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구조> 1독 기념 글 하나 올려봅니다.

 

제 블로그 글 그대로 옮겨왔습니다. ( http://babyenglish.tistory.com )

 

 

 

 

 




“뭐, 저런 게 다 있어.”

500명의 평가단에 의해 탈락이 확정된 김건모가 재도전을 외치는 순간, <나는 가수다>를 시청한 사람들은 분노에 휩싸였다. 그 이유는 뭘까. 대한민국의 수준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그들은 스스로 동의한 원칙과 약속을 짓밟아버렸다. 그것도 조직적으로.


윤도현은 1위를 해놓고도 기뻐하기는커녕 죄송하다는 말을 연발하고, 이소라는 본인이 탈락한 것도 아닌데 촬영 거부에 눈물을 흘리며 뛰쳐나가는가 하면, 1위 가수 매니저인 김제동은 자기 가수의 영광을 포기하고 통 크게 ‘재도전’을 제안했다.


이게 정상으로 보이는가? 이쯤 되면 그들의 정신상태를 의심해 볼법하다.

물론 가수들의 세계에도 케케묵은 위계질서나 서열 따위가 있을 것이다. 그걸 부정하자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을 일반 대중들에게 강요하는 순간 문제가 된다. 우리가 왜 당신들의 저급한 룰에 복종해야만 하지? 그것마저도 예술의 일부라서?

대중들은 분노했다. 그리고 분명, 그들이 보여준 모습은 예술과는 한참 거리가 멀었다.


“예술에 대한 모독이다.”

가수 조영남의 말이다. “노래 잘하는 가수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는 선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점수를 매겨 떨어뜨린다는 것은 예술에 대한 모독”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런가 하면 신해철은 <나는 가수다> 섭외 요청이 오면 출연할 의사가 있느냐는 팬의 질문에 “아뇨, 그냥 가수 아닌 걸로 합시다.” 라고 말함으로써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들의 발언은 문제의 재도전 방송이 전파를 타기 이전에 흘러나온 것이므로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 시청자의 입장이 아닌 예술인으로서의 관점이며 <나는 가수다>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다.







“경쟁은 필요한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경쟁은 필요하다. 인간은 경쟁을 통해 발전한다. 그러므로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나 ‘잔혹한 경쟁시스템’을 들먹여가며 경쟁을 없애자고 외치는 것은 우리가 속한 사회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 되어버린다.

경쟁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모두가 경쟁만 하고 있으면 반드시 망한다.

삽질도 공사판에서는 나름의 가치가 있다. 그러나 대통령에서 학생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온 국민전체가 삽질만 하는 ‘삽질공화국’을 만들어버리면 그게 문제가 되는 거다. 제품의 판매량을 올리려면 영업능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사원이 영업만 하고 있으면 그 기업은 반드시 망한다. 왜? 새로운 제품이 나와 주지 않으니까. 유능한 기획력을 갖춘 직원을 영업사원으로 쓰고 있다면 비판을 받아 마땅한 것이다.

미술을 예로 들어보자. 19세기 중엽, 사실주의가 득세하던 시절이 있었다. 화가들은 서로 경쟁했다. 어떻게 하면 대상의 진실을 있는 그대로 재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그것을 화폭에 담았다. 그리고 발전했다. 허나 그것은 사실주의라는 틀 안에서의 발전일 뿐이었다. 경쟁은 주어진 틀 안에서의 발전을 담보할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한 차원 더 높은 도약을 이룰 수 있을까. 새로운 양식을 제시함으로써 가능하다. 좀 더 사실적인 표현을 위해 경쟁하는 대신 빛의 변화를 포착하는 인상주의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그는 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애플의 엄청난 이익률을 보라. 아이폰은 기존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 LG의 눈치를 봐가며 경쟁하는 와중에 나온 것이 아니다. 아예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버렸다. 스티브 잡스가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나니 구글을 선두로 다른 업체들이 뒤따라오며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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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my-apple-ipod by Brianfit 저작자 표시




다시 <나는 가수다>의 출연진들을 살펴보라. 그들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 실력파 가수들이다. 당신은 그들에게 어떤 것을 기대했는가. 김건모의 말대로 ‘가사 하나 안 틀리고 피아노를 완벽하게 연주하는 것’, 아니면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감동?

바야흐로 한류열풍의 시대이다. 대한민국의 대중음악이 세계의 중심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중심역할을 하고자 한다면 동력원이 있어야 한다. 적어도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 가수들 정도라면 힘차게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양식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경쟁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
다만 훨씬 더 좋은 방법이 있을 뿐이다.


