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짱방에 ‘디지털 말’에서 퍼왔다는 ‘영남이 노무현을 버린 이유(이도영)’라는 글이 있군요. ‘말’에서는 빨갱이..어쩌고 하는데.. 뭐 간단합니다. 전향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빨갱이로 논하면 박정희야 말로 빨갱이죠.
박정희는 전향했습니다. 여기서 전향은 ‘좌편향의 이념을 버린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인류학적 관점’에서의 전향입니다. 정글의 법칙을 들이대어.. 말하자면 굴복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제휴하는 것이고 하나는 지배하는 것입니다. 영남은 쪽수가 다수입니다. 그러므로 50 대 50의 대등한 거래조건을 제시할 수 없습니다. 제휴가 불가지요.
지배하는 수 밖에 없는데.. ‘전향’은 피지배자가 지배자에게 복종의 의사를 나타내는 일종의 서약을 의미합니다.
왜 전향하지 않는가? 또 왜 전향해서 안되는가? 전향은 단순히 이념을 버린다는 의미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을 부인하고 정글의 법칙에 순응하겠다는 자기파괴의 선언이기 때문입니다.
‘전향’은 그저 되는 것이 아니라, 적을 한사람 제거하고 와야 성립합니다. 80만 금군의 교두였던 표자두 임충이 수호 양산박에 입당할 때, 길 가는 민간인을 한 사람 죽이고 와야 했듯이.. 손에 피를 묻혀야만 하는 거죠.
그들이 적이라고 지정한 누군가를 칼로 찌르고 와야만 전향으로 인정이 되는 것입니다. 추미애와 김경재가 노무현을 찌른 것이 그 예입니다. 찌르고 와야만 전향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박정희는 자신의 전향을 분명히 인정받기 위하여 ‘반공’이라는 오버액션을 연출하지요. 노무현은 그 오버액션을 안한 것입니다. 추미애도 했고, 조순형도 했고, 김경재도 했던 그 동물적 오버액션을 하지 않았습니다.
개도 하고, 승냥이도 하고, 늑대도 하고, 여우도 한다는 그 정글의 규칙을 노무현은 간단히 부인한 것입니다.
왜? 인간이니까!
그러므로 영남인들에게는 여전히 노무현의 굴복을 받아내고야 말겠다는 심리가 팽배해 있습니다. 그것이 그들의 공동목표가 되고, 흥미로운 관심사가 되는 것이며, 그 흥미가 사라지기 전까지 그들은 노무현을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 졸라 흥미있으니까!
그들이 노무현을 따 시키는 일에 흥미를 가졌다면, 우리 또한 그들을 공략하는 일에 흥미를 가질만 합니다. 그러므로 이 구도 잘 안깨집니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비영남은 공략하고 영남은 수성하는 형태로 가겠죠.
결론적으로 .. 이념은 씹을 구실일 뿐 큰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인들은 이념에 비교적 관대한 편입니다. 우리당 지도부들.. 노무현, 김근태, 정동영, 유시민 할것없이 들추면 625 때 뭐 나옵니다.
그거 문제삼는 사람 영남에도 잘 없습니다.(정형근, 김용갑들 빼고) 결국은 인간 대 비인간의 싸움입니다. 그들은 비인간의 야만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존엄을 지키려 한다는 그 자체가 문제가 되고 있는 거에요.
동물적 지배복종관계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며, 인류학의 관점에서 보면, 조폭의 법칙으로 풀면 뻔히 답이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그들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거부하는 이유도 ‘북한의 굴복을 지켜보는 흥미있는 취미생활’을 잃게 될까 두려워서입니다. 북에 제공하기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북이 받을 때.. ‘서서 받는가, 엎드려 받는가’에 관심을 가지고,
북의 엎드려 받는 포즈를 위에서 굽어보며 속으로 쾌재를 부르는 짜릿함을 즐길 기회가 박탈될까를 두려워 하는 것입니다.
그 야만, 그 정글의 법칙, 그 피냄새를 맡은 상어떼와 같은 야수의 본능.. 그러므로 이 싸움은 언제까지고 ‘인간 대 비인간’의 싸움입니다. 좌우를 떠나서 인간을 회복하기입니다.
여전히 없는 우리당의 군기반장
절반의 승리 직후입니다.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정세균, 안영근들의 망언, 거주이전이 잦아서 당원이 될 수 없는 2~30대를 배제하고 100만 당원을 모집하여 노인당으로 만들고야 말겠다는 우리당의 계획,
혼돈스럽게 다가오는 상생의 정치.. 여전히 목에 걸린 가시로 남은 파병문제.. 누군가가 교통정리를 해줘야 하는데 할 사람이 없군요. 노무현대통령이 조정해줘야 하는데 적들의 말꼬리잡기 때문에 잘안되고 있습니다. 우리당 관계자들의 입방정도 한몫 하구요.
1) 한건 올리겠다는 생각을 버릴 것
2) 불리한 싸움을 하기를 두려워 말 것
언론개혁문제는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해서 안됩니다. 정세균은 비판함이 마땅하지만 저는 우리당에 대한 과도한 애정을 버리라고 여러분께 권하고 싶습니다. 그들은 때묻은 기성정치인이고 우리는 순수한 아마추어에요.
아마추어가 프로를 짝사랑하면 가슴에 상처만 남습니다. 싸움은 프로같이 해야하지만, 싸움이 끝나면 다시 아마추어의 순수로 돌아가야 합니다.
파병문제 같은 것은 우리가 지는 싸움입니다. 여당 된 죄지요. 민노당이 먹는 건수이고, 민주당도 숟가락을 들고 달려듭니다. 행정수도가 여당 프리미엄이라면 파병은 야당프리미엄입니다.
아직도 여당으로 착각하고 있는 한나라당만 야당프리미엄을 못찾아먹고 있는 거지요. 우리 지는 싸움을 두려워해서 안됩니다. 길게 보고 원칙을 말해야 합니다.
정 주고 상처받지 맙시다. 힘은 쓸수록 작아집니다. 우리의 작은 힘을 단 한번만 사용할 수 있다면 어디에 사용하는 것이 최고의 효과를 얻겠습니까? 지금은 길게 보고 힘을 비축할 때입니다. 어른이 없고, 선생이 없고, 군기반장이 없지만..
이심전심으로 어른이 있는 듯이 행동할 때, 들뜬 기분 가라앉히고, 지나치게 부풀려진 기대를 버리고, 냉정을 잃지 말고, 의연함을 과시하여 적들이 오줌을 찔끔 싸게 해줄 때입니다.
고건행정부의 침착한 대응을 촉구하며
역사상 최악의 바보짓 중 하나가 김일성 사망 직후 YS가 군에 비상경계령을 내린 일입니다. 북한 입장에서 북침준비로 해석될 수 있는 최악의 망동이었습니다. IQ가 0에 근접한 자만 생각할 수 있는 천하의 바보짓이죠. 남북관계를 10년은 후퇴시켰습니다.
지금과 같은 비상시기에 대통령의 부재는 엄청난 국가적 손실입니다. 과연 고건이 잘 해낼 수 있을까요? 시험에 든 것만은 분명합니다. 맨 처음 해야할 일은, 즉각 위문의 뜻을 전하여 북한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는 일이고 둘째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건없는 인도적 지원을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