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짓는 것은 벽돌을 더하는 플러스다. 활을 쏘는 것은 붙잡은 화살을 놓는 마이너스다. 우리는 건축가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플러스 사고에 익숙하다. 사냥꾼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마이너스 사고를 익혀야 한다. 활과 화살이 갖추어지면 완전하다. 완전성에 이르면 나는 준비된 상태다. 비로소 출발선에 선다. 거기서 무엇을 결정하든 나는 에너지를 잃어먹는다. 얻는 것은? 그것은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이 결정하는 것이다. 플러스는 무한으로 발산되지만 마이너스는 0으로 수렴된다. 0에서 끝이 나야 단위가 된다. 생각하려면 먼저 단서를 얻어야 한다. 완전성의 단위가 단서가 된다. 비로소 사유할 수 있다. 세상을 마이너스로 보는 눈을 얻어야 한다. 자연의 변화는 모순의 해제다. 모순은 둘의 겹침이다. 세상은 널리 연결되어 있다. 포개져 있다. 압박받고 있다. 겹침이 풀리는 것이 변화다. 그것은 마이너스다. 의사결정이 일어나면 무언가 감소한다. 내게서 무언가 빠져나간다. 세상은 불안정에서 안정으로 간다. 불안정을 낳는 모순이 빠져나가서 안정으로 귀결된다. 알아야 할 세상의 방향성은 마이너스다. 겹침에 의한 언밸런스로 사건은 격발되고 그것이 빠져나가며 밸런스 복원으로 사건은 종료된다. 덩어리를 칼로 자르면 절단면이 드러난다. 두 덩어리가 하나의 절단면을 공유한다. 자연의 의사결정은 공유의 해제다. 공유는 모순이므로 모순이 해제되는 형태로 변화가 일어난다. 모순의 해제는 4차원>3차원>2차원>1차원>0차원이다. 4차원이 완전하며 완전성을 중심으로 사유해야 한다. 그것은 총에 총알을 장착한 것이며, 활에 화살을 매긴 것이며, 자궁에 아기가 들어찬 것이다. 그 총알을 발사하고, 그 화살을 쏘고, 그 아기를 낳는 마이너스 형태로 사건은 일어난다. 입체는 면을 공유한다. 면을 칼로 자르면 두 면이 절단선을 공유한다. 면은 선을 공유한다. 선을 칼로 자르면 두 선이 절단점을 공유한다. 선은 점을 공유한다. 점은 자를 수 없다. 겹쳐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언제나 공유가 해제된다. 반대로 겹쳐지면? 점을 겹치면 선, 선을 겹치면 면, 면을 겹치면 입체다. 입체를 겹치면 4차원이다. 입체는 겹쳐질 수 없으므로 붕괴한다. 에너지는 겹쳐져 있다. 그것은 모순이므로 자연은 그 겹침이 풀린다. 그것이 세상의 모습이다. 세상은 겹침이다. 겹친 상태가 완전하다. 완전한 상태에서 변화가 일어난다. 입체는 불완전하므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모든 존재하는 것은 포개져서 내부에 압력이 걸려 있다. 서로를 붙잡고 있다. 무언가를 공유하고 의존한다. 자연의 모든 것은 대칭이 있는데 그것은 대칭이 없다. 겹침은 맞은 편에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인간이 애를 먹는다. 인간은 언제나 대칭을 지렛대로 삼아 맞대응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와서 화룡점정을 이루며 인간을 전율하게 하는 것이 있다. 근원의 완전성이 있다. 그것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예술가에게는 아우라가 되고 과학자에게는 에너지가 된다. 그것은 내부에 있으므로 몰라도 사는데 지장이 없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튀어나와서 우리를 위태롭게 한다. 그것은 절대적이고 일방통행이며 막무가내다. 그것은 타협하지 않는다. 그것은 굽히지 않는다. 그것은 다루기 어렵지만 길들이면 완벽해진다. 물이 흩어지지 않는 것은 그릇이 있기 때문이다. 물고기가 흩어지지 않는 것은 미끼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흩어지지 않는 것은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무언가 하나가 더 있다. 그 하나는 내부를 결속시킨다. 우리는 금과 은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무엇이 다른가? 성질이 다르다. 성질은 무엇인가? 궁극적으로는 내부 결속력이 다르다. 내부의 인자들이 서로를 붙잡는 방식이 다르다. 결합하는 방식이 다르다. 우리는 0차원에서 3차원까지 네 가지 차원을 알지만 다섯 번째 차원을 모른다. 그 추가된 하나는 보이지 않는다. 움직여 봐야 알게 된다. 실력은 겨루어 보면 알게 된다. 작물은 키워보면 안다. 활은 쏴보면 안다. 고무줄은 당겨보면 알고 스프링은 휘어보면 탄력을 안다. 그냥 봐서는 모르고 비교해 봐야 안다. 외부와 비교해서는 모르고 자기 자신과 비교해야 안다. 공간을 비교해서는 모르고 시간을 비교해야 안다. 그냥 봐서는 보이지 않으므로 애를 먹지만 정해진 법칙대로 가므로 오히려 쉽다. 밸런스를 조절하는 방법을 알면 막강해진다. 밀당하는 전략을 알게 되면 막강해진다. 그것은 자원들이 서로 결속하는 정도, 서로를 공유하는 정도, 서로 의존하는 정도다. 사람 사이에서 그것은 서로 간의 사랑으로, 동료 간의 의리로, 집단 내부의 권력으로 나타난다. 다른 세계로 가는 문이 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