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과 바퀴가 있다. 의사결정은 엔진 내부에서 일어난다. 바퀴는 결정된 것을 전달할 뿐이다. 인류는 바퀴를 살폈을 뿐 엔진을 뜯어보지 않았다. 바퀴가 꼬리라면 엔진은 머리다. 물고기는 꼬리를 흔들어 헤엄치지만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머리다. 존재의 엔진을 탐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유체는 결정하고 강체는 전달한다. 유체는 내부가 있고 강체는 내부가 없다. 인류는 강체의 외부를 관찰했을 뿐 유체의 내부를 들여다보지 않았다. 내부는 보이지 않으므로 보려고 하지 않았다. 존재의 반은 드러나 있고 반은 감추어져 있다. 이 문명은 드러나 있는 것만 보는 반쪽 문명이다. 의사결정은 닫힌계 내부에서 일어난다. 닫힌계 내부는 빈틈없이 채워져 있으므로 들어올 수는 없고 빠져나갈 수는 있다. 계가 닫혔으므로 플러스는 불가능하다. 의사결정은 밖으로 빠져나가는 마이너스뿐이다. 나가는 길이 하나뿐이므로 질서가 있다. 법칙이 있으므로 내부를 볼 수 있다. 존재 내부에서 스스로 변화를 결정하는 것이 자발성이다. 존재의 엔진 내부에서 일어나는 자발적 변화를 인류는 해명하지 않았다. 인류는 외부의 전달자를 찾는 문명에서 내부의 결정자에 주목하는 문명으로 갈아타지 않으면 안 된다. 바퀴문명에서 엔진문명으로 도약하지 않으면 안 된다. 존재의 안쪽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가 모르는 것은 유체의 성질과, 유체를 가두는 닫힌계와, 닫힌계 내부에서 스스로 낳는 자발성과, 자발성을 격발하는 이기는 힘과, 이기는 힘을 연출하는 밸런스다. 그 밸런스를 조직하고 격발하는 질, 입자, 힘, 운동, 량을 알지 않으면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