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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717 vote 0 2023.01.26 (17:45:18)

     
    세상은 변화다. 변화는 두 가지 방식으로 일어난다. 강제적 변화와 자발적 변화가 있다. 인류는 강제적 변화만 알고 자발적 변화는 모른다. 구조론은 닫힌계 안에서 내부요인에 의해 일어나는 자발적 변화를 해명한다.


    강제적 변화 - 외부 작용에 의해 일어난다.

    자발적 변화 - 내부 밸런스에 의해 일어난다.


    외부의 작용에 의해 일어나는 강제적 변화는 변화가 일어나기 전의 원인과 변화가 일어난 후의 결과만 보면 된다. 사건의 원인 단계에서 결과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결정론의 오류다. 외부의 작용은 내부 밸런스에 의해 차단될 수 있다.


    사건은 서로 맞물려 돌아가므로 부분의 변화는 중앙에서 조절된다. 하부구조의 변화는 상부구조에서 제한된다. 강제적 변화는 자연의 모든 존재가 서로 맞물려 있지 않고 개별적으로 각각 존재한다는 가정하에 성립하는 것이다. 그 가정은 틀렸다.


    닫힌계 안에서 내부 밸런스의 이동에 의해 일어나는 자발적 변화는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순서로 진행되는 사건 전체 의사결정과정을 봐야 한다. 외부에서 같은 작용이 가해져도 내부 사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는 비결정론을 따른다.


    당구공이 굴러가는 방향은 당구를 치는 사람이 결정하지만 오뚝이가 똑바로 일어서는 것은 오뚝이 내부의 밸런스가 결정한다. 오뚝이는 상부구조의 중력이 개입하여 무너진 밸런스를 복원하기 때문이다. 자발적 변화는 배후에 받쳐주는 구조가 있다.


    시계는 태엽을 많이 감든 적게 감든 일정한 속도로 바늘이 움직인다. 내부에 조절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시계 내부에서 조절하므로 외부의 작용만 관찰해서는 결과를 알 수 없다. 역시 태엽이 상부구조다. 아랫선에서의 결정을 윗선에서 뒤집어버린다.


    자발적 변화는 닫힌계 내부 밸런스의 붕괴에 따른 코어의 이동 형태로 일어난다. 변화는 하나의 밸런스가 붕괴되고 다른 밸런스로 갈아타는 것이다. 모든 자발적 변화는 계 내부에 조절장치가 있다. 강제적 변화는 내부가 없으므로 조절장치가 없다.


    각운동량 보존의 법칙에 따라 공간의 거리를 시간의 속도로 바꾸어 밸런스를 복원하는 조절이 구조다. 조절은 기능이다. 기능이 곧 존재다. 하나의 기능이 있으면 그곳에 하나의 존재가 있는 것이다. 기능을 이해하는 것이 구조론을 이해하는 것이다.


    참과 거짓을 가려내는 방법이 있다. 내부에 의사결정구조가 없으면 거짓이다. 존재는 곧 기능이므로 모든 존재는 내부에 조절장치가 있다. 조절에 실패하면 형태가 무너진다. 사물의 존재뿐 아니라 사건의 전개라도 마찬가지다. 어떤 주장이든 그 주장 안에 힘의 방향을 꺾는 구조가 있어야 한다.


    기능은 메커니즘에 있다. 메커니즘은 움직임 두 개를 연결하며 둘 사이에 조절장치를 두고 밸런스를 복원한다. 조절장치는 수평과 수직이 만나는 접점을 이루고 힘의 진행방향을 꺾는다. 수평의 밸런스와 수직의 축이 만나서 의사결정구조를 이룬다. 반드시 그것이 있다. 만약 그것이 없으면 가짜다.


    자연은 외부를 내부화하는 방법으로 조절한다. 생물의 진화가 원핵에서 진핵, 단세포에서 다세포, 겉씨에서 속씨, 체외수정에서 체내수정, 갑각류의 겉뼈에서 척추동물의 속뼈로 진화하는 것은 외부에서 확률적으로 일어나는 의사결정을 내부의 필연적인 의사결정으로 바꾸어 조절하는 것이다.


