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483 vote 0 2023.09.20 (14:16:57)

    사슴이 죽어 있다. 어떤 사람이 말했다. 이 사슴은 죽은 사슴이야. 모든 사람이 동의했다. '암 그렇고 말고. 그 사슴은 죽은 사슴이 맞아.' 그들은 만족해서 가던 길을 갔다. 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찾아왔다. 어떤 사람이 말했다. '이 사슴이 죽은 이유는 총에 맞았기 때문이야.' 모든 사람이 동의했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는 법. 원인은 총에 맞은 것이고 결과는 사슴이 죽은 것이지.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어.' 그들은 만족해서 가던 길을 갔다. 아무도 사슴을 죽인 총알이 어디서 날아왔는지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 이상하지 않은가? 이상함을 느낀 사람이라면 다음 페이지로 전진해 보자.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멀다. 그래서 우리는 편안할 수 있다.


    천동설이 이상하다는 점은 누구나 직관적으로 느낀다. 왜냐하면 이상하기 때문이다. 불편함이 있다. 지동설로 바뀌고 편안해졌다. 지동설은 인류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아직 주문한 요리가 덜 나왔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뭔가 부족해 보이지만 주방에서 조리하는 소리가 들린다. 기다릴 수 있다.


    다시 한 번 불편함을 느껴야 한다. 이상하지 않은가? 천동설이든 지동설이든 보이는 것은 관측자 입장이다. 반대편 연출자 입장은? 스크린 반대편에 필름이 있어야 한다. 지동설의 충격은 스크린에 펼쳐진 이미지가 실물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그렇다면 실물은 어디에 있는가?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update 2 김동렬 2024-05-27 2556
761 장면정권의 실패와 노무현정권의 도전 김동렬 2003-06-02 15542
760 한나라당이 망해야 민노당이 산다 김동렬 2003-06-01 13684
759 노무현의 지지율 50프로가 의미하는 것 김동렬 2003-06-01 17989
758 전여옥과 노블리스 오블리제( 노혜경 ) 김동렬 2003-06-01 12405
757 메기의 추억 image 김동렬 2003-06-01 16217
756 태양 image 김동렬 2003-05-31 17738
755 탤런트 이유진의 고백 김동렬 2003-05-30 19643
754 추미애의원 박상천과 정균환을 치다 김동렬 2003-05-30 14358
753 2003 미스코리아 대회 사진 image 김동렬 2003-05-28 15472
752 나사풀린 대통령 노무현 김동렬 2003-05-28 18970
751 전여옥병과 김용옥병 박통병, 노무현병 김동렬 2003-05-28 16883
750 오바하는 신당운동 김동렬 2003-05-26 15116
749 손호철, 임지현, 문부식, 진중권들의 문제 김동렬 2003-05-26 15156
748 안이하게 보는 신당논의 김동렬 2003-05-25 14774
747 연평총각의 내부고발 김동렬 2003-05-25 14940
746 눈치보기 image 김동렬 2003-05-25 19786
745 한국인 중 몇 프로가 깨어있을까? image 김동렬 2003-05-25 15144
744 진중권을 불신하게 된 이유 김동렬 2003-05-25 18683
743 강준만과 진중권의 진흙탕 싸움에 대하여 김동렬 2003-05-24 15034
742 내가 진중권을 고소하는 이유 김동렬 2003-05-24 18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