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926 vote 1 2024.01.09 (12:52:23)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나오는 탈무드 이야기. 굴뚝청소부 두 사람이 굴뚝에서 나왔다. 한 사람은 얼굴이 희고 한 사람은 얼굴이 검다. 누가 먼저 세수를 하러 가겠는가? 정답은 얼굴이 흰 사람이다. 상대 얼굴을 보고 내 얼굴도 검다고 생각해서 씻으러 간다.


    얼굴이 검은 사람은 상대의 흰 얼굴을 보고 내 얼굴에는 검댕이 묻지 않았다고 착각해서 씻지 않는다. 이것은 역설이다. 구조론은 한 번 역설로 부족하고 이중의 역설이어야 한다. 역설의 역설은? 그 굴뚝 속에서 얼굴이 검댕이를 뒤집어쓰고 얼굴이 희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둘 다 씻으러 간다. 한동훈은 아동학대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얼굴이 검은 사람이 먼저 씻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역설의 역설은커녕 역설까지도 못 가본 초딩이다. 근묵자흑의 고사를 떠올리자. 아동학대범이 눈앞에 있는데 보고 가만히 있으면 공범이다. 


    한동훈이 즉시 국민 앞에 사죄하고 피켓을 들이민 아동학대범을 국힘당에서 추방하고 자식을 정당에 팔아먹은 어린이 부모를 혼냈다면 용서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역설을 아는 사람이다. 그 정도로 안다고 말하면 피곤하다. 이중의 역설까지 가야 뭔가를 아는 사람이다.


    똥밭에서 탭댄스를 추면서 내 발에만 똥이 안 묻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많다. 나만 깨끗하면 돼? 발에는 똥이 안 묻었지만 코로 입으로 똥가루가 들어갔다. 온몸에 똥탕을 뒤집어썼다. 한동훈이 사람이라면 똥밭당을 탈출해야 한다. 똥밭당을 지구에서 청소해야 한다. 


    국힘당이 평소에 그러고 노는 지저분한 당이라는 사실을 들켰다. 평소 하던 행동인데 한동훈이 카메라 앞에서 눈치 본 것이다. 카메라에만 안 찍히면 그러고 놀아도 된다고? 인간이냐? 이 메마른 땅에서 사람 되기 쉽지 않다. 들킨 것은 빙산의 일각이고 그 백배로 봐야 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18230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995
6260 힘의 격발 김동렬 2022-11-06 2475
6259 공감은 폭력이다 1 김동렬 2022-12-16 2476
6258 삼국지 인물론 김동렬 2023-11-01 2477
6257 박정희 귀신이 무서워 김동렬 2022-03-26 2480
6256 플라톤의 동굴 image 1 김동렬 2022-06-18 2483
6255 역설의 세계 김동렬 2022-06-11 2483
6254 검수완박 대환영 윤석열 1 김동렬 2022-04-20 2487
6253 구조론의 출발점 2 김동렬 2022-12-19 2487
6252 신데렐라 이야기 1 김동렬 2022-12-21 2487
6251 세상은 점이다 2 김동렬 2020-03-01 2492
6250 자연에 차원은 없다. 1 김동렬 2020-03-01 2492
6249 사물이 있고 사건이 있다. 1 김동렬 2019-11-20 2494
6248 초심자를 위한 구조론 김동렬 2022-05-19 2494
6247 신의 입장 김동렬 2023-05-08 2499
6246 제주도사람과 호남사람 김동렬 2023-02-26 2501
6245 허무주의에 대하여 김동렬 2023-03-05 2501
6244 구조론은 사건의 원자론이다 1 김동렬 2020-01-06 2505
6243 충청도 죽이기 김동렬 2023-07-16 2509
6242 감각과 예측 김동렬 2023-12-30 2510
6241 우주는 디지털이다. 1 김동렬 2022-05-16 2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