    인간은 도구로 조절한다. 망치와 송곳은 사람이 강약을 조절한다. 의사결정이 일어나는 접점이 외부에 노출되어 조절이 불완전하다. 기계장치는 그것을 내부로 끌어들여 자동으로 조절한다. 손바느질을 한다면 사람의 솜씨가 필요하지만 재봉틀은 조절장치가 있으므로 사람의 솜씨는 관계가 없다.


    문명의 진보는 도구의 발전을 반영한다. 도구와 그 도구의 도구로 층을 쌓는다. 도구로 조절하며 다시 그 도구의 조절장치를 조절하는 식으로 조절의 층을 쌓는 것이 문명의 진보다. 바퀴축이 바퀴를 조절하고, 변속기어가 바퀴축을 조절하고, 엔진이 변속기어를 조절하고, 핸들이 엔진을 조절한다.


    자연은 다섯 가지 도구의 층을 쓴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이다. 량으로 객체를 조절하고, 운동으로 량을 조절하고, 힘으로 운동을 조절하고, 입자로 힘을 조절하고, 질로 입자를 조절한다. 뭐든 다섯 단계까지 조절되어야 기능이 작동한다. 자발적인 변화는 닫힌계 내부에 다섯 가지 조절장치가 있다.


    만유는 조절된 존재다. 조절에 실패하면 사라진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정보는 조절된 것이다. 그 정보를 조절하는 변화와, 변화를 조절하는 스트럭쳐와, 스트럭쳐를 조절하는 메커니즘과, 메커니즘을 조절하는 시스템이 있다. 시스템은 내부에 동력과 코어와 밸런스를 갖추고 코어를 움직여 조절한다. 


    원자론은 더 이상 쪼갤 수 없다는 가정을 쓴다.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왜 쪼개려고 하지? 닫힌계 내부에서 일어나는 자발적인 변화를 외부에서 관측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부 조절장치의 존재를 모르기 때문이다. 쪼갤 수 없다는 원자론의 가정은 틀렸다. 쪼갤 수 없는게 아니라 쪼개면 안 된다.


    우리가 찾으려고 하는 것은 물질의 성질이다. 성질은 궁극적으로 밸런스의 복원력이다. 쪼개면 내부 밸런스가 사라진다. 찾으려고 하는 성질을 잃어버린다. 쪼개면 안 되는 것이지 쪼갤 수 없는 것이 아니다. 모든 존재는 쪼개진다. 쪼개면 조절장치가 깨진다. 쪼개기 위주로 가는 서구 문명의 한계다.


    인류가 내부에 조절장치가 있는 자발적인 변화를 보지 못하는데도 문명이 그럭저럭 굴러가는 것은 계를 쪼개서 내부를 외부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내부를 외부화하면 왜곡된다. 정지한 것은 쪼갤 수 있지만 움직이는 것은 쪼갤 수 없다. 죽은 것은 쪼갤 수 있지만 살아서 움직이는 것은 쪼갤 수 없다.


    자동차 엔진을 끄지 않고 수리할 수 없다. 그런데 언젠가 한 번은 달리는 자동차를 달리고 있는 상태 그대로 수리해야 하는 상황을 만나게 된다. 사물은 쪼개면 되지만 사건은 쪼갤 수 없다. 사건은 톱니가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이다. 존재는 궁극적으로 사건이다. 내부에 조절장치가 작동하고 있다.


    인류문명은 쪼개기 문명이다. 존재 내부의 조절장치를 파괴한 상태에서 관측하고 있다. 환자를 죽여놓고 수술하는 격이다. 강제적인 변화를 보되 자발적인 변화를 보지 못하는 반쪽짜리 문명이다. 쪼개기 방법으로 99를 파악할 수는 있어도 백을 정복하지는 못한다. 문명 차원의 갈아타기가 필요하다.


    뉴턴역학은 외부를 본다. 뉴턴역학으로 수성의 근일점 이동을 99퍼센트 설명하지만 마지막 1퍼센트가 남아 있다. 100년마다 각크기 43초의 오차를 설명하지 못한다. 그것은 공간 내부에서 일어나는 자체적인 변화이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은 사건 내부의 밸런스를 의심한 것이다.


