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309 vote 0 2023.03.31 (11:30:57)

    구조론은 단위를 재는 수학이다. 


    수학은 수를 사용하고 구조학은 질, 입자, 힘, 운동, 량 다섯 개의 단위를 사용한다.


    수학은 어떤 둘을 연결한다. 구조는 둘 사이에서 결정한다.


    수학은 원인측 변화 사이에서 결과측의 정지해 있는 값을 구한다. 구조학은 반대로 원인측의 움직임을 구한다.


    수학은 둘이 만나서 이루어지는 하나를 찾고 구조학은 만나서 하나를 이루는 둘을 찾는다.


    수학은 좌표의 X축과 Y축 사이에서 P를 구한다. 6과 6 사이에서 36을 구한다. 구조학은 36을 가지고 대칭을 추적하여 6과 6을 구한다.


    과학은 인간과 직접 연결된다. 수학은 인간과 상관없이 객체 자체에 내재한 질서를 따르지만 관찰자가 있으므로 간접적으로 연결된다. 구조론은 순수하게 객체 자체의 내재적인 질서를 따른다.


    물리학은 인간이 개입하여 물질을 쪼갠다. 수학은 물질을 쪼개지 않고 밖에서 자로 잰다. 그 과정에 물질과 접촉한다. 구조학은 대칭을 고리로 객체 내부의 원인에 의한 자발적 변화를 추적한다.


    수학은 밖의 크기를 재고 구조학은 안의 단위를 잰다.


    수학은 관찰자 입장을 따라 변화의 결과측을 해석하고 구조학은 객체 자체의 논리를 따라 변화의 원인측을 해석한다.


    수학은 자연과 인간의 만남이 원인을 이루고 값이라는 결과를 얻는다. 구조학은 인간과 상관없이 객체 내부의 자체적인 만남을 추적한다.


    지식은 존재와 인식과 생각이 있다. 존재는 인간과 상관없이 존재한다. 인식은 인간이라는 스크린에 비춰진 존재의 그림자다. 생각은 그림자를 해석한다.


    인식은 분해와 조립과 작동이다. 자연의 존재를 분해하여 인간의 뇌 안에서 재구성하는 것이 조립이다. 작동은 에너지를 투입하여 변화를 끌어낸다.


    존재는 분해되고, 인식은 조립되고, 생각은 작동된다. 그것은 다른 것이다. 분해와 조립과 작동을 모두 갖추어야 지식은 완성된다. 과학은 존재를 분해하고 수학은 인식을 조립하고 구조학이 생각을 작동한다.


    과학과 수학이 사물에 대한 접근이라면 구조학은 사건에 대한 접근이다. 사물은 분해되어 죽은 것이고 사건은 살아서 작동하는 것이다. 사물에 에너지를 태우면 사건이 된다. 


    사물은 방대하지만 사건은 숫자가 많지 않다. 죽는 길과 사는 길 중에서 사는 길만 선택하기 때문이다. 불이 옮겨붙는 길과 불이 꺼지는 길 중에서 불이 옮겨붙는 길만 선택하면 갈수록 선택지가 좁아진다. 서너 번 구조의 체로 걸러버리면 남는게 없다. 결국 모두 한곳으로 모이게 된다. 등산객은 산의 정상으로 모이고 물은 바다로 모인다.


    최종적으로 남는 것은 할 수 있는 것을 한다는 것이다. 다른 모든 길은 봉쇄되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구조에 떠밀린다. 구조에 휩쓸린다. 구조에 빠진다. 코너에 몰린다. 그냥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399 하나가 더 있다 김동렬 2023-07-17 3007
6398 충청도 죽이기 김동렬 2023-07-16 3227
6397 완전성의 세계관 김동렬 2023-07-15 3063
6396 교권붕괴가 학교폭력 원인이다 1 김동렬 2023-07-14 4283
6395 궁예와 견훤의 진실 김동렬 2023-07-14 3217
6394 마크 저커버그 승 일론 머스크 패 김동렬 2023-07-13 3441
6393 부름과 응답 김동렬 2023-07-13 3351
6392 진보의 본질은 지정학이다 김동렬 2023-07-12 5079
6391 명령 김동렬 2023-07-11 4169
6390 단위 김동렬 2023-07-11 4186
6389 유시민이 똑똑해졌다 김동렬 2023-07-10 4820
6388 전율하라 김동렬 2023-07-09 4760
6387 차별본능의 극복 김동렬 2023-07-09 4050
6386 밸런스의 힘 김동렬 2023-07-09 3376
6385 구조 속의 구조 김동렬 2023-07-08 3181
6384 구조가 다섯인 이유 김동렬 2023-07-07 4285
6383 구조는 왜 다섯인가? 김동렬 2023-07-06 4145
6382 사냥꾼의 관점 김동렬 2023-07-06 3777
6381 역사의 고통 김동렬 2023-07-06 4120
6380 지능이란 무엇인가? 김동렬 2023-07-05 3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