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052 vote 0 2024.01.28 (18:00:16)

    태초에 변화가 있었다. 변화는 홀로 일어나지 않는다. 변화는 둘 사이에서 일어난다. 둘이 마주보고 계를 이루면 둘 사이는 안이다. 관측자는 밖에 있다.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밖에서 알 수 없다. 우리는 변화를 직접 볼 수 없다.


    변화를 알아내려면 추론해야 한다. 추론의 단서가 필요하다. 관성의 법칙에 의해 존재는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 변화하려면 반드시 외부에서 작용해야 한다. 외부의 무엇을 만나서 서로 마주보고 간섭하면 닫힌계의 내부가 만들어진다.


    엎어진 물을 주워담을 수 없다. 변화의 순간에 서로 마주보고 붙잡고 멈춰야 한다. 붙잡아주는 매개가 있다. 매개는 간섭한다. 간섭하므로 변화는 돌이킬 수 없다. 변화를 돌이킬 수 없으므로 우주는 질서가 있고 우리는 추론할 수 있다.


    안은 간섭하고 밖은 간섭하지 않는다. 빛은 간섭하고 어둠은 간섭하지 않는디. 삶은 간섭하고 죽음은 간섭하지 않는다. 진보는 간섭하고 보수는 간섭하지 않는다. 선은 서로 돕고 악은 돕지 않는다. 앞은 간섭하고 뒤는 간섭하지 않는다.


    그릇에 담긴 물은 서로 붙잡고 간섭한다. 엎어진 물은 간격이 떨어져 있어서 간섭할 수 없다. 어떤 둘이 만나 닫힌계를 이루고 서로 간섭하면 내부에 압력이 걸리며 변화의 동력이 된다. 연결과 단절을 나누는 닫힌계가 추론의 단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2506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11660
6626 영웅 죽이기 스티브 잡스편 김동렬 2023-12-17 1897
6625 직관력 김동렬 2024-02-06 1897
6624 구조론의 첫 단추 김동렬 2023-12-23 1899
6623 훈요십조의 진실 image 김동렬 2023-12-13 1900
6622 헤어질 결심 - 한국 지식인의 저급함 김동렬 2024-05-01 1904
6621 김건희의 뇌물공화국 김동렬 2024-02-22 1906
6620 연결문제 김동렬 2023-02-12 1908
6619 직관의 힘 김동렬 2023-12-06 1912
6618 긍정적 사고의 힘 1 김동렬 2023-12-21 1914
6617 부정과 긍정 김동렬 2023-12-19 1915
6616 권력과 의미 김동렬 2023-12-18 1917
6615 에너지란 무엇인가? 김동렬 2023-08-27 1919
6614 생각의 도구 1 김동렬 2023-01-18 1920
6613 미쳐 돌아가는 한국 image 2 김동렬 2024-06-10 1921
6612 길 힘 법 김동렬 2023-09-10 1922
6611 유인촌 막 나가네 김동렬 2023-12-03 1922
6610 차별과 증오의 야만인 정치 김동렬 2023-07-23 1930
6609 도구주의 관점 김동렬 2022-06-22 1934
6608 왼손잡이 문제 김동렬 2022-05-22 1938
6607 중국 축구 수수께끼 풀렸다 1 김동렬 2023-11-23 1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