모두가 새로운 양식을 제시할 수는 없고 반드시 그래야 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누군가는 그 역할을 해내야 한다. 당신이라면 기획사의 노예나 다름없는 여성 걸그룹에게 그 역할을 기대하겠는가?

그러므로 제품 판매가 부진하다고 해서 유능한 기획력을 갖춘 직원들을 영업전선에 내모는 회사가 비판받아 마땅하듯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들을 모아놓고 평가단의 눈치를 봐가며 공연을 하게 한 <나는 가수다> 역시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아니 어쩌면 분노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지도 모르겠다.

허나 만약 당신이 그들에게서 눈물어린 감동을 기대했다면 비판대열에 합류하거나 공연히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있는 그대로를 즐겨주시라. 3월 21일에 방송된 <나는 가수다>를 주기적으로 다시보기 할 것을 권한다.

최고의 무대와 더불어 서바이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협력과 기생 공생, 사랑이 어우러지는 감동스토리가 준비되어 있으니 말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1.03.22 (00:08:58)

저는 한국 아이돌의 부정적인 측면도 많이 있지만, 부정적인 면들을 차차로 보완을 해 나간다면...

에 대해서 그렇게 조금씩 변해 갈거라고 생각하고 얘기를 해본다면...

 

지금 나는 가수다.프로그램이나 다른 여러 프로그램들...그리고 총체적인 한류에 대해서 얘기해 본다면...

아이돌 그룹이 가장 먼저 국경과 국경의 사이에서 첨병 역할을 해 준다고 생각됩니다.(물로 드라마나 여타 다른 것들도 있지만...일단은 가수에 대해서 얘기합니다.) 국경을 허물어 주는 것이지요.

 

긍정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앞에서 나가서 시장을 개척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뒤에 남아 있는 ..즉 그 기반의 토대가 되는 것들에 대해서 다시 눈여겨 보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한류가 불어서 한국문화에 대한 자신감이..그동안 모아놓고 있었던 것들에 대해서 꺼내볼 수 있게 된 동기도 된다고 생각됩니다.

한류가 아시아에서 혹은 세계에서 통한다면 한국안에 있는 것들도 역시 세계수준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 어떤 없던 자부심이 생겨버린 것이라고 봅니다. 있었다 한다고 하여도 먼저 꺼내기 어려운 것들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우리 스스로가 돌아볼 수 있게된 것 역시 어느 부분에 있어서는 일조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아이돌과 그동안의 한국의 가요계가 연결이 잘 안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분명히 연결되어 있고, 그 토대위에서 나왔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연결 고리를 자연스럽게 찾아야 한다고 생각되며, 그러기 위해서 여러 방면에서 고분분투한다고 생각되지만...이번 경우처럼..먼저 사람이 일류가 되지 않으면 어렵다는 것이라고 생각도 되구요. 실력이란 그 사람의 모든 것이 포함되는 것이기 때문에 실력이 단지 기술적인 부분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생각됩니다. 대처능력, 문제해결능력, 판단력, 감각 등등 모든 것이 그 사람의 실력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연결 고리들이 자연스럽게 드러나야 하고, 한국의 모든 것들이 연동되어 한줄로 쫙 나와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잘 되는 부분들은 되는데 안되는 부분들은 안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금 한숨이 나오기도 하지만...물론 그들도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먼저 사람이 달라져야 하고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면서 자신을 완성시켜 나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들만의 왕국에서 이제는 나와야 할 것 같고, 들켜버렸으니...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변하지 않으면 그들 스스로가 도퇴될 것이니까요.

 

박칼린이 한 얘기가 기억이 나는데...예술은 기술이 받쳐줘야 하고 기술에서 예술이 나온다.라고 하였는데...지금은 우리나라의 상황이 기술은 되는데 실력이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현재 아이돌들이 혹사를 당하기도 하지만, 그것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변화를 꾀할 수 있고, 좀 더 인간적인 대접과 정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보지만, 여하튼 현재 아이돌들이 아시아나 세계무대로 나가는 것에 있어서 예전보다는 실력이 나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즉 자연스럽다는 것이지 않을까 합니다.어색함이 많이 없어졌다. 공연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에게 있어서... 

 

프로필 이미지 [레벨:7]id: LifenicheLifeniche

2011.03.22 (10:56:01)

그냥 TV SH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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