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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552 vote 0 2024.04.27 (20:36:27)

    세상의 모든 비밀을 한 단어로 집약하여 말한다면 그것은 이기는 힘이다. 그것은 권력이다. 그러나 정치권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의사결정을 가능케 하는 힘이다. 그것은 대칭을 장악한 축이다. 그것이 상부구조를 호출한다. 그것은 차원의 힘이다.


    도구는 균형이 맞아야 사용할 수 있다. 우주는 균형에 의해 작동한다. 그러나 우주는 그 균형을 넘어선다. 바퀴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축이 부러진다. 축은 균형을 필요로 하지만 균형을 깨뜨려서 바퀴를 움직인다. 그것은 움직임에 의한 균형, 곧 동적균형이다.


    그것은 정靜이면서 동動이다. 명사인데 동사다. 주어인데 술어다. 그것이 메커니즘을 작동시킨다. 메커니즘 안에 두 개의 대칭이 있다. 메커니즘은 입력에서 출력까지 에너지를 순환시킨다. 그것을 그것이게 하는 그것이 그것에 앞선다. 그것이 더 차원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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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높은 차원에서 낮은 차원의 변화를 결정한다. 같은 차원에서는 의사결정이 일어날 수 없다. 변화가 일어날 수 없다. 더 높은 차원에 올라서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권權이다. 그것이 이기는 힘이다. 권權을 장악한 사람은 남들이 갖고 있지 않은 무언가 하나를 더 가지고 있다.


    이기는 힘(권權) = 의사결정 힘 = 차원의 힘 = 메커니즘의 작동 힘 = 에너지 = 밸런스를 장악하고 변화를 통제하는 힘


    생각Think은 속을 관통한다는 뜻이다. 생각은 머릿속을 관통한다. 대칭된 바퀴를 관통하는 것은 축軸이다. 축은 대칭보다 차원이 높다. 축이 대칭에 앞선다. 앞서는 것이 권權이다. 어떤 것이 있기 전에 그것을 그것이게 하는 그것이 먼저 있었다. 생각이 행동에 앞선다. 과연 그런가?


    안다는 것은 어떤 사실을 안다는 것이다. 사람이 언어를 사용하여 사실을 전달한다. 언어가 사실에 앞서고 사람이 언어에 앞선다. 공자의 정명正名은 사실에 앞서 언어를 바로잡는다. 공자의 인의仁義는 언어에 앞서 사람을 바로잡는다. 언어에 권이 있고 사람에 권權이 있기 때문이다.


    전제는 진술에 앞서고, 전체는 부분에 앞서고, 에너지는 물질에 앞서고, 사건은 사물에 앞서고, 변화는 존재에 앞선다. 본本이 말末에 앞선다. 근본을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 사람이 근본이고 언어가 근본이다. 사람을 바로잡고 언어를 바로잡은 다음 사실을 따지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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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대칭을 중심으로 사유한다.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다. 이것과 저것은 대칭이다. 사유의 맹점이 있다. 존재가 있으면 부재가 있다. 인간이 존재는 아는데 부재를 놓친다. 공간이 있으면 시간이 있다. 인간은 공간의 대칭은 아는데 시간의 대칭을 놓친다.


    존재는 보이나 부재는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보지 못한다. 작위가 있으면 부작위가 있다. 할 일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방해하는 것을 알아채지 못한다. 보이는 공간의 변화는 보는데 보이지 않는 시간 속에서 누적된 변화를 알지 못한다.


    이것을 보고 저것을 안다. 이것이 전제면 저것은 진술이다. 인간은 전제와 진술의 대칭을 보지 못한다. 진술은 시간이 걸린다. 시간의 대칭을 못 보기 때문이다. 더욱 전제와 진술을 통일하는 메커니즘을 놓친다. 대칭을 보지 못하므로 대칭의 축을 보지 못한다.


    인간은 부재를 보지 못하고, 시간을 보지 못하고, 차원을 보지 못한다. 그러므로 이를 통일하는 메커니즘을 보지 못한다. 바퀴는 보는데 축을 모른다. 축은 높은 차원에 있으므로 보지 못한다. 사람을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 보지 못함을 보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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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지 않는 소통의 장벽을 넘어설 때 인간은 더 높은 단위로 올라서게 된다. 폴리네시아 섬들의 화물신앙cargo cult을 예로 들 수 있다. 부족민 입장에서 섬 바깥에서 온 외부인은 타자다. 부족민은 외부세계의 간섭에 맞선다. 거기서 권력게임이 벌어진다.


    부족민이 공항을 만들고 부두를 건설하면 외부세계와 통하는 관문이 된다. 권력 탄생의 현장이다. 족장은 관문의 통제권을 장악하고 주술을 구사하여 외부세계를 호출하거나 차단한다. 부족민들은 족장에 의해 심리적인 가두리 양식장에 갇혀버린 것이다.


    인간사회의 모든 모순과 오류가 여기서 비롯된다.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다. 우리는 문명중독에 걸려서 본질에서 부족민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잊는다. 제 발로 가두리 양식장에 들어간다. 관문이 차원이다. 차원의 벽을 넘어가라고 가르친 사람은 공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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