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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860 vote 0 2023.04.11 (22:36:36)

4/11 이재명 외신기자 간담회 소감
1.
총평부터 말하면 말하자면
"누가 대통령인지 모르겠다"
2.
회견 시작 모두 발언부터 본격적인 질의응답에 들어가서도 거의 모든 질문에 대해 막힘없이 술술 답변을 하더라.
그 와중에 쎄게 이야기 할 부분, 피해가야 할 부분,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야 할 부분, 적당히 넘어가도 될 부분까지 완급조절까지 해 가면서 말이다.
3.
가장 좋았던 부분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미국 정보국의 도청 관련해서 "사실이라면 한미동맹을 훼손하는 행위라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답변하는 부분과 일본과의 우리 정부의 강제 징용 피해자 3자배상 관련해서 "국가가 개인의 인권 관련해서 그 어떤 강제력을 행사 해서는 안된다"고 답변하는 대목이었다.
4.
전자는 할 말은 하는 당당함이 느껴져서 좋았고, 후자는 일본 언론 소속의 기자가 만약을 전제로 했지만 "당신이 대통령이 되면 윤 정부의 3자배상을 뒤엎을 거냐?"는 유도성 질문에도 더할나위없이 훌륭한 답변이라 좋았다.
5.
아쉬웠던 답변은 첫번째 질문이었던 대중 수출 감소에 대한 해법을 묻는 중국 언론 소속 기자의 질문에 대해 치우치지 않는 실리외교의 보편성에 대해서만 강조하는 부분이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가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만나는 지점이라 실리외교가 필요하다는 부분을 이왕 3번이나 인용했다면 중국과 어떤식으로 실리외교를 펼칠지에 대한 구체성이 부족해서 다소 아쉬웠다.
6.
이 부분은 나의 막연한 추측이지만 대북, 대미, 대일 외교 정책에 비해 대중 전문가가 부족하다보니 이재명 대표에게 이 부분을 좀 더 구체적으로 조언해 줄 사람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중미 관계, 칩4 동맹, 반도체굴기 등이 우리 통상외교에 대단히 중요하고 EU, 중동, 브라질이 최근 중국에 대규모 통상사절단을 이끌고 방문하는 등 우호적 관계를 맺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좀 더 중국 관련 전문가들이 이재명 주변의 싱크탱크로 영입이 되어야 할 것 같았다.
7.
재미있었던 대목은 "대만에 정치인 이재명에 대한 팬덤이 형성되어 있다"고 대만 기자가 언급하는 대목이었고, 외국인임에도 차별금지법에 진심인 라파엘 라시드 기자의 질문에 대해 "차별금지법 재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기 전에 사회적 혼란을 야기해 가면서 강행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답변도 인상적이었다. 참, 라파엘 라시드 기자는 한동훈의 딸 알렉스 한의 MIT 입학에 대해 재고를 해야 한다는 청원까지 공유한 기자다.
8.
어떤 영국기자는 이재명 측근의 자살 사망 관련해서 이재명이 "데인저러스 맨"이라는 세간의 평판이 생기는 것에 대해 질문했고 이재명 대표는 검찰의 강제수사에 대한 설명을 한 뒤에 "대단히 수치스럽다"는 소회를 밝히는 대목에서 그의 분노가 느껴졌다.
9.
기자회견은 원래 1시간 반 정도 예정되어 있지만 2시간을 상회하는 시간으로 원래 예정보다 길게 진행되었고 (오죽했으면 통역이 지쳐서 막바지에 마무리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말이다) 기자들의 질문의 수준은 높았고 열기도 뜨거웠다.
사실은 외신 기자들도 모처럼 제대로 된 외교관계에 대한 질의응답을 할 수 있었으니 모처럼 일하는 기분이 들지 않았을까 싶다.
10.
그 과정을 시작부터 끝까지 지켜 본 나는 대통령이 해야 할 기자회견을 야당의 당대표가 하는 것을 시청한 기분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겠지. 현재는 우울하지만 미래에 대안은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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