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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809 vote 0 2023.04.14 (20:40:50)

    본질은 에너지다. 권력은 에너지를 조달하는 방법이다. 에너지는 자신을 압박하여 행위로 이끈다. 우리는 생각이 행위의 원인이라고 믿지만 그렇지 않다는게 인지부조화다. 많은 경우 행위가 인지를 왜곡한다.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다. 환경과의 관계에서 에너지가 조달된다.


    인간은 개인의 야심, 음모, 계획, 의도, 욕망, 야망, 따위를 제시하지만 거짓이다. 그냥 말을 갖다 붙인 것이다. 심리적 동기는 거짓이고 대부분 물리적 동기가 있다. 인간의 행위는 환경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환경과의 관계가 인간이 행위하는 원인이다. 생각은 보조할 뿐이다.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환경과 동조화 되려고 한다. 그렇지 않을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 집단의 기세와 방향성과 에너지 흐름과의 결어긋남을 느낄 때 어색하고 민망하다. 불안하고 답답해진다. 심하면 공황장애다. 어릴 때는 환경의 보호를 받지만 어른이 되면 환경과 불화한다. 


    인간은 자극에 반응하는 동물이다. 자신의 명령에 주변의 반응이 즉각 돌아오는 상태로 압박한다. 권력적이지 않으면 에너지를 조달할 수 없다. 그 경우 자기가 깨진다. 자신의 내부가 긴밀해지지 않고 쪼개진다. 상대를 밀지 않으면 내가 떠밀린다. 다치고 밟히고 고통받는다. 


    도박꾼이 패를 쪼는 동안은 긴장한 상태, 압박받는 상태, 집중된 상태, 에너지를 끌어올린 상태가 된다. 외부에서 자신의 행위에 즉각 반응하는 상태다. 격투기 선수가 상대선수의 동작을 읽을 때도 고도로 집중한다. 집단이 느슨해지면 권력자는 산만해진다.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사방에서 간섭과 태클이 들어온다. 불일치와 부조화를 느낀다.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된다. 어느 장단에 맞추어야 할지 모른다. 그럴 때 불안해진다.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는다. 고통을 느낀다. 자대에 갓 배치된 이등병은 내무반에서 두통을 느낀다. 


    가부장들은 위장장애를 느낀다. 지도자는 난폭해진다. 그것을 결벽증이나 각종 공포증 곧 포비아로 푸는 사람도 있다. 각종 징크스와 터부와 종교와 주술로 도피하기도 한다. 인간은 자기가 살려고 남을 쥐어짜는 것이다. 윤석열은 남을 죽이고 노무현은 자신을 죽이는게 차이다.


    죄수의 딜레마는 이익균형이다. 선택을 바꿔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 하려고 한다. 더 이상 패를 바꾸는게 무의미해지는 지점이 균형이다. 권력균형이 있다. 인간은 선택지를 줄여서 권력을 극대화 한다. 상대가 패를 바꿀 수 없게 한다. 더 이상 바꿀 패가 없을 때까지 몰아붙인다.


    아기를 출산하려면 방해받지 않아야 한다. 동물은 무리를 떠나 동료가 없는 곳에서 홀로 출산한다. 외부로부터 간섭받지 않는 상태에 도달한 것이다. 인간은 상대가 패를 바꿀 수 없는 상태에서 의사결정을 한다. 자신의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다른 모든 환경적 조건을 없애려고 한다.


    극우가 따로 있는게 아니다. 내시균형에 갇히면 극우다. 인간은 환경의 자극에 반응한다. 누가 말려줄 때까지 자극의 강도를 높이다 보면 극우가 되어 있다. 말려주는 힘과 반응하는 힘이 균형을 맞출 때까지 폭주한다. 훈련되지 않은 소인배는 그 방법으로만 에너지를 조달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시스템에 의지하는 것이다. 그 경우 자신에게 권력이 없다. 자신에게 결정권이 없다. 매뉴얼을 정해놓고 거기에 따라 움직이면 된다. 이는 지식인의 방법이다. 권력없음을 받아들이면 된다. 집단에 의지하면 된다. 소인배는 그렇게 못한다. 시스템을 믿지 못한다.


    후진국은 시스템이 없다. 원로원이 없고, 언론이 없고, 공론이 없고, 조정이 없다. 있어도 사용하지 않는다. 의회를 무시하고, 언론을 조종하고, 폭력을 휘두른다. 그게 스트레스를 안 받는 길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결정권을 가질 때까지 폭주하면 극단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패스하는 선수는 권력이 없다. 골대 앞에서 슛을 쏘는 선수에게 권력이 있다. 더 강한 상대의 반응이 돌아오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주변과의 연결을 끊어야 권력이 강화된다. 독재자는 점차 고립된다. 최종 결정권자가 되어야 한다. 중간에서 연결하는 사람은 전달자에 불과하다. 


    미드필더는 선택지가 많지만 권력이 없고 골잡이는 선택지가 없지만 권력이 있다. 미드필더는 전진패스든 백패스든 가능하다. 옆으로 공을 돌릴 수 있다. 자유가 있지만 권력이 없다. 독재자는 자유가 없지만 권력이 있다. 중도세력은 자유가 있다. 어느 쪽이든 가담할 수 있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을 다 찍었다고 자랑하는 사람도 있다. 자유를 얻고 권력을 잃는다. 연산군은 주변을 다 죽이고 더 이상 사람이 남아있지 않을 때 자기가 위태롭다는 사실을 알았다. 시중드는 궁녀들의 안위를 걱정하기도 했다. 그 지점이 균형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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