    쪼개기 방법으로 존재의 99퍼센트를 설명할 수 있지만 마지막 화룡점정은 안 된다. 정치인이 항상 삽질을 하는 이유다. 국민 내부의 조절장치를 무시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균형감각을 모르기 때문이다. 국민이 화를 내야 뒤늦게 알아채곤 한다. 정치인은 국민이 화를 낼 때까지 삽질을 멈추지 못한다. 


    자연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사회도 조절해야 한다. 언어와 지식과 문화는 사회를 조절하는 도구다. 최종적으로 그 도구를 조절하는 것은 사람의 생각이다. 문제는 그 생각이 조절되는가다. 사람이 손으로 하는 일은 도구를 사용하지만 머리로 하는 생각은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다. 인류는 생각할 줄 모른다. 생각을 조절하지 못한다. 생각의 진행방향을 바꾸지 못한다.


    사물은 분해하고 다시 조립하면 된다. 사건을 분해하면 사건이 죽는다. 생각은 사건이다. 인류는 많은 도구를 사용하지만 생각하는 도구가 없다. 생각을 조절하는 도구가 없다.


    존재의 바탕은 기능이고 기능을 사용하는 것은 도구이고, 도구의 기능은 조절이고, 조절은 힘의 진행방향을 바꾼다. 사회에서 그것은 권력이다. 권력은 조절장치를 이용하여 사건의 앞단계가 다음 단계를 지배하게 한다. 자연은 기능으로 조절되고 사회는 권력으로 조절된다. 자동차는 파워트레인의 기능에 의해 작동하고 사회는 집단의 권력에 의해 작동한다.


    구조론은 기능주의다. 기능은 강력한 언어다. 도구와 기능과 조절과 권력과 구조가 세상을 이해하는 핵심이다. 인간은 권력을 탐하지만 사실은 권력에 숨은 기능을 탐하는 것이다. 왜?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이긴다는 것은 자신을 조절하는 상부구조의 개입을 차단하고 반대로 자신이 상부구조가 되어 객체를 조절하는 것이다.


    우주는 조절에 의해 작동하며 인간은 조절하는 자가 되려고 한다. 지면 조절당하고 이기면 조절한다. 조절당하지 말고 조절해야 한다. 기능을 장악해야 한다. 도구를 손에 쥐어야 한다. 그 도구의 도구로 나아가야 한다. 자연과학은 인간의 손에 도구를 쥐여주고 인문과학은 그 도구를 조절하는 도구로 나아가게 한다.


    인류에게 생각은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생각나는 것이다. 그것은 능동이 아니라 수동이다. 인간은 외부 환경의 자극에 반응하는 형태로 우연히 아이디어가 떠오를 뿐 의식적으로 아이디어를 복제하지는 못한다. 인간은 자극과 반응의 상호작용을 이용하여 생각한다. 환경의 자극이 먼저고 인간의 반응은 후수다.


    지능이 낮은 사람은 타인을 괴롭혀서 외부 자극을 조달한다. 나쁜 사람이 나쁜 짓을 하는 이유는 타인의 손을 빌려 자신의 뇌를 자극하는 방법으로 생각하기를 성공시키려는 것이다. 그들은 타인에게 생각을 구걸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뇌가 작동하지 않아 답답하기 때문이다. 어린이의 꾸러기 행동을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한다.


    머리가 좋은 사람은 독서와 사색으로 자신의 뇌를 자극한다. 억지로 뇌를 쥐어짜서 생각을 구걸하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자극과 반응의 단순한 패턴을 벗어나지 못한다. 생각의 조절장치가 없다. 관종의 어그로 행동이나 지식인의 독서나 민폐의 정도가 다를 뿐 구조는 같다.


