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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170 vote 1 2023.06.04 (11:05:00)

    인간은 생각하지 않는다. 대신 반응한다. 반응을 생각으로 착각한다. 생각은 인과관계를 추적한다. 인간은 인과관계를 모른다. 우리가 아는 인과관계는 틀렸다. 원인에서 결정이 나오고 결정에서 결과가 나온다. 원인 > 결정 > 결과다. 결정은 원인과 결과가 공유한다. 공유를 추적하는 것이 생각이다.


    인간은 생각이 무엇인지 모른다. 생각은 언어에 의지하는데 언어를 모른다. 언어는 문법에 의지하는데 문법을 모른다. 문법은 전제와 진술인데 전제를 모른다. 전제와 진술을 연결하려면 머릿속에 테이블을 펼쳐야 하는데 테이블이 없다. 총이 없으면 쏠 수 없고, 테이블이 없으면 생각을 펼칠 수 없다.


    요리사는 도마가 필요하다. 도마에 재료를 펼쳐 놓으려면 시간을 정지시켜야 한다. 인간은 늑대에게 쫓기는 사슴처럼 직진만 계속한다. 시간을 정지시키면 늑대에게 먹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극에 반응한다. 반응을 끊어야 생각할 수 있다. 인간은 뒤쫓아 오는 늑대가 무서워서 반응을 끊지 못한다.


    인간은 반응을 생각으로 착각한다. 주로 자기감정에 반응한다. 그게 하지마라는 자기소개다. 인간은 환경의 자극에 맞서 이겨먹으려고 하며 그것을 생각으로 착각한다. 인간은 자신을 코너로 몰아 쥐어짠다. 강한 자극으로 강한 반응을 끌어낸다. 선진국들의 공통점은 전쟁을 많이 했다는 사실이다.


    전쟁과 경쟁과 폭력이 인류를 발전시켰다.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궁지에 자신을 몰아넣은 사람이 성과를 낸다. 능동적인 생각이 아니라 수동적으로 생각 당한다. 그 생각의 주인은 뒤에 쫓아오는 늑대다. 자신을 쥐어짜는 방법으로는 일회성 아이디어를 얻을 뿐 무한복제되는 보편원리를 찾지 못한다.


    ‘생각에 관한 생각’의 저자 '대니얼 카너먼'이 말한 시스템 1, 시스템 2는 좋은 단서다. 시스템 1은 환경의 자극에 반응한다. 시스템 2는 환경을 장악하고 능동적으로 생각한다. 1은 보여지는 것을 보고 2는 보는 자신을 본다. 시스템 2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시스템적 사고를 하려면 도구가 필요하다.


    문제를 풀려면 방정식이 필요하다. 생각의 재료를 펼쳐놓을 도마가 필요하다. 방정식 없이도 문제를 풀 수 있고, 도마 없이도 요리할 수 있지만 그것은 제대로 된 것이 아니다. 생각은 둘을 비교하며 비교하려면 공존해야 한다. 공존시킬 테이블이 필요하다. 그것이 구조론의 질, 입자, 힘, 운동, 량이다.


    단순비교는 생각이 아니라 반응이다. 그것은 가리키는 것이다. 사람은 자동차와 배를 구분할 줄 안다. 자동차를 물으면 '저것이 자동차다' 하고 가리킬 수 있다. 가리키는 것을 지식으로 여긴다. 인간은 대칭을 위주로 사고한다. 선과 악의 대칭, 음과 양의 대칭, 진보와 보수의 대칭은 가리키는 것이다.


    원인으로 결과를 가리키고 결과로 원인을 가리킨다. 그것은 끊어진다. 반응하는 것은 끊어진다. 생각은 연결이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이 이어지게 하려면 연결고리를 찾아야 한다. 두 바퀴가 공유하는 것은 핸들이다. 자동차 부품들이 공유하는 것은 에너지다. 공유를 알아야 안다고 말할 수 있다.


    생각은 대칭의 테이블에 오른 둘이 공유하는 축을 찾는 것이다. 선과 악의 비교는 생각이 아니다. 선과 악의 공유를 찾는 것이 진짜다. 다름이 아니라 같음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배의 키와 같다. 자동차는 하나의 핸들로 두 방향을 결정하고 범선은 하나의 키를 움직여서 두 방향을 동시에 해결한다.


    인류는 생각할 줄 모른다. 자동차를 가리킬 줄 아는데 운전할 줄 모른다. 둘의 대칭은 아는데 축을 모른다. 도마에 오른 생선을 칼질할 줄 아는데 도마가 없다. 결정된 것을 전달할 줄 아는데 결정할 줄 모른다. 선과 악은 전달이고 사회성이 결정한다. 하나의 사회성이 선도 되고 악도 된다는 것을 모른다.  


    원인은 결정하고, 결정은 전달하고, 결과는 확인한다. 인류는 전달을 지식으로 착각한다. 던져진 공을 물어오는 것은 개도 할 수 있다. 생각에 시스템 1과 시스템 2가 있다면 지식 1과 지식 2가 있다. 지식 1이 전달하는 복제본 지식이라면 지식 2는 결정하는 원본 지식이다. 결정할 수 있어야 진짜다. 


    인간은 생각할 줄 모른다. 위대한 천재들은? 그들은 패턴을 발견한다. 시스템 1이 모여서 시스템 2의 효과를 낸 것이다. 그것은 생각에 대한 생각이 아니라 반응에 대한 반응이다. 개는 배회법으로 집을 찾는다. 냄새가 끊어질 때마다 방향을 바꾸면 길을 찾을 확률이 높아진다. 그것은 진짜가 아니다.


    수학 공식을 모르는 사람이 모든 숫자를 대입시켜 보는 것과 같다. 그런 노가다를 줄여야 진짜다. 진정한 지식은 세 가지를 알아야 한다. 원인의 공유와 결정의 경로와 결과의 전략이다. 언제나 공유가 원인이고, 언제나 경로가 힘이고, 언제나 일차전을 져주고 이차전을 이기는 전략이 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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