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꿈꾸는 소녀라는 영화가 있다. 4살부터 무당을 했다는 꼬마무당이 성인이 되었다는 내용의 다큐멘터리다. 검색해 봤는데 나무위키에는 무당이 우리말이고 어원은 모른다고 되어 있다. 박수는 만주어, 튀르키예어, 키르키스어, 몽골어, 나나이어에 비슷한 발음이 있다. 호남에서는 장승을 벅수라고 한다. 마을마다 돌로 만든 석장승이 하나씩 있는데 제주도 돌하르방과 비슷하다. 제주도는 전라도 소속이었다. 벅수가 박수와 어원이 같음은 알 수 있다. 박수를 화랭이라고 하는데 화랑에서 온 말이다. 화랑은 원래 신을 섬기는 종교집단이었다. 무당의 무巫가 무舞에서 나왔음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한자어는 글자가 달라도 발음이 유사하면 어원이 같은 경우가 많다. 우리말도 같은 단어를 살짝 틀어서 새로운 단어를 만들곤 한다. 참. 뜸. 틈, 띄엄, 토막, 돔, 짬은 어원이 같은데 이와 뿌리가 같은 파생어가 15개쯤 된다. 사당, 무당, 굿당, 법당, 신당, 당집 등에 보이는 당은 신을 모시는 작은 집이다. 서낭당, 성황당과 같다. 시골에는 마을마다 당집이 보존되어 있다. 검색하면 사진이 우르르 쏟아진다. 필자가 문제삼는건 무당의 어원을 모른다는게 아니라 우리에게 친숙한 당집을 모르는 것이다. 마을마다 귀신집이 있는데 으스스하다. 호기심에서라도 한 번쯤 들여다볼 만하지 않은가? 지신밟기도 하고 각종 마을 행사를 하는데 근거가 되는 건물이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사임당도 같다. 여자는 당호를 이름 대신 쓰는게 보통이다. 무당과 사당의 조어법이 같다. 남사당이라는 말은 있어도 여사당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사당은 원래 여자가 운영하기 때문이다. 조선 시대 사대문 안에 승려의 출입이 금지되자 여성 신도들이 집에 불당을 차리고 사당을 운영했다. 사당은 불당이 차려진 건물인데 건물을 관리하는 사람을 의미하게 되었다. 광대들이 사찰과 계약하고 활동하는 경우가 남사당이다. 광대패가 마을에 들어갈 때는 길놀이를 베풀어 마을 어른들에게 허락을 구하는데 그 절차가 만만치 않다. 광대패인지 산적패인지 알게 뭐야. 전통 마을에서 외부인 패거리를 경계하고 들여보내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사찰에서 파견된 사당이라고 하면 신용을 얻어 마을에 쉽게 들어갈 수 있다. 그래서 남사당이 생긴 것이다. 사당패로는 안성시 청룡사 바우덕이패가 유명하다. 단골은 당집이 관할하는 마을이다. 호남지역은 무당이 당골을 다른 무당에게 넘기는 형태로 당골판을 거래했다. 단골손님은 당골처럼 가게를 자신의 관할구역으로 정해놓고 고정으로 오는 손님이다. 당골이 있으면 외부의 다른 무당이 올 수 없다. 교회도 마을마다 하나씩 있는데 다른 교회 목사가 신분을 위장하고 남의 교회에 몰래 잠입하여 신도를 빼가면 그게 신천지나 하는 행동이다. 사당이든 무당이든 당골이든 당의 어원은 귀신을 모신 집이다. 당이 집인데 당집이라고 하면 이상하다. 집집이 되었으니 역전앞과 같은 겹말이다. 여성은 흔히 당호를 이름으로 쓴다. 윤지당 임씨, 사임당 신씨, 정일당 김씨, 사주당 이씨, 삼의당 김씨, 의유당 남씨가 유명하다. 난설헌 허씨는 특이한데 헌은 원래 차양막이 달린 수레다. 좀 돌아다니는 성격임을 알 수 있다. 정일헌 남씨도 있다. 남자는 재를 당호로 쓰는 경우가 많다. 재는 서재처럼 한적한 공간이다. 당은 막혀있지 않고 앞이 트여서 행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요즘이라면 거실이다. 출입문과 연결되는 열린 공간이 당이고 벽으로 막혀 있는 방은 실이다. 여성이 당호를 이름으로 쓰는게 택호다. 광주댁, 부산댁, 서울댁 하고 댁을 붙이는게 집을 가리키다가 그 집에 사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의미가 확장된 것이다. 사당과 무당과 택호의 조어원리는 같다. 집은 원래 여성의 것이고 남자는 밖으로 돌아다니는 존재로 보는게 데릴사위제 관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