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은 오래전, 재수시절에 봤고,
후편은 기억나지 않는, 현해탄 너머의 연인과 벽안의 그녀를 만난 이후에 봤다.
줄리 델피의 격정은, 광녀, '해가 지기 전'영화에서 진실이었다.
그 굵은 주름이 강하게 진실을 전한다는걸 절실하게 느꼈다.
알량하게, 여인네들을 이해한다고 여겼지만,
그 아름다움 뒤에 남겨진, 수많은 이야기들을 이해하는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결혼이라는, 현실의 제도가 그걸 해결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현실의 방편이고, 이유겠지만...
'내가 가장 싫은게, 나의 낭만인 네가 지금 유부남으로 내 옆에 있는거야'
라고 외치는, 파리의 시민운동가 줄리 델피.
당연한듯, 모든 20대의 치기는 버려진, 왕년의 히피 에단호크.
약물물고 퇴행하기 보다는,
끝을 봐라.
신이 당신들에게 준, 재능을 잃지 말고,
브루클린 파이니스트를 연기하듯
부패한 경찰을 연기하자.
완성된 개인으로 거듭나자.
자신에게 당부하는
20세기의 몇안되는 서사.
before sunrise 와 before sunset.
그때 묘지의 그 소녀는 아직도 11살일까?
보론) 육교를 건너던 30대 후반의 에단과 줄리의 이마에 내려앉던 해빛의 강도는
누가 정한걸까. 그건 봄날 해빛의 농도를 계산한걸까.
천국은 에단과 줄리 바로 그사이.
비포 선라이즈와 선셋을 동시에 보고 충격에 빠진 기억이나오.
시간의 가시광선 앞에서 인간은 얼마나 초라해지는지..
20년전에 좋아하던 여자를 20년후에 만난적이 있는데,
그때의 심리적 외상에 가까운 충격과 맞먹소.
나는 개인적으로 두 영화가 완전히 다른 영화로 보고 있소. 이어지는 스토리 이긴 하지만, 느낌은 전혀 다르오.
하여 처음 비포선라이즈의 느낌을 기대하고 봐서인지, 비포선셋을 보며 다소 실망했소.
어찌보면 당연한 거지만... 사람이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순수하고 풋풋한 느낌 그대로라면 그 또한 사기요.
(비포선라이즈를 극장에서 보았던 기억이 나오.)
어쨌든 15년 만에 다시만난 에단호크와 줄리델피.
에단호크는 그런대로 알아 보겠는데, 줄리델피는 몰라 볼 정도로 시간의 흐름이 깊은 주름에 묻어나왔소.
에단호크는 여전히 철이 없고, 줄리델피가 성숙한 느낌이오.
삶의 연속성에서 '줄리'의 승리.
이렇게 낭만적이다니....
원나잇 스탠드.. 완전했다면
영원히 기억하고 영원히 잊어도 된다.
미련따위는 갖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