보는 것입니다.(비유임)
 
그러나 이해찬이 총리로 가서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이미 시집보낸 출가외인입니다. 사람들이 내 얼굴을 쳐다볼 이유가 없지요. 이해찬이 어떻게 하든 나와는 상관없는 일입니다. (이해찬은 가서 일이나 잘하세요)
 
며느리(원내대표)는 안의 일을 하고, 시집보낸 딸(총리)은 밖의 일을 합니다. 안의 일과 밖의 일은 일의 성격이 다릅니다. 원내대표는 한나라당과 싸우고 총리는 공무원들과 싸웁니다. 한나라당과 싸울 때 쓰는 카드와 공무원과 싸울 때 쓰는 카드가 같을 수는 없지요.
 
 ※  ※  ※
 
과거 김대중, 김영삼, 이철승이 각축을 벌이든 40대 기수론 시절에도 40대에서 원내총무 하고 그랬습니다. YS는 자유당에서 시집온 구파의 며느리였고 DJ는 호남에서 시집온 신파의 며느리였죠.(신파는 경상도가 많았음)
 
당시 민주당이 DJ를 원내총무로 지명하자 이전에 원내총무였던 YS가 비토하여 잠적한 일이 있는데 이것이 왈 며느리의 난.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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