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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070 vote 0 2023.02.28 (10:44:45)


    https://v.daum.net/v/20220619090018163 <- 2022년 뉴스입니다.


    행복과 자살이 관계가 있는 것처럼 제목을 뽑아놓았다. 불행한 사람이 자살한다는 전제를 깔고 들어간다. 나는 이런 것에 위화감을 느낀다. 이런 식으로 언어를 학대해도 된다는 말인가? 왜 언어를 존중하지 않는가? 만만한게 언어인가? 왜 사실을 밝히지 않고 언어를 구부리는가?


    코미디언 로빈 윌리엄스는 갑자기 죽었다. 잘나가는 영화배우의 자살. 그의 웃는 얼굴에는 항상 어두운 그림자가 있었다. 데쟈뷰가 느껴지지 않는가? 로빈 윌리엄스의 죽음을 아는 사람이라면 앤서니 보데인의 죽음도 어느 정도는 예감할 수 있어야 한다. 원래 이런 사람이 죽는다.


    처칠은 우울증 환자였다. 그가 난폭한 행동을 한 것은 전쟁광이라서가 아니라, 불의와 맞서는 용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우울증 발작이었다. 처칠과 앤서니 보데인과 로빈 윌리엄스의 공통점을 발견하기는 쉬운 일이다.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은 쉽게 고갈된다. 양극단을 오가는 거.


    인간은 단순한 동물이다. 나는 배가 고플 때 마트에 가면 안 된다. 항상 너무 많이 사게 된다. 다음에는 안 그래야지 하는데 어느 순간 한 보따리 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배가 부를 때는 그 반대가 된다. 라면만 확보하면 만족한다. 인간을 규정하는 것은 그냥 호르몬이다.


    행복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 인생에 행복도 없고 불행도 없다. 절절한 진실이 있을 뿐이다. 행복은 먹히는 단어일 뿐. 그냥 어휘다. 어감은 나쁘지 않다. 삶은 대단한게 아니다. 일이 주어지면 그 일을 하고 임무가 끊어지면 쉰다. 그뿐이다. 앤서니 보데인의 인생은 가짜였다.


    남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연기한 것뿐이다. 미국에서 먹히는 그림을 찾아낸 거다. 진보적이고 똑똑한 도시인의 삶은 이런 것이어야 한다는 그림. 방송사가 만들어 뿌리는 롤 모델. 오바마와의 식사? 오바마가 베트남에서 혼밥을 하는 바람에 그것을 따라했던 문재인만 욕을 먹었다.


    옛날에는 시인이라고 하면 알아줬는데 요즘은 셰프라고 하면 알아주는 모양이다. 유행을 따라가는 거. 그래도 큰 집을 짓는 사람은 다행이다. 내일 할 일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일은 언제나 잔뜩 밀려 있기 때문이다. 작은 집을 짓는 사람은 금방 완성하고 자랑할 수 있지만 일회용.


    또 새로 지을 집을 설계해야 하는 부담을 진다. 방송국이 만들어주는 무대에서는 그는 언제나 단역일 뿐이었다. 처음에는 방송국을 쥐고 흔드는 재미가 있지만 말이다. 삶이 죽음보다 낫다는 근거는 없지만 보통은 가족들 때문에 살게 된다. 친구들과 후배들 때문에 또 살아지는 거.


    부단히 오고가는 상호작용의 흐름을 갑자기 끊는 행동은 민폐가 되기 때문이다. 조용히 사라질 방법을 찾지 못해서 살게 된다. 인간은 집단과의 상호작용에 숨는 것이 안전하다. 잘 살고 못 사는 것은 그냥 느낌이다. 계속 살아지게 되는 그림이 있고 흐름이 끊어지는 그림이 있는 거.


    유명해지면 흐름이 끊어질 위험이 있다. 정상은 외로운 법이니까. 그는 젊은 여성을 만나서 살아갈 빌미를 만들어보려 했다가 미투에 휘말렸다. 미투를 지지한 것은 올바른 행동이지만 위태로움은 그 가운데 있다. 피해자가 동시에 가해자일 줄이야. 남성 페미니스트는 위태롭다. 


    본질은 권력문제다. 권력은 언제나 충돌한다. 권력을 도덕으로 착각하는 순간 위험해진다. 나는 그가 불행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그가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관계가 없다. 호르몬이 좀 나와줬을 뿐이다. 그의 인생은 절절했으며 나름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본래 위험했다. 그 길을 가는 사람은 다들 그 정도는 각오한다. 핸들을 잡으면 교통사고가 난다는 사실을 알지만 그래도 엑셀을 밟는 것이 인생이다. 옛날에는 서른 살 정도 살면 살 만큼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계속 살아졌다. 진리를 보는 데는 20년이면 충분하다. 


    본 것을 말하려면 조금 더 필요하다. 진리가 있다는 확신이 중요하다. 나무는 햇볕을 향해 자라고 인간은 진리를 향해 자란다. 언제라도 진리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방송국과 끊어진 라디오는 죽은 라디오다. 언제라도 진리의 용틀임에 즉각 반응하는 절절한 인생을 살아야 한다. 


    부단한 상호작용에 자신을 가두고 압력을 생산하며 계속 살아지는 그림을 따라가면 된다. 나머지는 호르몬의 장난에 불과하다. 해가 뜨지 않으면 우울해지고 햇볕이 나면 해피해진다. 굼벵이도 그 정도는 한다. 예민한 사람이 잘 다치고 잘 다치는 사람은 죽을 위험도 커지는 거다. 


    좋은 안테나를 가진 사람은 호르몬의 장난에 말리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우울하거나 활발하다면 좋은 안테나를 가진 것이다. 센서의 민감도에 신경을 써야 한다. 타인을 찌르는 창은 언제든지 자기를 찌를 수 있다. 자기를 찌르는 창은 언제든지 타인을 찌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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