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764 vote 0 2024.01.04 (16:28:59)


    말을 똑바로 하면 모든 문제가 풀린다. 인류 문명의 가장 큰 장벽은 언어다. 인간은 아직 언어를 모른다. 인간은 양자역학을 이해하지 못 하는 게 아니라 이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양자역학을 이해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주장을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 어떻게 이해를 못 할 수가 있는가? 알파벳을 모르는 사람은 영어로 된 문장을 읽을 수 없다. 그건 이해를 못 한 것이 아니고 못 읽는 거다. 장님이 국어책을 읽지 못한다고 해서 이해 못 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인간은 보지 못한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양자를 눈으로 본 사람이 있는가? 없다. 인간은 양자의 희미한 흔적만을 볼 수 있을 뿐이며 사람이 지나간 다음 그 발자국만 보고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할 수는 없는 것과 같다. 그것은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지 이해 못한 것이 아니다.


    선로 위를 1차원으로 움직이는 개미는 2차원을 이해할 수 없다. 사실은 볼 수가 없다. 구조론으로 보면 무조건 차원이 내려가야 한다. 4차원에서 3차원을 보고, 3차원에서 2차원을 보고, 2차원에서 1차원을 본다. 인간은 3차원을 보지만 실제로는 2차원을 보고 뇌가 3차원으로 해석한다. 

    

    인간이 양자역학을 이해한다는 것은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배우와 감독이 어떻게 촬영했는지 짐작하는 것이다. 스크린을 보고 촬영장 모습을 상상할 수 있지만 그것은 추측에 불과하다. 그런데 추측은 가능하다. 인간은 양자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할 수 없지만 상당히 추측할 수 있다.


    그러려면 장의 개념을 받아들여야 한다. 필름과 스크린은 다르다는 전제를 받아들여야 한다. 아인슈타인처럼 필름이 곧 스크린이라고 믿으면 피곤하다. 아인슈타인이 좋아하는 숨은 변수 개념을 도입하자. 양자 말고 그 위에 하나가 더 있으며 양자는 더 높은 차원에서 투사된 그림자다.


    우리가 보는 것은 실제 배우가 아니고 빛이 배우를 지나가며 그림자를 만든 것이다. 스크린에 비친 상은 실제 배우가 아니지만 실제 배우의 모습은 맞다. 이런게 이해가 안 되나? 만약 이해가 안 된다면 메커니즘을 모르는 것이다. 양자역학을 모르는게 아니라 존재를 모르는 것이다. 


    장 개념은 거리가 무시되는 세계다. 풍선에 압력이 가득 찬 상태에서 풍선 내부에 어떤 일이 일어나면 그 사실은 닫힌계 내부 전체에 전달된다. 만원버스에서 한 사람이 더 타면 모두가 그것을 느낀다. 손흥민이 골을 넣으면 시청자 1억 명이 동시에 그것을 안다. 그것이 장의 세계다.


    현실에 분명히 4차원 세계가 존재하므로 양자역학의 세계 역시 이와 비슷할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3차원 입체와는 분명히 다르다. 3차원 세계는 옆 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른다. 3차원은 에너지가 가로, 세로, 높이 세 방향으로 전달되는 것이다. 4차원은 네 방향으로 온다.


    왜 이게 중요한가 하면 다른 모든 문제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모든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차원을 높이면 즉 숨은 변수를 추가하면 풀린다. 그것은 무엇인가? 매개다. 매개는 붙잡는 것이다. 무언가 그것을 붙잡고 있다. 예컨대 인형극을 한다면 사람이 위에서 줄에 매달아 붙잡고 있다.


    모든 존재는 붙잡힌 존재이며 우리는 붙잡힌 것을 볼 수 있을 뿐 붙잡는 것을 볼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이 있다는 사실은 추론하여 알 수 있다. 인형극을 본 사람이 인형이 어떻게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면 난감하다. 정확히 규명할 수 없을 뿐 대략적인 이해는 가능하다.


    무엇이 인간을 붙잡는가? 돈, 친구, 세력, 권력, 영역, 매력, 세력, 호르몬, 도파민, 흥분이다. 어떤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는 첫째, 이겨먹으려고, 둘째, 이겨먹는데 필요한 힘 때문이다. 셋째, 힘을 주는 것은 돈, 친구, 세력, 권력, 호르몬이다. 쟤는 관종짓을 왜 하지? 흥분해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6736 김근태 배신의 계절 김동렬 2002-10-15 15736
6735 [북파특수요원] 대선공작 돌격대 김동렬 2002-10-15 14270
6734 에어리언이 고통의 소통에 관한 영화가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 아다리 2002-10-15 12707
6733 Re..고통의 본질은 김동렬 2002-10-16 14678
6732 Re.. 그렇다면 4편을 보셔야겠군요... ^^ 시민K 2002-10-16 13666
6731 바람은 멈춘겁니까? 설대생 2002-10-16 12068
6730 영남 사람들이 어차피 맞딱뜨릴 고민 skynomad 2002-10-16 15558
6729 내가 이회창이라면 전용학을 정몽준에게 보냈겠다 skynomad 2002-10-16 13799
6728 Re..공포와 마주침은 죽음의 시험이다 꿈꾸는 자유인 2002-10-16 14399
6727 노무현의 당선가능성에 대한 냉정한 평가 김동렬 2002-10-16 12735
6726 유명 축구선수 안모씨 김동렬 2002-10-17 15790
6725 김민석... 드디어.. 철새에 합류... 카카 2002-10-17 14355
6724 혹시 그린마일 보셨습니까 아다리 2002-10-17 14334
6723 최용식님의 이 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영호 2002-10-17 12761
6722 Re..양쪽 다 잘못이라서 김동렬 2002-10-17 15804
6721 노무현 대승의 패러다임 skynomad 2002-10-17 15943
6720 딱 한가지만 이야기하라면 이것을 이야기 할 것 김동렬 2002-10-17 12734
6719 음.. **의 친구^^ 2002-10-17 15833
6718 이 틈에 부산을 공략하십시오 아다리 2002-10-17 16158
6717 무슨 소립니까 하나로 전체를 매도해요? skynomad 2002-10-17 128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