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463 vote 0 2023.09.20 (14:16:57)

    사슴이 죽어 있다. 어떤 사람이 말했다. 이 사슴은 죽은 사슴이야. 모든 사람이 동의했다. '암 그렇고 말고. 그 사슴은 죽은 사슴이 맞아.' 그들은 만족해서 가던 길을 갔다. 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찾아왔다. 어떤 사람이 말했다. '이 사슴이 죽은 이유는 총에 맞았기 때문이야.' 모든 사람이 동의했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는 법. 원인은 총에 맞은 것이고 결과는 사슴이 죽은 것이지.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어.' 그들은 만족해서 가던 길을 갔다. 아무도 사슴을 죽인 총알이 어디서 날아왔는지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 이상하지 않은가? 이상함을 느낀 사람이라면 다음 페이지로 전진해 보자.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멀다. 그래서 우리는 편안할 수 있다.


    천동설이 이상하다는 점은 누구나 직관적으로 느낀다. 왜냐하면 이상하기 때문이다. 불편함이 있다. 지동설로 바뀌고 편안해졌다. 지동설은 인류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아직 주문한 요리가 덜 나왔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뭔가 부족해 보이지만 주방에서 조리하는 소리가 들린다. 기다릴 수 있다.


    다시 한 번 불편함을 느껴야 한다. 이상하지 않은가? 천동설이든 지동설이든 보이는 것은 관측자 입장이다. 반대편 연출자 입장은? 스크린 반대편에 필름이 있어야 한다. 지동설의 충격은 스크린에 펼쳐진 이미지가 실물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그렇다면 실물은 어디에 있는가?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196 구조론의 차원개념 김동렬 2020-12-10 2430
6195 책상물림 지식인의 환상 김동렬 2022-03-27 2430
6194 개구리 소년 의혹 image 김동렬 2022-06-19 2432
6193 자궁과 도구 1 김동렬 2021-11-26 2438
6192 인간의 지능이 높아진 이유 추가 김동렬 2022-10-23 2439
6191 출산정책의 실패 김동렬 2022-06-07 2442
6190 양향자의 배신 1 김동렬 2022-04-27 2443
6189 모든 이론의 이론 김동렬 2023-05-14 2443
6188 구조론과 철학 1 김동렬 2020-08-25 2444
6187 넌센스 정국 2 김동렬 2022-05-22 2444
6186 원론과 공자 합리주의 김동렬 2022-12-26 2444
6185 조국 돌풍의 진리 1 김동렬 2024-03-15 2444
6184 창발주의 등판 1 김동렬 2020-08-18 2445
6183 우주의 중심은 어디인가? 김동렬 2022-02-06 2445
6182 인류의 진화 1 김동렬 2022-10-20 2447
6181 계 체 각 선 점 김동렬 2020-12-16 2448
6180 철학 변화 간섭 기능 권력 김동렬 2022-10-27 2449
6179 인간의 실패 김동렬 2023-01-01 2451
6178 양질전화는 없다 김동렬 2021-12-07 2453
6177 철학 김동렬 2022-10-26 2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