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방지 심리’라고 한다. 유권자들은 어떤 경우에도 무의미한 짓은 하지 않는다. 이것이 ‘심리’가 아니라 ‘권리’임을 알아야 한다. 이 한 표의 ‘권리’를 우습게 봐서 안된다. 또한 본질을 봐야 한다. 본질은 ‘참여’다. 내 한표로 세상을 바꾸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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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 뒤 땅 굳으면 주로가 가벼워져서 선행마가 유리하다. 노무현이 앞에서 비를 뿌리므로 선행마 체질인 정동영이 이득을 본다. 노무현은 전형적인 추입마이다. 선행하면 지지율 까먹고 뒤로 빠졌다가 다시 추격한다. 노무현 흉내내면 다 망한다. 노무현이 앞에서 비를 뿌리기 때문이다. 』 |
과연 나의 이 작은 한표로, 이 나라의 운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바로 이 점이다.
방법은 많지 않다. 어느 정당에 투표하더라도 내 한표로 해서 세상이 달라지는 일은 없다. 내 한표를 우리당에 주든, 한나라당에 주든, 민주당에 주든, 민노당에 주든 세상은 조금도 변하지 않는다. 이것이 소름끼치는 ‘진실’이다.
그대는 이 진실을 똑바로 바라볼 용기를 가지고 있는가?
정치인들은 거짓말을 한다. 당신의 한표가 세상을 바꾼다고 말한다. 천만에! 거짓말이다. 유권자들은 알고 있다. 내 한 표는 조또 아니라는 사실을..! 이 진실을 외면할 것인가? 언제까지 유권자가 그대의 거짓말에 순진하게 속아줄 것이라 믿는가?
사표방지는 심리가 아니라 권리다
‘대통령제’ 하에서 유권자들은
대통령에 대한 찬반으로만이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들은 우리당 혹은 한나라당,
또는 민주당, 민노당 등에 ‘이래라 저래라’ 명령하는 것으로는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정당이 유권자 바라보고 정치하는 일은 없다. 유권자가 정당 바라보고 표를 주는 일도 없다. 유권자는 오직 대통령 한사람에게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당에 대한 지지여부는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치는 간접수단으로 이용될 뿐이다.
전당대회 직후 일시적으로 민주당이 1위를 했다.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영향을 미치려고 했을까? 천만에! 유권자는 바보가 아니다. 설문조사에 어떻게 답하더라도 민주당은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유권자는 알고 있다.
설사 민주당이 조금 달라졌다 치자. 그래서 대한민국이 달라지는가? 천만에! 유권자들은 자신이 민주당을 지지하든 혹은 그렇지 않든 간에 대한민국이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왜?
까놓고 진실을 말하자. 유권자들은 전당대회라는 기회를 잡아 신당을 창당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고통을 안겨준 노무현대통령에게 보복한 것이다. 그들은 민주당에 지지를 보내는 양 연출하므로서 대통령에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작전성공이다. 민주당의 1위 등극에 놀라 우리당은 뼈를 깎는 개혁을 했다. 유권자들은 민주당 지지를 가장하는 방법으로 대한민국의 운명에 약간의 영향을 미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런 식의 의도를 숨긴 지지는 거품이다. 오래 가지 못한다.
민주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대통령에게 경고를 날리기 위해 민주당을 1회용으로 이용한 것이다. 자기가 진짜 좋아하는 사람에게 쪽지를 전달해 달라고 요구하기 위해, 친한 척 하고 접근해오는 식의 가짜 프로포즈였던 것이다.
정동영효과 역시 우리당에 대한 지지라기 보다는, 노무현에 대한 보복의 강도를 낮춘 성격이 강하다. 무슨 이야기인가? 대통령제 하에서 유권자가 국가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은 오직 대통령을 상대하는 하나의 방법 밖에 없는 것이다.
그들은 대통령의 결정에 찬성하거나 혹은 반대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한표를 유의미하게 하는데 성공한다. 이 상황에서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50프로를 먹고 들어간다. 실제 투표에서는 40(찬) : 40(반) : 20(관망) 정도로 나타나므로, 대통령의 당이 40프로를 먹어야 본전이다.
