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압력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나는 네가 서울대 붙을 것을 믿는다'고 해버리면 그게 엄청난 압박이다. 믿음은 압력이다. 사랑은 압력이다. 양아치가 시비 걸면 연인을 보호하기 위해 범생이도 목숨 건다. 의리는 압력이다. 유관장 삼형제가 도원결의하는 순간 족된 것이다. 관우, 장비와 한 침대 쓰는데 양쪽에서 코를 엄청 골아댄다. 잠을 잘 수가 없잖아. 권력은 집단 내부에 형성된 압력이다. 우리는 지구의 중력이라는 압력 속에서 호흡하므로 압력의 중요성을 모른다. 공기에 기압이 있고 물에 수압이 있다. 열압도 있고 플라즈마압도 있다. 도처에 압박이 있다. 진화에도 진화압이 있다. 생태적 지위를 찾아가게 압박한다. 진화는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압박의 산물이다. 산이 뾰족한 것은 역시 압박의 산물이다. 달의 산은 뾰족하지 않다. 비가 쏟아져서 압박한다. 돌이 둥근 것도 압박의 산물이다. 설악산 대청봉에서 양양 해변까지 굴러오면 몽돌이 된다. 그래서? 1초 만에 이해할 수 있다. 좋은 디자인은? 압박이 느껴지는 것이다. 빵빵한 것이다. 제프 쿤스. 이기는 정당은? 압박이 강한 당이다. 지지자의 충성도가 높다. 이런 것은 3초 안에 판단할 수 있다. 다른 조건이 비슷하다면 압박이 높은게 이긴다. 금은 왜 금인가? 금이 더 압박이 강하다. 질량이 높다는 것은 압박한다는 말이다. 무거운 것은 압박이 강한 것이다. 중국은 왜 축구를 못하지? 압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프 타임 때 술 마시고 담배 핀다. 기름진 음식 먹고 축구가 되겠는가? 개인전은 관리가 되는데 단체전은 한 넘이 일탈하면 모두 거기에 맞추게 된다. 하향평준화다. 축구의 수준이 무엇인가? 압박축구다. 모든 선수에게 개인 트레이너가 붙어서 24시간 압박해야 한다. 식단관리 해야 한다. 라커룸에 탄산음료 냉장고 없애야 한다. 한 턱 쏜다고 피자를 돌린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이치로가 그 피자 먹나? 특정제품, 특정시간, 특정분량만 먹는 이치로다. 중국 축구 전에 LG 야구도 개판이었다. 차명석이 단장으로 오자 박용택이 말했다. 구성이 안 되고 있어요. 제발 구성 좀 해주세요. 코치진도 엉망, 전력분석가도 없고 뭔가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은 것. 한국 축구? 선수만 잘하는게 아니라 협회가 잘한거다. 슈틸리케는 협회의 지원이 없었다. 왜? 모르니까? 탕수육에 짜장면에 쌀국수 먹고 축구 안 된다. 그게 잘못되었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한다. 한국도 정신력 타령에 빠져 있었다. 요즘은 전술타령으로 메뉴가 바뀌었다. 바보야! 구성이 답이라니까. 구성이 안 되는데 무슨. 클린스만은 자기 사단이 있으니까 구성이 되겠네. 그렇다. 중국이 축구 못하는 이유는 협회와 구단과 코치진과 전력분석팀과 기술위원회와 언론과 평론가와 팬들까지 모두가 느슨하기 때문이다. 압박이 없다. 정신력 타령을 하는게 느슨한 것이다. 개인 트레이너가 24시간 붙어줘야 한다. 물리적으로 압박해야 한다. 그것이 이기는 힘이다. 원인과 결과가 있다. 인류가 지금까지 본 것은 모두 결과측이다. 원인측은? 압박이다. 이기는 힘이다. 권력이다. 의사결정구조다. 메커니즘이다. 시스템이다. 닫힌계다. 축과 대칭과 밸런스다. 질이다. 균일해야 한다. 내부가 균일해져서 구멍을 메울 때까지 압박의 강도를 계속 높여가야 한다. 도공이 찰흙을 반죽하듯이 말이다. 공기 구멍이 있으면 도자기는 터진다. 모든 병사가 밴드 오브 브라더스 윈터스 중위만큼 체력이 올라와야 한다. 그래야 압박을 견딜 수 있다. 소벨 중위 작품이다. 이것을 하나하나 이야기하자면 한이 없고 압박의 강약은 3초 안에 판단된다. 딱 보면 알잖아. 도자기를 감정하는 이상문 교수가 딱 보면 알지 잘 살펴봐야 아나? 그냥 안다. 딱 보면 진품이네. 가품이야. 뭐든 압력에서 승부가 나고 밀도에서 승부가 난다. 균일함에서 승부가 난다. 균일해야 압박을 견디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불균일하면 그 지점에 전체의 압력이 집중되어 폭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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