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623 vote 0 2023.12.15 (20:02:43)

    돈은 앞뒤가 없다. 동전이 앞면이든 뒷면이든 거래하는 데는 상관이 없다. 돈은 금이다. 금붙이는 원래 앞뒤가 없다. 그러나 사실 돈은 앞뒤가 있다. 돈은 주는 자와 받는 자가 있다. 주는 자가 앞이고 받는 자가 뒤다. 주지 않으면 받지 못한다.


    우주 안의 모든 것은 앞뒤가 있다. 앞뒤가 없는 이유는 인간이 그것을 지워버렸기 때문이다. 앞뒤가 인식에 방해되기 때문이다. 우주 안의 모든 존재는 방향이 있다. 방향이 사람을 헷갈리게 한다. 인간이 임의로 앞뒤를 잘라서 방향을 지웠다.


    바람은 앞뒤가 있다. 언제나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간다. 전기는 앞뒤가 있다. 언제나 음극에서 양극으로 간다. 열은 앞뒤가 있다. 언제나 뜨거운 데서 차가운 곳으로 간다. 가만있는 돌멩이도 지구와 연결하며 중력을 전달하는 순서가 있다.


    모든 것은 상부구조와 연결되어 에너지를 전달받고 있으며 그냥 혼자 동떨어져 있는 것은 없다. 에너지 연결이 끊어지면 존재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앞뒤의 방향이 신경 쓰이므로 인간이 임의로 그것을 토막 친 것이 원자와 원소와 단어다.


    인간은 인식하기 편하게 자연을 왜곡한다. 옛사람이 도道니, 법法이니, 리理니, 색色이니, 공空이니 한 것은 왜곡된 것을 바로잡으려고 한 것이다. 원자와 원소와 단어는 가짜다. 인간이 사유하는 방향은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가는 방향이다.


    방향이 틀렸다. 출발점을 잘못 찍었다. 원자와 원소와 단어는 연결하는 라인을 잘라서 생각하기 좋게 왜곡했다. 그 전화는 사용할 수 없다. 선이 없기 때문이다. 그 자동차는 운행할 수 없다. 도로가 없기 때문이다. 연결되지 않는 것은 가짜다.


    모든 존재하는 것은 동의 존재이며 그것은 연결된 것이며 연결된 것은 방향이 있다. 인식은 연결을 끊는 것이다. 객체 자체의 연결을 파괴하고 대신 인간과 연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아지를 어미와 떼어놓고 인간이 입양하려는 것과 같다.


    자연의 본래 모습을 파괴한다. 인식은 곧 왜곡이다. 모든 아는 것은 틀렸다. 안다고 말하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이다. 인식은 인간의 뇌에 붙잡힌 정이다. 에너지가 전달되는 경로를 복원하여 본래 동動의 호흡을 회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16947
6697 슬픈 진중권들과 카우치들 김동렬 2005-10-24 18409
6696 예술의 본질 김동렬 2008-08-14 18381
6695 군포 개혁당에 부쳐 image 김동렬 2003-04-29 18375
6694 노무현은 무서운 사람이다 image 김동렬 2004-02-18 18359
6693 Re..태풍이 가고 난 후 image 김동렬 2002-09-14 18331
6692 광화문 1만 인파의 외침이 조중동의 귀에도 들렸을까? 김동렬 2002-12-01 18322
6691 이 사진을 보면 결과를 알 수 있음 image 김동렬 2002-12-19 18306
6690 구조의 만남 image 김동렬 2010-07-12 18288
6689 서프라이즈 출판기념회 사진 image 김동렬 2003-01-20 18283
6688 박근혜의 마지막 댄스 image 김동렬 2004-03-31 18243
6687 학문의 역사 -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김동렬 2006-02-03 18236
6686 노무현 잘하고 있는데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다. 김동렬 2002-09-12 18220
6685 구조의 포지션 찾기 image 3 김동렬 2011-06-08 18206
6684 이회창이 TV토론에서 헤메는 이유 skynomad 2002-11-08 18189
6683 걸프전 문답 김동렬 2003-03-19 18187
6682 노무현은 부패를 척결할 수 없다? 1 김동렬 2002-09-11 18182
6681 우리들의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모양입니까? 김동렬 2007-09-10 18179
6680 노무현 죽어야 산다 image 김동렬 2003-08-28 18164
6679 지식인의 견제와 노무현의 도전 2005-09-06 18163
6678 진선미에 대해서 2 김동렬 2010-08-05 18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