현재 25프로 안팎의 지지도를 기록하고 있다. 부동표를 대상으로 판별분석을 해보면 우리당이 40프로 정도의 지지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과거 역대 총선에서 여당이 34프로에서 37프로 정도를 득표했던 사실과 견주어 볼 수 있다. 야당도 역시 35프로 내외를 득표했었다. 나머지는 무소속 혹은 군소정당이 가져갔다.
구도이다. 구도가 대통령을 중심으로 짜여진다. 이러한 본질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물론 정동영효과는 실재로 존재한다. 정동영은 차기 대통령후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동영이 뭔가를 잘해서 일시적으로 반등한 것이 아니라, 유권자들이 노무현을 용서했다는 본질이 더 크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2002년 대선 과정을 기억하라
우리당에 대한 지지세가 전당대회에 따른
일시적현상이라고 보는 태도는, 2002년 노무현과 정몽준의 단일화 이후 지지도가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던 한나라당의 입장과 같다. 그래서 과연 단일화 이후 거품이
빠졌는가?
천만에.. 지지도는 전혀 빠지지 않았다. 철벽이었다.
물론 앞으로도 두어번은 출렁일 것이다. 하나는 노무현의 입당이고, 둘은 민주당과 우리당의 통합여부이다. 우리당과 민주당이 통합하기를 바라는 일부 유권자들이 우리당을 압박하기 위해 민주당 지지를 가장하고 있다. 약 5프로 정도가 그러하다.
이를 감안하면 이 순간 순수한 민주당 지지세는 약 3프로 정도만이 실재하는 것이다.
노무현이 입당을 미루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 입당하면 우리당을 압박하기 위해 민주당지지를 가장하고 있는 5프로는 조기에 태도표명을 요구받게 된다. 이것이 스트레스를 준다. 유권자들이 실제로 심리적 고통을 받는 것이다. 역풍을 일으킬 수 있다.
민주당 지지를 가장하여 우리당을 압박하고자 하는 그 일부의 민심도 존중해야 한다. 우리당은 더 압박당해야 한다. 정동영은 창당과정에서 유권자들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방법으로 고통을 안겨준 점에 대하여 사과해야 한다. 방법은 스킨십 밖에 없다. 현장에서 죽는다는 각오로 뛰어야 한다.
푸닥거리 백번 해도 판은 변하지 않는다
진실을 말하자. 청문회를 하든
무슨 짓을 하든 구도가 바뀌지 않는 한, 지지도는 변하지 않는다. 노와 몽의 단일화
이후 대선때 까지 지지도의 흐름은 변화가 없었다. 심지어는 정몽준이 지지를 철회했어도
역시 변화가 없었다.
유권자들은 하루나 1주일 단위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3개월 이상은 보고 판단한다. 그렇지만 실제로 행동으로 들어갈 때는 특정 시점에 터닝포인트를 잡는다. 결심은 오래전에 해놓고 있지만 행동은 특정 시점에 몰아서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당행사가 지지세에 영향을 주는 것처럼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정동영이 뛰어다녀서 지지율이 올랐다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전혀 그렇지 않다.)
민주당이 일시적으로 1위를 한 것은 그때가 아니면 노무현에게 경고할 기회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유권자들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즉 유권자들은 총선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한번 노무현에게 강력한 경고를 날린 것이다.
카메라는 추미애를 비추었지만, 실제로 추미애를 쳐다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순간에도 유권자들은 모두 노무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추미애를 수단으로 이용하여 노무현에게 경고를 날린 것이다. 이 몸서리쳐지는 현실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
97년 이인제가 한번 꺾이자 다시 일어나지 못한 것과 같다. 2002년 유권자들은 몽을 이용하여 고집쟁이 노무현을 벌준 것이며, 이인제를 이용하여 병역비리의 이회창을 벌준 것이다. 이게 본질이다. 몽과 이인제는 그것을 자신에 대한 지지로 착각한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오직 두가지만을 판단한다.
