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이 시국인지라 글쓰기가 힘들어졌소! 이 엄중한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하겠소. 사실이지 할 말이 없소. 비분강개도 좋지만 나부터 반성해야 하오. 큰소리 칠 낯이 없소. 지금은 무슨 말을 하더라도 방정맞은 소리가 될것만 같소.
글쓰기의 어려움.. 양해를 구하는 바이오. 글은 글 자체의 논리와 생리를 가지고 있어서.. 그 글의 생리에 충실하려 하다가는 ‘잘 나가다가 진중권’으로 빠지는 수가 있다오. 말은 그럴 듯 하나 진리에서 멀어지고 정의에서 어긋나게 되오.
그렇다 해서 늘상 정의와 진리만을 찾다가는.. 토황소격문이나, 시일야방성대곡이나, 후출사표나 이런 천하명문으로 되어서.. 글이 넘 거창해져서.. 한낱 인터넷글쟁이에 지나지 않는 나로서는 감당하기 어렵게 되어버린다 말이오.
그렇소! 역으로 생각해보시오. 중권스러운 쫌생이들이 쪼잔한 글을 쓰는 이유는.. 규항스럽게도 시시한 딴지나 거는 이유는? 정의와 진리, 역사와 시대.. 김용옥식으로 통시적이고 공시적으로.. 시대를 꿰뚫어 고찰함.. 너무나 거창한.. 감당하기 어려운..
그러한 이유가 있소. 동그라미라오. 작은 동그라미를 그리고자 하면 그 동그라미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고 완성도를 담보할 수 있으니 논리적 하자는 없지만 쪼잔해지고 마는 법이오. 큰 동그라미를 그리고자 하면 .. 감당이 불감당이오.
나 혼자로는 벅차오.
도올 김용옥은 재주가 있어서 거창한 명문을.. 그야말로 옛 선인이 출사표를 쓰고, 토황소격문을 쓰고, 시일야방성대곡을 쓰듯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한달음에 우르르 내갈겨버리는, 판소리꾼이 소리를 내지르듯이.. 뱃속 깊은 곳에서 기를 끌어모어 탁! 하고 내지르는 .. 그런 화통한..
하지만 재주없는 나 그렇게는 못하고.. 오늘도 시시한 주제로 쪼잔한 글을 쓰고 마는 것이니 .. 이 엄중한 시국에.. 하늘이 울고 땅이 피를 토하는 판국에.. 벼룩이도 낯짝이 있다고.. 이 못 미치는 패졸이.. 탄핵을 막아내지 못하고, 우리 대장을 지켜내지도 못하고.. 장렬하게 전사하지도 못하고..
이리도 객쩍은 소리를 늘어놓게 되니.. 어쩌것소. 너무 허물치는 마오.
나 혼자로는 벅차오. 황소 큰 도적이 변변찮은 내 글을 읽어봤자 콧방귀도 아니 낄 것이오. 그러나 여러분과 함께 한다면.. 만인이 함께하는 한걸음이 된다면.. 어쩌면 태산을 움직일 수 있을 것도 같소.
추미애, 민주당을 해체를 선언하라!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 최초로 배신을 저질러 사태의 단초를 제공한
자가 누구인가? 사실상의 여당총재격인 노무현후보, 노무현대통령의
‘총재역할’을 민주당 지도부가 부인한 데서 시작되었다. 노무현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배신이다. 왜?
물론 그들도 나름대로 논리가
있고 이유가 있다. 룰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민주당은 국민경선을 앞두고 제왕적총재의 폐단을 뿌리뽑는다면서 집단지도체제로 권력나눠먹기를 결의했다. 무모한 시도였다. 집단지도체제는 야당이나 하는 것이다. 여당은 다르다. 여당은 행정부를 보좌할 책임이 있다.
여당은 정무수석채널을 통하여 당정협의라는 형태로 권력에 참여하는 만큼, 정부의 행정행위에 절반은 책임을 져야 한다. 그 책임에 상당하는 만큼 대통령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 여당의 숙명이다.
현실은 어떠한가? 노무현은 민주당총재가 되지 못했다. 당연하다. 총재가 없으졌으니까. 그러나 선대위체제 하에서는, 선대위의 지배를 받는 형태로 후보에 복종해야 하고, 대통령 당선 후에도 사실상의 총재역할을 인정해야 한다.
노무현은 많이 양보했다. 공천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노무현이 양보했음에도 민주당 지도부는 노무현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건 무리다. 정무수석 채널로, 또 당정협의라는 형태로 행정에 참여하면서 대통령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는 건 여당의 의미를 부인하는 거다.
여당이 무에 여당인가? 야당과는 뭐가 달라도 다른 것이 하나라도 있어야지. 당신네들이 여당되어서 야당과 달리 한 일이 단 하나라도 있나? 없다.
