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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4780 vote 0 2004.03.28 (21:34:59)

『 선택과 집중입니다. 지역주의 타파 하나에만 집중합시다. 』

저는 냉정하게 봅니다. 주위에 ‘우리당 이대로 가면 200석 먹는 거 아니냐’고 6개월 전부터 끈질기게 질문하시는 분이 계셨는데, 저는 악착같이, ‘선거란 것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고 대답해서 그 분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곤 했습니다.

지금 저는 반성하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 분 말씀이 맞았고 제가 틀렸군요. 탄핵이라는 변수 덕분이긴 하지만요. 늘 하는 이야기지만 좀 아는 사람들이 오판합니다. 모르는 사람들이 오히려 객관적으로 보지요.

저는 짜게 봐서 우리당 180석 안밖으로 보는데.. 뭐 의석수가 중요한건 아닙니다. 과반수 안정의석만 얻으면 되지요.

소선거구제는 1표만 많아도 이깁니다. 마찬가지로 여당이 한석만 많아도 표결에서 이깁니다. 그러면 된거죠.

그 다음은 한나라당의 몰락여부 보다 민노당의 발전이 중요합니다. 자유당 몰락 직후 신구파로 갈라진 민주당처럼 되지 않으려면, 선거승리보다 개혁세력의 총체적 역량을 생각해야 합니다. 민노당이 지금처럼 한심한 짓거리 하고 있어서는 희망이 없죠.

당시 자유당은 의석의 66프로를 차지한 거대여당이었죠. 419 직후 7.29총선에서 민주당은 민의원 172석, 31석을 차지했습니다. 총 277석 중 203석을 먹었지요. 자유당은 겨우 2석을 얻었습니다.(무소속 49석) 소선거구제의 위력입니다.(참의원은 대선거구제)

한나라당이 자유당처럼 되지 말라는 법 있습니까?

지금 우리가 걱정할 일은 우리당의 헛짓거리로 몇석을 잃는 것이 아니라.. 개혁세력의 총체적 역량이 과연 어느 선까지를 담보할 수 있는가입니다. 장면전권 때 우리는 먹은 것도 삭이지 못해서 박정희에게 당했습니다.

먹은 것을 삭이는데 성공하려면 적정한 숫자는? 일부에서 200석 이상 얻은 다음 우리당이 둘로 쪼개져야 한다고 말하는데 안좋습니다. 그런 말은 쉽게 할 수 있는 말이 아니지요. 선거로 심판되지 않고 의원들이 무슨 짓 벌이면 후유증이 남습니다.  

박근혜효과 0프로 확인
동아일보 조사가 나왔군요. 우리당 46.6%, 한나라당 16.8%, 민노당 4.8%, 민주당 3.0%입니다. 박근혜효과는 0%입니다. 전당대회 효과가 못해도 7프로는 나와야 하는데 2프로 상승이라면 실질적으로는 5프로 하락인거죠.

박근혜가 ‘득표에 도움된다’는 응답이 68.5%입니다. 동아일보 바보들은 ‘박근혜 효과’가 나타났다는 증거로 보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입니다. 여당견제론과 야당심판론이 있어요. 국민 68.5%가 박근혜효과가 있다고 보았다는건 견제론 보다 심판론을 택한다는 말입니다.

조금 있으면 여론조사 발표가 중단됩니다. 박근혜효과가 없는데도 있다고 믿고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안심한다는 거죠. 박근혜 믿고 안심하고 투표장 안간다는 거죠. 그 결과는? 한나라당 몰락입니다.

핵이 소멸된 민주당은 밟아주면 사라집니다. 아직 핵이 남아있는 한나라당은 약간 거품을 띄워줘야 타켓이 분명해져서 목을 딸 수가 있습니다. 핵이 있는데 그 핵이 안보이면 더 나쁘죠. 고로 박근혜의 한나라당 띄우기는 최악입니다.

김문수가 되었다면 아마 10프로 이상 올라갔을 겁니다. 특히 박근혜가 이미지쇼 한다며 공사판에 일하러 다니는데 그거 시간낭비입니다. 선거가 코앞인데 지금 그런 헛짓거리 할 때입니까? 음.. 이거 천기누설인데.. 에라이 말해버립시다.

