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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4212 vote 0 2004.05.13 (13:43:14)

소수의견은 공개가 옳습니다. 법리적인 부분은 헌재의 재량이니 논외로 하고, 정치적인 판단만 한다면 그렇습니다. 조중동이 공개를 요구하는 이유는 본질을 흐리기 위한 ‘물타기 전략’의 일환입니다.
 
판결이 나오면 본격 책임추궁이 있을 것인데, 소수의견 논란으로 어물쩡 넘어가려고 건수 수집하는 거죠. 조중동이 갑자기 이라크전에 관심을 쏟고, 경제가 어렵다고 호들갑을 떠는 것도 다 물타기를 위한 건수모으기.  
 
저는 어제 ‘소수의견 공개가 옳다’고 쓰려다가 참았습니다. 요즘 서프 독자들이 넘 예민해져 있어서 ‘조중동스럽다, 오바한다’는 말 나올까봐요. 근데 오늘은 오마이뉴스에도 공개가 옳다는 의견이 올라오네요.
 
공개가 옳습니다. 조중동이 꾀를 쓴다고 우리도 꾀를 쓰는 식으로 저급하게 대응해서는 안됩니다. 조중동프레임을 두려워 하지 말고 당당하게 대결해야 합니다. 노무현이 그러했듯이 말입니다.
 
초기조건의 민감성
북경에서 나비 한 마리의 날개짓이 뉴욕에 허리케인을 몰아올 수도 있다고 합니다. 나비효과죠. 아무때나 그런 것이 아니고 그러한 시기가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산정에 서 있습니다. 무심코 건드린 돌멩이 하나가 굴러가면서 눈덩이를 뭉치면 산 아래 마을에서는 산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정동영이나 유시민의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4년 후의 대선향배를 결정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다들 예민해져 있으므로 대충 무마하고 넘어가자는 분도 있겠고, 민감한 시기이므로 작은 것 하나도 놓칠 수 없다며 눈을 부릅뜨고 계신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제가 정동영이나 유시민의 발언에 태클을 거는 것은 지금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탄핵판결을 앞두고 상생운운은 치명적이죠. 한쪽에선 이를 악물고 칼을 갈고 있는데.. 먼저 손을 내밀어 버리면.
 
내일 오전 10시 까지는 침묵해야 합니다. 전투 직전의 죽음과 같은 고요. 그 침묵이 적들을 얼어붙게 할 것입니다. 근데 상생이니 실용이니 얼씨구 지화자 니나노.. 어휴 손발 안맞아!
 
싹 죽여야 합니다.
 
막강한 이회창도 병역문제 하나 때문에 맛이 갔던 사실 기억하시죠? 김대업의 폭로가 사실이냐와 별개로 두 아들이 군대를 안간 명백한 사실은 절대로 감출 수가 없는 것입니다.
 
저는 박근혜가  탄핵철회(정치적) 할까봐 걱정했습니다. 우리는 끝까지 책임을 추궁할 것입니다. 박근혜는 절대로 대통령이 될 수 없습니다. 이건 완전히 코가 꿴 거에요.
 
국기문란의 대역죄죠.
 
장부에 적어놓고 비닐로 코팅해놔야 합니다. 결코 어물쩡 넘어갈 일이 아니에요.
 
다시 한번 생각합시다. 초기 조건의 민감성입니다. 내일 우리의 작은 날개짓이 4년 후 한나라당에 허리케인을 몰고오게 하자구요.  
 
박근혜가 자기 홈피에다 책임을 지겠다고 썼군요. 맞는 말입니다. 당연히 책임을 져야죠. 제주도에서 임진강까지 3보 1배로 왕복? 어림도 없습니다. 지구를 열바퀴 돌아도 용서 안됩니다.
 
국회의원 유시민 보다 투사 유시민이 좋다
저만 민감한 줄 알았는데 독자들도 민감해져 있군요. 유시민을 특별히 비판하고자 한 것은 아닙니다. 네티즌들을 위해서 유시민이 독립세력으로 남아있어 주기를 바라는 소망을 전하고픈 거지요.
 
어제 유시민의 발언은 그 역시 별 수 없는 시스템의 한 구성요소라는 점을 확인시켜 주었다는 점에서 실망스럽습니다. 당권파, 재야파, 개혁당+386파 이렇게 3자가 솥발처럼 견제하는 그림인데 이게 우리 네티즌들 입장에선 아주 안좋지요.
 
‘천정배도 8년 후엔 이해찬 된다’는 유시민의 발언은 ‘유시민도 조금 있으면 이해찬 된다’는 말로 들리는데 노무현은 끝내 이해찬 되지 않았지요. 유시민은 끝내 이해찬 되지 말아주기를 바랍니다.
 
왜 이해찬은 안되는가? 엊그제 천정배 당선 직후 라디오21과의 통화에서 제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해찬은 야당에 아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안된다. 임박한 개혁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려면 야당과 친하지 않은 천정배가 낫다’
 
근데 신문에는 반대로 나오더군요. 천정배는 협상력이 떨어져서 안된다고요. 말도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협상 잘하는 박지원이 DJ의 명령을 거스르고 조중동과 협상한 결과가 어땠습니까? 노무현처럼 앞뒤가 꽉막혀 대화가 안되는 우직한 사람이 개혁을 해냅니다.
 
하여간 저는 마당발 이런 사람 안좋아합니다. 유시민은 이해찬이 야심없다고 말하는데 저는 야심없는 사람 싫어합니다.
 
야심이 없어서 빈 배(허주) 김윤환, 사람 좋은 김상현, 무골호인 이수성 그리고 두루 원만한 이해찬. 안좋지요. 정치인이 정치인들끼리 속닥하니 친하면 유권자만 소외됩니다.
 
오해는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노무현대통령도 간간이 비판했지만 다 필요해서 한 이야기입니다. 국회의원 유시민 보다는 투사 유시민이 보기가 좋다는 거지요. 이 정도 솜방망이 비판은 유빠라도 양해해줘야 합니다.
 
덧글.. 헌재의 판결은 민주장정에 있어서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헌재가 소수의견을 감추려는 이유는 소수의견에 나타날 기득권 중심의 사고방식이 '국민의 공분'을 불러 일으킬 것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분노는 헌재의 위상에 부담으로 작용하겠지요.
 
소수의견은 공개되어야 합니다. 헌재 역시 기득권집단의 일원이며 기득권의 타성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그러한 사실은 알려져야 합니다. 국민의 분노는 민주주의의 일보전진을 위한 유권자의 각성을 낳을 것입니다.
 
'우리의 공화국은 우리의 힘으로 지켜가야 한다'는 정치적 자각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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