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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056 vote 0 2023.04.04 (08:42:41)

    11명이 뛰는 축구시합에서 골이 더 많이 터지게 하려면 선수의 숫자를 줄여야 한다. 다른 선택지는 없다. 극한의 법칙은 게임을 단순화한다. 우리는 많은 선택지가 있다고 믿지만 그 경우는 선택권이 없다. 


    선택권과 선택지는 반비례한다. 선택권이 있으면 선택지가 없고 선택지가 있으면 선택권이 없다. 


    늑대에게 쫓기는 사슴이 직진만 선택한다. 우리는 사슴에게 많은 선택지가 있다고 믿지만 사실은 늑대에게 게임의 주도권이 있다. 사슴은 늑대보다 빠르게 달리는 선택만 가능하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에 따라 왜 하필 여기서, 왜 하필 지금, 왜 하필 내가, 왜 하필 이것을, 왜 하필 이렇게 해야 하는가로 범위를 압축하면 게임은 지극히 단순화된다. 많은 선택지는 사라진다. 복잡하지 않다.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면 언제나 내시균형에 빠져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내게 결정권이 있지 않다. 내게 결정권이 있는 경우는 반드시 코너에 몰린 상황이다.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다.


    내가 핸들을 잡았다면 선택지가 없다. 조수석에 앉은 사람은 주행 중에 발톱을 깎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권력자는 선택지가 없다. 톱니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이다. 인간이 선택하는게 아니라 구조가 선택하는 것이다.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상황이라면 내가 아니라 보스에게 결정권이 있다. 보스의 감시를 피해 농땡이를 치면 된다. 


    내시균형은 극한의 법칙과 같다. 등가원리가 적용된다. 게임이론은 단순화 이론이다. 극한의 법칙에 따라 지극히 단순화되면 물리적으로 명백하다.


    게임이론, 극한의 법칙, 열역학은 동치다. 닫힌계 안에서 에너지 조달은 집합을 깨는 방법으로만 가능하다는게 엔트로피다. 결국 깨진다. 선택지가 없는 것이다.


    책임자는 선택지가 없다. 문재인은 왜 그랬을까? 책임자는 선택지가 없기 때문에 그랬다. 노무현은 왜 그랬을까? 벙어리 마을에서 유일하게 말하는 사람은 애초에 선택지가 없다. 박근혜는 선택지가 있다. 출근하고 싶으면 출근하고 수요일은 관저에서 놀고. 본인이 책임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윤석열도 선택지가 있다. 서문시장 가고 싶으면 가고. 자신이 대한민국의 책임자가 아니라고 믿기 때문이다.


    마마보이는 선택지가 있다. 엄마가 다 수습해주니까.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된다. 독립하면 선택지가 없다. 저지르면 내가 수습해야 하니까. 권력자에게는 권력이 없다. 권력은 부하의 충성에 의해 담보되기 때문이다. 


    카지노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오링은 결정되어 있다. 호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천천히 망하는가, 빨리 망하는가뿐이다. 어차피 돈은 주최측이 벌게 되어 있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은 특정한 선택을 강요당하는 것이다. 질에서는 입자를, 입자는 힘을, 힘은 운동을, 운동은 량을 선택하게 된다. 사실은 선택권이 없다. 속도 조절만 가능하다. 답은 나와 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왜 하필 여기서, 왜 하필 이것을, 왜 하필 지금, 왜 하필 이 방법으로 하는가뿐이다.


    탄생과 동시에 죽음은 결정되어 있고 인간은 어떻게 죽는가만 선택할 수 있다.


    인간은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순서로 사건의 단위를 압축해 간다. 단계적으로 선택지를 줄여나가면 결국 물리적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우리는 많은 선택지가 있다고 믿지만
    질 - 집단의 압박
    입자 - 개인의 압박
    힘 - 공간의 압박
    운동 - 시간의 압박
    량 - 돈의 압박에 쫓겨서 궁즉통의 물리적 선택을 하게 된다.


    내시균형은 세 가지 선택지가 주어진다. 최선, 최악, 차악이다. 죄수는 최악을 피하다가 차악을 선택하게 된다. 실제로는 그것밖에 선택지가 없다. 경찰이 압박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선택은 최악과 차악 사이에서 일어난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외부에서 물이 들어온 것이다. 신대륙의 발견, 혁신의 달성, 인구의 증가, 생산력 향상으로 외부에서 물이 들어온 것이며 그 경우는 외부가 선택한 것이다. 


    한반도가 유럽 한 귀퉁이에 붙어 있다면 더 많은 선택이 가능했을 것이다. 하필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것은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한국과 일본의 수교는 냉전 시기 미국의 압박에 의해 일어났다.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언제나 최악을 피하여 차악을 선택하게 된다.


    최악과 차악을 피하고 최선을 추구한다면? 닫힌계를 열린계로 바꾸어야 한다. 그 경우 핸들을 뺏기게 된다. 권력을 내려놓게 된다. 권력을 손에 쥐고 있으면 외부에서 물이 들어오지 않는다.


    인터넷은 외부에서 들어온 물이다. 컴맹인 부장님이 인터넷을 배우려면 부하직원을 사부로 모셔야 한다. 권력을 내려놓고 고개를 숙여야 한다. 


    무질서도 증가는 권력의 감소다. 우리는 빠른 멸망과 느린 멸망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외부에서 물이 들어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끝내 물이 들어오지 않으면 죽는 것이고, 물이 들어오면 문을 열어놓고 대비해야 한다. 문을 연다는 것은 자기 권력을 내려놓는 것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8]SimplyRed

2023.04.04 (12:20:02)

예전 비틀즈 let it be 가사에 대해 쓰신 글에서 “있는 바대로 두라.” 의 뉘앙스 또한 ‘바탕이 있으니, 말단에서의 대응은 순리대로일뿐.’ 라고 바꿔 보면 정확한 의미에 근접할까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3.04.04 (13:21:38)

맥락에 따라 의미가 180도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일단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let it be는 어른이 소년에게 하는 말입니다. 반대로 어른에게 하는 말이라면 순리를 따라가라가 아니라 순리를 조직하라가 되겠지요. 어른은 신중하게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합니다. 소년은 그냥 흐름에 편승하면 됩니다. 소년은 다른 사람이 저지른 것을 내가 감당하지만 어른은 내가 저지른 것을 다른 사람이 설거지 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8]SimplyRed

2023.04.04 (15:06:38)

시초가 후대들에게 정리를 던져주는 거고, 그러므로 시초는 집단이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나가는 구조를 면밀히 조직해야 된다고 보입니다.


물이 들어오면 잘 받아서, 이상한 버그(?)가 있는 출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면밀히 짜야 한다. 


예전 구조론 글에서도 보았는데, 공자가 한국인의 코로나대응에도 영향을 미쳐 세계의 주목을 받게 하였습니다.

공자가 미친 영향이 한국인의 정신 속에도 모르게 스며들어있습니다. 거의 2500년전 사람인데도요.


공자가 2500년전 구조론이더군요.  질 입자 힘 운동 량 으로 공자를 보면 일관됩니다.

그런데 이런 해석을 하는 것을 찾아보기가 힘드네요.  당연히 있을 줄 알았는데,,  인이 어짊 사랑 어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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