노가다 뛰는 이미지쇼는 선거 3개월 전에 하는 거고.. 박근혜가 한나라당을 살리려면 TV토론을 해서 대선에 출마할 것처럼 연출해야 합니다. 대선후보라는 인상 못주면 천막치고 노가다 백날 해봤자 효과는 0입니다.  

물론 TV토론에 져서 ‘깜이 아니다’는 인상을 주면 더 박살나는 거죠. 그렇지만 지금부터 열심히 토론연습하면 부시처럼 ‘아주 바보는 아니네’하는 인상을 줄 수도 있습니다. 토론은 못해도 유머나 웃음으로 좋은 인상을 얻는거죠.

최고의 전략은 선택과 집중
‘우리당 불안하다’는 생각이 서프앙들 사이에 많습니다. 과욕입니다. 반드시 250석을 얻자는 말입니까? 꼭 200석 넘겨서 개헌하자구요? 아니잖아요. 과반수만 넘기면 됩니다.

사실 이런 말은 할 이야기가 아니지만.. 최근 우리당지지로 돌아선 분들은 지극히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분들입니다. 그 사람들은 개혁개혁하는 개혁타령 안좋아해요. 우리당의 철저한 개혁이미지가 오히려 반감을 삽니다.

순전히 선거전략만 가지고 말하면.. 개혁 앞세워서 야박하게 보이는 행동은 안좋습니다. ‘개혁=독선’으로 비친다 말입니다. 우리당이 소수파일때와 다수파일때의 전략이 같아서 안되는거에요. 이제는 다 용서하고 포용해야 합니다.

최근에 우리당 지지로 돌아선 사람들.. 그 사람들은 우리당이 개혁이라서 투표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한나라당은 이미 글렀으니 이제 우리당 안에서 자기와 같은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찾아보려는 거에요. 두가지 전략이 있습니다.

○ 철저개혁을 외쳐 개혁을 겁내는 보수성향 지지자 돌아서게 하고 한나라당 살려준다.
○ 개혁 목소리를 낮추어서 보수성향 지지자를 흡수하고 한나라당을 완전히 박멸한다.

어느 쪽을 택하시겠습니까? 정치는 정치에요. 선거는 선거구요. 개혁은 별개입니다. 정치의 법칙과, 선거의 법칙과, 개혁의 법칙은 따로가는 겁니다. 지금 한나라당 입장에서 최선의 선거구호는 ‘우리당이 압승하면 진짜로 개혁을 할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개혁이 무엇입니까? 우리는 개혁이 무엇인지 알고 있지만 그들은 모릅니다. 자기가 모르는 어떤 일이 일어난다면 막연히 두려운 거에요. 일단 반대하고 봅니다. 그들은 단지 자신이 개혁을 모른다는 이유로 개혁을 반대하는 겁니다.

결론인즉슨 우리당의 내부문제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우리당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태도가 별로 도움이 안된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그저 옳은건 옳다고 말하고, 그른건 그르다고 말하면 그만입니다. 선거는 우리당에 맡겨놓읍시다. 우리는 한걸음 더 멀리보고 그 다음 수순을 준비해야 해요.

지역주의 타파에 올인하라!
바른말 하기 참 어렵군요. 남프들이 말하지요. “우리당은 사이비 개혁세력이다. 니들이 무슨 개혁을 한다는 말이냐?”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는 것이 좋을까요? 우리당의 개혁계획 1번부터 100번까지 말할까요?

예컨대 김근태의 남북국회회담 제안이 과연 도움이 될까요?

아서라 말어라. 말을 맙시다. 개혁타령은 우리끼리만 하고 적들 앞에서는 하지 맙시다 지금 상황에서 최고의 개혁은 지역주의 타파입니다. 이번 총선에서는 ‘지역주의 박살’.. 이거 하나에만 집중합시다. 공연히 이런저런 개혁계획 누설해서 그들을 불안하게 하지 맙시다.

알잖아요. 최고의 전략은 ‘선택과 집중’.. 17대 총선이 대한민국에 부여한 미션은 ‘지역주의 타파’ 오직 하나뿐! 개혁은 안정의석을 얻은 다음 귀신도 모르게 전광석화처럼 해치우기. 저는 우리당 승리 후의 많은 개혁계획에 대해 한마디도 안하렵니다.

결론은 선택과 집중입니다. 많이도 말고 딱 하나만 합시다. ‘지역주의 타파’ 요거 하나만 잘해도 17대 총선.. 투표 참 잘했다는 소리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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