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801 vote 0 2023.09.26 (11:32:45)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몰빵이 효율적이지만 리스크가 증가하므로 지속가능하지 않다. 한두 번은 몰라도 그런 짓을 계속하면 결국 일어날 일이 일어난다. 백 퍼센트다. 


    미국은 50개 주로 권력이 분산되어 있다. 애매한 문제는 그냥 애매한 상태로 둔다. 과거에는 범죄자가 주의 경계선을 왔다갔다하면 잡지도 못했다. 관할이 다르니까. FBI가 만들어진 이유다.


    세상이 돌아가려면 애매한 부분이 있어야 한다. 사법부와 입법부는 관할이 다르다. 정치문제는 입법부 소관이다. 국회가 정치력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사법부로 떠넘겨서 자신의 일을 줄인다.


    미국이라면 관할정신이 투철하다. 이건 내 관할인데 네가 왜 껍죽대냐 하고 차단한다. 625 때도 머저리 맥아더가 8군 워커와 10군단 알몬드를 경쟁시키다가 중공군에게 박살난게 대표적이다. 


    국군이 참패한 현리전투도 관할 따지다가 틈새로 비집고 들어온 중공군에게 당한 것이다. 한국은 반대다. 검사들에게 권력을 몰빵해주면 쉽게 문제를 해결하지만 다른 곳에서 더 큰게 터진다. 


    이미 터졌다. 한국인들은 극도로 효율을 추구하는 족속들이다. 이건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일은 잘한다. 사업을 몰빵하면 흥하는데 정치를 몰빵하면? 과학을 몰빵하면 노벨상 안 나온다. 


    한국인은 성질이 급해서 한 가지 분야를 틀어쥐고 꾸준히 밀어붙이는 뚝심이 없다. 유행이 너무 빨리 변한다. 인스타그램에 사진 올리는 유행도 최근에 변했다고. 일제히 같은 사진을 올린다.

 

    빨리빨리 해치우려고 메뉴도 짜장으로 통일. 공천도 당대표에게 전권위임. 정치도 사법부가 알아서 해버려. 체포동의안 가결. 관할권 냅다 포기. 인간들이 자기 머리로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어릴 때부터 학원중독에 뇌가 마비된 거. 생각도 싫고, 판단도 싫고, 결정도 싫고 오직 메시아만 기다린다. 조선왕조가 탕평책 때문에 망했다는 사실을 모른다. 경쟁을 싫어하므로 망하는 거다.


    오직 서울대만, 오직 부동산만, 오직 강남만, 오직 한 방만. 이러며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는다. 의사결정 회피. 스트레스에 약하다. 생각하는게 무섭다. 위험에 대비하지 않으니 사기당한다. 


    사기공화국이 되었다. 인간이 덜된 족속들이다. 알아야 한다. 효율과 리스크는 같이 높아진다. 포드가 극도로 효율적인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효율 따진다고 까만차만 만들다가 GM에 밀렸다.


    한국 사회의 모든 분야가 극도로 효율적으로 변했고 극도로 위험해졌다. 빡빡하게 돌아간다. 쉽게 지치고, 쉽게 잊고, 쉽게 떠넘기고, 원칙은 진작에 사라졌다. 자기 목숨을 쉽게 남에게 맡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2]이상우

2023.09.26 (12:18:42)

과잉 검찰만 신이 났고, 대학민국의 효율 과잉, 의사결정 회피가 심각한 수준입니다. 

요즘 교육도 효율만 따지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22]이상우

2023.09.26 (12:21:15)

동렬님이 글을 수정하신 듯한데,
정약용이 정조에게 보낸 반성문이 어떤 글인지 알고 싶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3.09.26 (12:33:15)

정약용이 왜 기독교를 연구했냐?

당시 분위기가 그랬다고 정약용이 상소문에 썼지요.

영조때만 해도 자유로웠는데 정조때 문체반정을 하면서 작살난 거.


변방사 동부승지 소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kyorai&logNo=120065430627


신이 이 책(천주학)을 본 것은 스무살 전후였는데 이때에 원래 일종의 풍조가 있어 능히 천문의 역상가와 농정이나 수리의 기구를 말하고 측량의 추험법을 말하는 자가 있으면 서로 전하면서 이를 가리켜 해박하다 하였는데 신은 어렸으므로 그윽이 혼자서 이것을 사모하였습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 검찰망국 한국인들 3 김동렬 2023-09-26 4801
6489 인류원리 4 김동렬 2023-09-25 3085
6488 인류원리 3 김동렬 2023-09-25 2995
6487 인류원리 2 김동렬 2023-09-24 4493
6486 이재명의 큰 승리다 1 김동렬 2023-09-24 4583
6485 인류원리 김동렬 2023-09-24 4583
6484 조절가설 김동렬 2023-09-22 4892
6483 완전체 대통령이 위험하다 김동렬 2023-09-20 4945
6482 수수께끼 김동렬 2023-09-20 3246
6481 한동훈의 이재명 죽이기 김동렬 2023-09-19 5067
6480 자발성 원리 김동렬 2023-09-18 3182
6479 강체와 유체 김동렬 2023-09-15 3148
6478 세 친구 준석 중권 석열 1 김동렬 2023-09-14 5061
6477 사건의 메커니즘 김동렬 2023-09-14 2917
6476 힘의 마술 김동렬 2023-09-13 3164
6475 마광수와 화사 김동렬 2023-09-12 3692
6474 권력균형 김동렬 2023-09-11 3425
6473 협살에 걸렸다 김동렬 2023-09-11 3546
6472 30퍼센트 정권은 뭐를 해도 비정상 김동렬 2023-09-10 3226
6471 길 힘 법 김동렬 2023-09-10 2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