1) 노무현을
밀어줄 것인가, 아니면 벌을 줄 것인가?
2)
한나라당을 밀어서
최병렬을 대통령 만들 것인가, 아니면 우리당을 밀어서 정동영을 대통령 만들 것인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포지티브를 좋아한다. 노무현을 괴롭히기 위해 투표장 까지 가는 부지런한 악당은 잘 없다. 노무현에게 상을 주고자 하는 사람, 혹은 정동영이나 최병렬을 대통령 만들고자 하는 사람이 부지런히 투표장에 간다.
참고로 말하면.. 젊은이들이 투표하지 않는 것은 정치에 무관심해서가 아니라, 누구를 밀어서 대통령 만들겠다는 포지티브의 열의가 없기 때문이다. 정동영이라면 그들에게 열의를 불러 일으키는 방법으로 투표장에 오게 만들 수 있다.
뒤통수 치는 당은 반드시 망한다
유권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뒤통수를
치는 것이다. 유권자가 아직 지지정당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폭로의 방법으로
새로운 정보를 주는 것은 환영하지만, 이미 구도가 짜여지고 지지정당을 결정한 상태에서,
기왕의 결정을 뒤집으려는 시도는 유권자들의 뒤통수를 치는 일로써 매우 큰
스트레스를 준다. 역풍이 일어난다.
초원복집사건이 그러하다. 대선 때 이회창이 써서 재미 못본 폭로전 말이다. 폭로를 하려면 적어도 선거 3개월 이상 앞두고, 판이 짜여지기 전에 해야한다. 이미 구도가 짜여진 상태에서 이를 뒤집으려는 폭로전이 얼마나 강한 스트레스를 주는지 똑똑히 알아야 한다.
정치인이 폭로의 방법으로 뒤통수를 칠 때 유권자는 몽둥이로 두들겨 맞은 듯한 고통을 느낀다. 선거 직전에 폭로의 방법으로 유권자에게 고통을 주어서 성공한 정당은 역사에 없다.
민주당이 몰락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한민공조 때문에 민주당 지지율이
빠졌다는 해석은 잘못된 것이다. 민주당은 잘못한 것이 없다. 본질을 봐야한다. 본질은
그들의 배신이다. 그동안 그들은 걸핏하면 노무현이 배신했다고 말했다. 이는
‘니들이 먼저 배신했으므로 나도 니들을 배신할 권리가 있다. 고로 나는 너희를
배신할 것이다’라는 배신의 명분만들기다.
동남쪽 식솔들이 아무리 배신을 말해도 우리는 변명하지 않았다. 왜? 그들의 배신타령은 “너희가 배신했으니 우리도 너희를 배신할 것이다”는 공약이다. 즉 그들은 조만간 유권자를 배신할 것이라고 선언했으며 우리 입장에서 이건 횡재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제 하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대통령을 따라가는 것이 신의를 지키는 일이며 그 외에는 모두 배신이다.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해준 정당의 대통령이 아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유권자들이 알고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0에 가까운 것은 본질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대선후보가 없기 때문이다. 유권자 입장에서 정치인의 가장 큰 배신은 대선후보를 내지 않는 것이다. 두 번째 큰 배신은 후보를 내고도 당선시키지 못하는 것이다.
무엇이 배신인가? 진실을 말하자. 유권자의 한 표를 사표로 만드는 것이 배신이다. 노무현이 작년 대선에서 졌다면 그 패배야 말로 유권자에 대한 큰 배신이다. 간단하다. 우리당이 내년 총선에서 패배하여 한표를 던진 유권자의 표를 사표로 만들면 그것이 곧 배신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당이 패배하면 노무현의 배신이고, 우리당이 승리하면 민주당의 배신이다. 그러므로 배신은 과거완료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다. 배신인가 아닌가? 싸우고 이겨서 승리로 말해야 한다. 이것이 진실이다.
결론을 내리자. 왜 민주당은 존재가 없는가? 대통령후보를 내지 않는 일이야말로 국민에 대한 큰 배신이기 때문이다.