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188 vote 0 2023.09.24 (20:50:05)

    종교인은 이 논의에서 빠져야 한다. 이것은 진지한 이야기다. 생각하지 않기로 마음 먹은 사람은 계속 생각하지 않는 상태로 있는 것이 맞다. 그들이 스스로 그렇게 정했다. 무신론자도 답 없는 자들이다. 그들은 무無 뒤에 숨는다. 생각하지 않는 핑계에 불과하다.


    자기를 인식하는 지적 존재의 탄생에 의해 우주는 비로소 완성된다. 인간이 없다면 우주는 미완성이다. 인간이 우주를 인식하지 못해도 미완성이다. 다른 종류의 인간이 우주의 어디에 있다 해도 의미가 없다. 그것은 백업에 불과하다. 콧구멍이 둘이든 하나든 같다.


    있다 없다가 유의미할 뿐 더 있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몇 개의 정자가 있든 난자에 도달하는 정자는 하나다. 몇 개의 전파가 날아오든 라디오가 수신하는 전파는 하나다. 내 몸을 구성하는 60조개 세포 중에 하나가 맛을 느끼면 내 몸 전체가 음식의 맛을 느낀 것이다. 


    완성된다는 것은 반응한다는 것이다. 반응이 없으면 없는 것이다. 우주의 어느 귀퉁이에 무언가 있는데 어떤 자극에도 반응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없는 것이다. 없는 것과 같은 것은 없는 것이다. 우주가 스스로 반응하는 방법은? 이중슬릿 실험은 자신에 반응한다.


    우주가 우주 자신에 반응하는 방법은? 우주는 복제에 의해서 완성된다. 생명은 물질우주 1 안에 만들어진 새로운 우주 2다. 우주 1은 빅뱅 때 만들어졌고 우주 2는 생명의 탄생에 의해 만들어졌다. 하나의 세계가 또다른 세계를 복제함으로써 스스로 완성된 것이다. 


    호흡하는 우주 2는 생각하는 우주 3으로 복제된다. 인간에 의해 우주는 완성된다. 인간이 우주를 인식할 때 우주는 완성된다. 우주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 인간은 미완성이다. 그들은 껍질이다. 소나무가 커보이지만 나무의 속은 죽어 있다. 껍질도 죽은 존재다. 


    나무는 바깥쪽 수관이 지나는 층만 살아있다. 소나무는 입체가 아니라 면이다. 죽은 심재에 걸쳐져 있는 바깥쪽 레이어 한 겹이 소나무다. 물질우주 안에 차원이 다른 또다른 생명우주가 만들어지고 또다른 생각우주가 탄생한다. 인식우주에 도달한다면 완전하다.


    그렇다면 우주 1 역시 그 이전의 우주 0에 의해 복제되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그것을 신이라고 부르는건 자유다. 우주 1은 우주 3을 예정한다. 갖출 것이 갖추어져 있다. 방송국은 처음부터 라디오를 예비하고 있었다. 방송국이 우연히 라디오를 낳은 것이 아니다. 


    라디오와 방송국은 동시에 발생한다. 우주와 우주의 인식은 동시에 완성하는 하나의 몸뚱이다. 우주가 있고 인간이 있는게 아니라 동시에 그러나 순서대로 구현되는 것이다. 영화 필름의 첫 부분이 방영될 때 끝 부분은 확정된다. 해피엔딩이거나새드엔딩이거나. 


    우리가 물질과 성질을 별개의 존재로 여기는 것과 같다. 진흙으로 빚어서 콧김을 불어넣은 것은 아니다. 우리가 물질을 외부의 타자로 인식하는 것은 우주의 크기에 제압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주는 크지 않다. 우주가 크다는 믿음은 0.9999를 계속 주워섬기는 것이다.


    소숫점 이하 몇 자리까지 반복하든 의미없다. 비례로 나타내면 간단하다. 자신을 인식할 수 있는 우주만 탄생할 수 있다. 물질과 성질은 불가분이기 때문이다. 피드백 없이 탄생할 수 없고 최초의 피드백이 주어졌을 때 그 이상 높은 차원의 피드백도 예정된 것이다. 


    존재는 사건이고 사건은 메커니즘이고 메커니즘은 움직이는 둘을 연결한다. 우주 1은 우주 2와 연결된다. 물질우주 1은 생명우주 2로 연결되고 생각우주 3으로 나아간다. 물질우주 1의 크기에 제압되어 쫄면 곤란하다. 크기라는 것은 없다. 다만 비례가 있을 뿐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3526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13056
6528 이것과 저것 1 김동렬 2024-01-26 2119
6527 생각을 하다 김동렬 2023-11-03 2123
6526 확률에 대한 오해 김동렬 2023-02-03 2124
6525 세 번째 모노리스 김동렬 2023-09-03 2124
6524 성소수자 판결 김동렬 2022-06-25 2126
6523 진짜 보수 우파 장성철? 김동렬 2023-01-30 2135
6522 영웅은 누구인가? 2 김동렬 2023-12-10 2135
6521 사색정리와 한붓그리기 image 김동렬 2023-04-23 2137
6520 무지의 지 김동렬 2023-02-24 2138
6519 진리의 부름 김동렬 2023-03-01 2141
6518 수학과 구조론 김동렬 2023-01-02 2143
6517 인간의 뇌가 커진 이유 김동렬 2023-02-15 2143
6516 거짓과의 싸움 1 김동렬 2023-08-11 2143
6515 이기는 힘 2 김동렬 2023-08-15 2145
6514 카테고리 김동렬 2023-02-22 2147
6513 연결지향적 사고 김동렬 2023-01-20 2148
6512 전율하다 김동렬 2023-08-31 2149
6511 힘의 처리 김동렬 2023-09-09 2156
6510 국민명령 윤한퇴출 김동렬 2024-04-10 2156
6509 국힘의 참패 이유 3 김동렬 2024-04-08 2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