그들은 노무현을 부인했고 스스로 야당이 되어갔다.
물론 그들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사정 들어보면 억울한 것도 많다. “노무현대통령이 전화도 한통 안주더라. 당정협의에 끼워주지 않더라. 정무수석이 인사도 안오더라.” 이런 거다. 그러나 그런 식의 반발은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는 행동이다.
노무현이 전화를 안주는 것, 그들과 협의하지 않는 것 또한 통치권행사의 범주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여당의원의 운명인 것이다. 김근태는 DJ정권 내내 찬밥이었지만, 설렁탕 한그릇 못 얻어먹었지만 아무 소리도 안했다.
여당되어 좋은 점도 있고 야당되어 좋은 점도 있다. 야당 좋은건 집단지도체제로 권력을 분점한다는 것, 소속한 계보에 충실할 뿐 굳이 대통령이나 총재의 지시에 따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여당은 서럽다. 김근태가 DJ 5년동안 얼마나 서름을 당했는지 민주당 나쁜넘 너희들은 모른다. 차라리 야당이 속편하다. 그러나 김근태가 묵묵히 DJ를 따랐듯이, 억울해도 참아야 하는 것이 여당의 숙명이다.
여당 역할은 청와대가 뭔가를 잘못하면 대신 욕먹어주는 거다. YS 때, DJ 때만 해도 당연히 그렇게 했다. 생색날 일은 청와대가 발표하고, 욕먹을 일은 여당이 발표하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해왔다. 다른거 없다. 그걸 두고 국정을 보좌한다고 하는 거다.
야당이 총재의 지시에 따르지 않음은 당연하지만, 여당이 대통령의 지시를 거부함은 공무원이 국가의 지시를 거부함과 같다. 짤려도 할말이 없다. 일반회사라도 해고감이라는 말이다.
대통령이 5년앞을 내다보고, 혹은 10년앞을 내다보고 원대한 계획을 세워서 은밀히 추진하는 일에, 일일이 설명을 요구하고, 조건을 들이대어 흥정을 시도한다면 그건 여당의 자격이 없는 것이다.
실제로 그래왔다. YS정권 때, DJ정권 때 야당은 마음놓고 큰소리 쳤지만, 여당은 청와대가 저지른 잘못들 설거지 하기에 바빴다. 그래도 김근태는 참았고 노무현도 참았다. 상도동이 독식하고, 동교동이 독주해도 여당의 숙명이니 하고 다들 받아들인 것이다.
배신이다. 당신네들은 그런 식이라면 여당을 할 자격이 없다. 권력창출에 기여했으까 대통령과 함께 권력을 나눠먹어야 한다는 발상을 한다는건.. 참으로 교만하고 뻔뻔스럽기 짝이 없는 짓이다. 네놈들이 어디에 감히 밥숫가락 들고 기어오른다는 말인가?
권력이란 위태로운 것이다. 그러므로 애초에 권력 근처에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차라리 야당을 해라! 그대 실수로라도 권력 근처에 갔다면.. 그때부터 시집살이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더러워도 참고 그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이 애초의 약속이다.
당신이 그 약속을 했기 때문에 국민은 당신네를 여당 만들어준 것이다. 생색은 청와대가 내고 욕은 우리당(구 민주당)이 먹기로 약속했었다. 그래야만 통치권 행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일이 설명을 요구하고 흥정을 시도한다면.. 이미 약속을 어긴 것이며.. 자격없다.
세상에서 제일 더러운 짓이 여당에서 비주류로 살기다. 욕은 욕대로 먹고 챙기는 것은 하나도 없는 일이다. 김근태도 하고 노무현도 해낸 그 궂은 일을 당신들은 싫다고 거부한 것이다. 당신네들은 애초의 약속을 어긴 반역의 무리들이다.
배신자에겐 죽음 뿐이다. 국민과의 약속을 배반했기에.. 미안하지만 당신네들은 사라져 주어야만 쓰겠다.
우리당후보들도 마찬가지다. 당신네가 여당 간판으로 출마한다는 것은 ... 세상에서 제일 못해먹을 노릇이 되는 '여당에서 비주류로 살기'에도 동의했다는 것이다. 시집살이 서름 각오해야한다. 약속 지켜야 한다. 나중 딴소리하는 넘은 죽음이다.
재수없게 매맞는조에 걸리면 묵묵히 매를 맞아야 하고, 재수없게 설겆이조에 걸리면 묵묵히 설거지를 해야한다. 남들은 빛나는 자리를 차지해서 으시대고 다니는 꼴이 참 눈꼴이 시어서 못봐주겠더라도 끝끝내 참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지켜보고 나중 보답한다. 그 국민의 보답을 믿어야 한다. 국민은 반드시 약속을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