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글이 의외로 조회수가 높아서 내용을 추가하고자 한다. 처음 방문한 분은 맥락을 모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진작부터 주장해 왔다. 뇌를 사용하여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 아니라 궁지에 몰려 생각 당하는 동물이다. 

    인간은 상호작용법을 쓴다. 그것은 상대를 자극하고 반응을 끌어내는 것이다. 전쟁을 많이 한 나라가 발전한 이유다. 경쟁을 많이 하는 자본주의 국가들이 부유하다. 유태인은 핍박을 많이 받아서 강해졌다. 웹툰 작가들은 마감에 쫓겨야 아이디어가 나와준다. 

    작가들이 게을러서 그런게 아니다. 미리 원고를 써 놓으면 좋은 아이디어가 안 나온다. 창작자들은 자신을 극한의 상태로 몰아붙인다. 영혼을 쥐어짜서 호르몬을 끌어내야 한다. 의식적으로 생각하는게 아니라 생각할 수밖에 없는 함정에 자신을 빠뜨리는 것이다.

    누가 잔소리하지 않으면 인간은 생각을 안 한다. 생각하려면 봐야 하는데 보지도 못한다. 동양인은 두 눈을 뻔히 뜨고도 5천 년간 소실점을 보지 못했다. 폴리네시아 부족민은 먼바다를 지나가는 범선을 뻔히 보고도 보지 못한다. 반면 작은 카누는 귀신같이 본다.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은 그냥 눈으로 보면 보인다. 나는 사흘 안에 검색에 나오지 않는 30가지 증거를 찾아냈다. 과학적 분석 없이 그냥 눈으로 보고 알아낼 수 있는 단서들이다. 공룡 그림의 다리가 이상하다는 것은 어린이도 알 수 있다. 딱 봐도 자세가 불안하다. 

    이집트 벽화의 부조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다리를 직각으로 틀어서 어색하다. 매우 불쾌하다. 동양화는 어색함을 피하느라 그림을 작게 그려서 300년 전 우리 조상들도 도대체 이게 그림이냐 지도냐 하고 타박했다. 조상들도 원근법 문제를 알고는 있었던 것이다.

    몰라서 못 하는게 아니라 알면서도 고치지 않는다. 어저께 박동희 기자와 다니엘 김의 대담에 프로야구 문제가 지적되었다. 근데 알면서 안 고친다. 몰라서 못 하는 문제는 히딩크에게 물어보면 되는데 알면서 안 고치는 것은 비겁한 거다. 영국인은 기준이 까다롭다. 

    동양인은 대충 병이 나으면 약이라고 우기지만 영국은 특정 물질을 꼭 찝어오지 않으면 신약 특허를 내주지 않는다. 왜? 선진국 행세를 하려면 스스로에게 엄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후진국들에게 존경을 받고 권위를 얻는다. 우리도 스스로에게 엄격해야 산다.

    대충 뻘로 보지 말고 똑바로 보라. 이건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자세다. 사람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포유류와 조류와 공룡은 허벅지가 앞으로 직각에 가깝게 굽어 있다. 사자나 호랑이는 무릎을 굽힌 자세가 똑바로 선 자세다. 공룡도 무릎을 굽힌 것이 바른 자세다. 

    왜? 김성모 말대로 무릎을 굽히지 않으면 추진력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그냥 걷지만 대부분의 포유류는 뒷다리가 신체를 밀면서 간다. 사람도 리어카를 밀려면 허리를 굽혀야 한다. 곧추선 자세로 걷는 것은 사람만 가능하며 그래서 사람은 연비가 좋다.

    인간은 돼지보다 체지방 비율이 높지만 지구력이 뛰어나서 하루 종일 걸을 수 있다. 조류는 포유류보다 허벅지가 굵고 직각으로 꺾여 있다. 공룡은 조류와 신체구조가 같다. 특히 티라노사우루스의 큰 키는 사냥에 부적합하다. 수풀에 숨으려면 전고가 낮아야 한다. 

    티라노는 다리가 짧고 무릎은 거의 몸통에 파묻혀 있다.

    이 그림을 그린 작가는 생각이라는 것을 했을까? 키가 큰 티라노가 허공을 공격하고 있다. 공기를 사냥하냐? 이 자세가 되면 트리케라톱스가 티라노사우루스의 배를 들이받아 이긴다. 티라노는 짧은 팔로 약점인 배를 방어해야 한다. 짧은 팔이지만 쓸모가 있네.

    트리케라톱스는 자세를 최대한 낮추고 취약한 부위인 자신의 목과 배를 보호한다. 티라노 역시 자세가 낮아야 한다. 티라노는 체중을 이용한 육탄공격으로 트리케라톱스를 뒤집어 배와 목을 드러내야 한다. 트리케라톱스가 목을 보호하는 방패를 두른 이유는 목을 집중적으로 물렸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