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365 vote 0 2024.04.11 (10:30:39)

    동양은 신이 없다. 귀신은 영靈, 혼魂, 백魄, 정精, 기氣로 이루어져 있는데 햇볕에 마르고 바람에 날려서 사라진다. 원한을 품으면 울혈이 생겨서 오래간다. 국가를 세우는 등의 큰 업적을 세우면 사방의 기운이 모여들어 음의 기운인 귀鬼보다 양의 기운인 신神이 강해져서 오래도록 제사를 받아먹을 수 있지만 결국 사라진다.


    서구의 신은 히어로에 가깝다. 아킬레스나 오디세우스는 신이다. 클레오파트라 역시 신이다. 신과 결혼하려면 자신도 신이 되어야 한다. 카이사르는 신이 되려고 하다가 죽었다. 이는 기독교의 절대자 개념과 다른 것이다. 전지전능한 신은 서구에 없었는데 아케나톤의 일신교 이후로 여러 종교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다.


    신 개념이 왜 생겼을까? 메타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메타 영역은 복제된다. 닮는다. 인간이 서로 닮아야 할 필요성을 설명하려고 신 개념을 생각해낸 것이다. 신은 우주를 이루는 근원의 닮음이다. 닮음에서 다름이 나왔고 신에게서 인간이 나왔다. 닮음과 다름을 연결하는 메타 영역이 존재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인간은 신이 될 수 없지만 신을 실천할 수 있다. 초인이 될 수 있고, 히어로가 될 수 있고, 지성인이 될 수 있다. 더 높은 단계로 상승할 수 있다. 메타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닮음 영역이 존재하고 공유 영역이 존재한다. 달리는 버스의 운전석이 비어 있다면 당신이 거기에 앉아야 한다. 훈련된 사람이 그렇게 할 수 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945 안 되는 것은 왜 안되는가? 김동렬 2024-08-04 3098
6944 근본적인 의문 1 김동렬 2024-08-04 2996
6943 수학과 환원주의 3 김동렬 2024-08-03 3148
6942 구조의 눈 2 김동렬 2024-08-02 2943
6941 인공지능의 특이점 김동렬 2024-08-02 2932
6940 독재자들의 방법 김동렬 2024-08-01 3065
6939 생각한다 김동렬 2024-07-31 2930
6938 해리스와 추미애 image 김동렬 2024-07-30 3221
6937 해씨가 트씨를 이긴다 김동렬 2024-07-29 3120
6936 추악한 한국 1 김동렬 2024-07-29 3580
6935 미국 대선 관전 포인트 김동렬 2024-07-28 3563
6934 사죄하면 죽는다 김동렬 2024-07-27 3224
6933 새로운 길 김동렬 2024-07-27 2923
6932 구조론의 초대 김동렬 2024-07-26 2997
6931 구조색 김동렬 2024-07-25 3019
6930 약속 만남 대화 김동렬 2024-07-24 2966
6929 일본과 한국의 방법 김동렬 2024-07-24 3396
6928 정치는 구도다. 구도는 구조다. 김동렬 2024-07-24 3091
6927 전쟁의 역설 1 김동렬 2024-07-23 3187
6926 해리스가 뜨는 이유 김동렬 2024-07-23 3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