    많은 전쟁을 한 서양은 발전하고 많은 평화를 누린 동양은 낙후했다. 많은 경우 악이 선을 이긴다. 인간은 외부 자극이 없으면 생각을 못하기 때문이다. 상호작용 총량이 증대하면 발전한다. 전쟁보다 나은 방법이 없을 때 인간은 전쟁한다. 러시아가 전쟁을 하는 이유는 더 나은 다른 방법을 찾아내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히어로는 빌런의 공격을 방어하는 형태로만 창의한다. 그것은 능동이 아니라 수동이다. 삼류 작가는 복수극 형태로만 이야기를 지어낸다. 지고 들어가는 게임이다. 인간은 외부에 경쟁자가 있고 비판해주는 평론가가 있어야 조금이나마 생각을 한다. 실패다.


    자동차가 발전하면 운전기술도 함께 발전해야 한다. 도구가 발전하면 그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의 생각도 진보해야 한다. 도구의 발전은 외부에서 일어나는 의사결정을 시스템 내부로 깊숙이 끌어들이는 것이다. 구조론은 자극과 반응 형태로 외부에서 엉성하게 일어나는 생각을 시스템과 메커니즘과 스트럭쳐에 가두어 내부에서 안정되게 일어나게 하는 것이다.


    간단하다. 생각은 자연을 복제하면 된다. 복제하려면 도구가 필요하다. 구조론이 그 도구다. 자연은 객체를 조절하고 다시 그 조절도구를 조절하는 형태로 자신의 존재를 건축한다. 인간의 사유 역시 조절장치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가능하다.


[레벨:11]큰바위

2023.01.27 (05:26:16)

질-입자-힘-운동-량 원론 나와주고

정보-변화-스트럭쳐-메커니즘-시스템 조절장치로 자발적 변화 정리되고...

프로필 이미지 [레벨:22]chow

2023.01.27 (17:50:37)

불확정성원리의 의미

: 알려고 쪼갰는데, 쪼개니깐 알 수 없어졌다. 

해체하는 즉 원본과 달라졌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외부만 바라보는 확률(계)로 표현하자. 

확률의 내부는 불확정적이지만 외부는 결정적이고만.

주사위를 던져서 당장에 뭐가 나올지는 불확정적이지만

절대로 1~6 안에서만 나온다는 건 결정적이지. 그게 큰수의법칙.

근데 왜 뭐가 나올지 모르는겨? 

던질 때 손의 힘과 주사위가 땅에 닿는 각도를 외부에서 추정하기 어렵잖아.

실증을 해야 하는데 실증은 계 외부만 가능하므로

내부는 그냥 모른다고 하자.


아인슈타인: 야, 그게 뭐냐. 모르는 게 어딨냐. 그게 과학자가 할 말이냐, 위치와 운동량은 계산해서 딱딱 나와야 하는 거 아니냐? 

신진과학자: 미시세계는 거시세계와 달리 관측하려고 하면 관측할 수 없다니깐요.

아인슈타인: 그런게 어딨냐. 법칙은 어딜가나 똑같이 적용해야지. 달을 안 쳐다보면 없는 거냐? 

신진과학자: 그런거 아니라니깐. 자, 봐요. 이중 슬릿으로 설명해줄게. 관측을 안 하면 간섭현상으로 파동이 나오잖아요. 근데 관측하려고 건드리면 입자처럼 행동할 거라니깐요. 변질된다고요. 변질되지 않으려면 확률을 써야 한다니깐요.

아인슈타인: 확률 그거 주사위 아니냐. 신이 주사위를 왜 던지냐. 미쳤냐?


나: 근데 신은 주사위를 던질 수밖에 없다는 게 진리입니다. 

여친의 마음을 알려고 하면 어떤 식으로든 찔러봐야 하는데

찌르는 순간 여친은 전략을 수정하여 대응합니다. 

그래도 연애 초반에는 안 그랬다고요?

그건 여친이 너한테 맞춰주려고 굉장히 노력하고 있는 거에요.

직접적으로 상대를 컨트롤 하려고 하지 말고

좋은 카페에 가서 무드를 깔라니깐.

근데 너 왜 의심을 하냐, 그녀의 마음을 알려고 하냐?

사건이 끝나가니깐 시선이 내부로 향하고 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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