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819 vote 0 2024.04.18 (14:33:52)

    독일과 일본이 강해진 이유는 전쟁을 하며 훈련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이 강해진 이유는 6월항쟁 덕분이다. 집단이 한 번 손발을 맞춰본 것은 대단한 가치가 있다. 그들은 그 에너지를 손실하지 않는 쪽으로 의사결정한다. 민주당이 선거를 쉽게 이기는 이유다.


    우리는 문혁을 우습게 알지만 중국인들은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지금의 기성세대들이 그때 초딩이거나 중딩이었다. 2년 동안 학교를 가지 않고 이곳저곳 몰려다니며 신나게 놀았다. 끔찍한 고통도 있었지만 잊었다. 삼체의 작가 류츠신은 탄압받지 않았다.


    시진핑이 문화혁명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인도는 문화혁명을 하지 않았지만 대신 뒤처졌다. 백년 후에는 어찌될지 모르지만 어쨌든 현재로는 전쟁을 했거나 혁명을 해본 나라가 조금 낫다. 나름대로 의사결정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러시아혁명이 없었다면? 


    독일에 잡아먹히며 분열되었을 확률이 높다. 길게 보면 더하고 빼면 제로다. 삼체문명은 극단적으로 나빠지는 난세기와 좋아지는 항세기가 교대하는데 이는 극단적인 기아와 극단적인 인구증가를 교대하는 중국대륙과 같다. 중국사가 역사이래 늘 그랬다.



45677778789.jpg

    진시황의 멸망 이후 천6백만까지 줄었다가 6천만까지 늘었다. 삼국시대에 다시 난세기가 와서 1600만까지 줄었다. 1/4토막이 났다. 청조멸망후 30년간 중국이 난세기였다면 지금 중국은 항세기가 온 셈이다. 삼체문명은 제국주의, 권위주의, 독재체제가 되었다. 


    난세기가 오면 모두 죽는데 한 명이 살아남아 나머지 모두를 살려낸다. 이 역시 중국과 같다. 강희제와 같은 뛰어난 군주 한 명이 청나라를 살렸다. 삼체인들은 하나가 살면 전체가 산다는 구호를 외친다. 다수를 위해 소수가 희생해야 한다는 중국인의 사고방식.


    삼체인이 거짓말을 못하는 것도 중국과 같다. 거짓말을 하려면 정권이 바뀌어야 한다. 노무현이 한 모든 약속을 이명박근혜가 엎어버렸다. 김정은 삼체인이 분노한 것은 당연하다. 거짓말 못하는 삼체인과 거짓말 하는 지구인이 대결하여 결국 지구인이 이겼다. 


    거짓말 못하는 중국을 거짓말 잘하는 미국이 이긴다. 자본주의는 원래 거짓말 한다. 공산주의는 구조적으로 거짓말을 못한다. 계획경제를 하기 때문이다. 미래를 미리 정해놓고 있기 때문에 적을 속일 수 없다. 정치적 대결에서는 무조건 자본주의가 이기게 된다.


    넷플릭스 삼체는 한국인 수준에 맞는 드라마다. 한국인들이 원래 인터스텔라, 그래비티, 마션 같이 조금 아는척 폼만 잡는 SF를 좋아한다. 스타워즈는 SF가 아니다. 과거로 돌아가 칼싸움 한다. 듄은 지렁이와 싸운다. 과학이 발달한 미래에 기껏 지렁이 사냥이라.


    삼체는 줄거리가 황당하지만 얕은 과학지식으로도 즐길 수 있다. 이거 아니면 저거인 구조론과 관점이 통한다. 하여간 중국을 다시 보게 한 점이 각별하다. 이세계물과 괴수물에 빠져 있는 조잡한 일본인의 감수성과는 다르다. 대륙이라서 그런지 스케일이 크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940 독재자들의 방법 김동렬 2024-08-01 2130
6939 생각한다 김동렬 2024-07-31 2001
6938 해리스와 추미애 image 김동렬 2024-07-30 2195
6937 해씨가 트씨를 이긴다 김동렬 2024-07-29 2212
6936 추악한 한국 1 김동렬 2024-07-29 2599
6935 미국 대선 관전 포인트 김동렬 2024-07-28 2536
6934 사죄하면 죽는다 김동렬 2024-07-27 2236
6933 새로운 길 김동렬 2024-07-27 1933
6932 구조론의 초대 김동렬 2024-07-26 2004
6931 구조색 김동렬 2024-07-25 2042
6930 약속 만남 대화 김동렬 2024-07-24 2020
6929 일본과 한국의 방법 김동렬 2024-07-24 2441
6928 정치는 구도다. 구도는 구조다. 김동렬 2024-07-24 2078
6927 전쟁의 역설 1 김동렬 2024-07-23 2211
6926 해리스가 뜨는 이유 김동렬 2024-07-23 2358
6925 트럼프 사냥 간단 1 김동렬 2024-07-22 2602
6924 복제 김동렬 2024-07-22 1963
6923 민주주의 딜레마 김동렬 2024-07-22 2171
6922 트럼프에 줄 선 비겁자들 2 김동렬 2024-07-22 2390
6921 약속 만남 대화 김동렬 2024-07-21 2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